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생활 돌아보기 2
며칠 전 모임이 있어 전철을 타고 가면서 주위를 돌아보았습니다.
앉아 있는 사람도, 서 있는 사람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딱 한 사람이 스마트폰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전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참 드문 광경을 보았습니다.
스마트폰은 앉아서 세상 일을 다 볼 수 있고, 알고 싶은 건 무엇이든 답을 구할 수 있지요.
옛날에는 요지경이라는 장난감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은 그림에도 탄성을 질렀다지요.
그래서 요지경은 알쏭달쏭하고 묘한 세상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고 있습니다.
요지경과 스마트폰을 비교 자체를 할 수 없지만 들여다보는 즐거움에 빠지는 건 비슷하겠지요.
전철에서 책을 읽던 분과 스마트폰을 보던 사람은 같은 시공간에서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책을 읽으려면 마음을 비워야 하고, 읽는 시간만큼 작가의 의중이 내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지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내가 보고 싶은 영상이나 글이 꾹꾹 담기니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비우면 비운만큼 선명해진다는 시구처럼 때로는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밤차를 마시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면서 낮 시간에 채워진 것들을 비워내려고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 거의 스마트폰만 보게 되면 마음을 비워낼 수 없으니 복잡한 생각이 가득 차게 됩니다.
오랜 시간 차를 마시며 지내다 보니 빈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비우면서 내면을 돌아봅니다.
차 생활을 하면서 매일 가지게 되는 밤차 한 잔의 시간에 법정 스님의 '텅 빈 충만'을 나도 만끽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