茶를 팔려는 사람, 살 수도 있는 사람과 가진 찻자리

다담을 나누는 찻자리와 차를 거래하는 자리는 어떻게 다를까?

by 김정관

지난 주말에는 좀처럼 가지기 어려운 생경한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원래 이날 찻자리는 30년 이상 보이차를 마시고 있는 A선생님과 넉넉하게 시간을 가지려고 했었습니다.

A선생님은 차를 오래 마시기도 했지만 소장하고 있는 차의 양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연하게 제 글을 접해 몇 편을 읽으시고 전화를 주셔서 한 번 뵈었고 이 날 두 번째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최고의 차라고 여기는 첫물 고수차를 가지고 있는 서울 B대표께서 오랜만에 전화를 주셨습니다.

B대표는 주말에 A선생님과 가지려는 찻자리를 알고 이 자리에 같이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청을 넣었습니다.

A선생님과도 먼저 이야기가 되었다고 해서 B대표도 주말 찻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인정하는 최고의 차를 가진 분과 30년 이상 보이차를 마셔오고 있는 분이 함께 하는 귀한 자리였지요.


찻자리를 시작하고 보니 차를 마시는 목적이 저와는 관련이 없는 차를 사고파는 두 분의 일이 되었습니다.

B대표는 그가 만든 첫물차를 마시게 되면서 제가 좋은 보이차의 기준을 알 수 있게 해 주신 소중한 분입니다.

A선생님은 야생차를 마시면서 지병을 다스려오고 있어 B대표의 첫물 야생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차를 팔려고 하는 B대표와 차를 살 수도 있는 A선생님이 함께 하는 찻자리의 분위기가 어떠했을까요?


2f0a76cb9dd32a9c9a727ae03168b2707c344233 세 시간 동안 마셨던 여러 종류 야생차의 엽저, 서너 번 우리고 다른 차로 바꾸다 보니 버리기 아까운 엽저가 퇴수기에 한가득 쌓였다. 단주급 첫물 야생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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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의 거래가 성사되면 싸지 않은 B대표의 첫물야생차를 A선생님은 꽤 많은 양을 구입하게 됩니다.

두 분 다 70대인데도 다담이 아닌 보이차를 팔고 사는 거래를 담은 긴장된 이야기로 세 시간이 지났습니다.

일부러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고 A선생님과 다담을 나누려던 찻자리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제 뜻대로 찻자리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B대표의 차는 좋으니 두 분의 거래가 잘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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