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숙차, 오 년 생차에 또 오 년은 첫물차

보이차 생활 돌아보기 5

by 김정관

제가 스무 해 째 마셔오고 있는 보이차의 향미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돌이켜 봅니다.

1기는 숙차, 2기는 생차, 3기는 첫물차로, 단계를 밟아서 차의 향미를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십 년 공부를 지나 이십 년을 마시니 '보이차 좀 마신다'라고 말할 정도의 차맛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동안 마셨던 보이차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이제는 지금 마시는 차의 향미만 살핍니다.


2006년 보이차를 시작하면서 마실 수 있었던 생차는 주로 대지병배차였습니다.

1978년 대학생 때부터 마시던 녹차와 비교하면 쓰고 떫은맛의 대지병배차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저로서는 하루 내내 마셔도 부담 없는 숙차가 입에 맞았습니다.

꼬박 십 년을 숙차 위주로 차 생활을 해오다가 2015년 경부터 고수차로 생차를 마시게 되었지요.


보이차는 묵혀서 마셔야 하는 차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생차를 마시지 않았었지요.

2010년 경부터 불기 시작한 고수차 바람은 2015년이 되니 광풍으로 변해 제게도 영향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생차는 거의 마시지는 않았던 십 년에도 2008년부터 기회가 닿는 대로 구입한 고수차 종류가 제법 되었지요.

2010년 정도만 해도 고수차 값이 큰 부담이 없어서 선배들이 추천하는 차를 구입했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만 해도 지금은 몇백만 원하는 빙도노채가 십만 원가량이면 구입할 수 있었지요.

고수차에 맛을 들이게 되면서 숙차보다 생차를 더 자주 마셨지만 향미를 제대로 음미하는 건 아니었지요.

2021년에 제게 첫물차의 향미를 알게 해 준 분을 만나면서 생차를 음미하는 입맛이 트이게 되었습니다.

근래에는 차기를 특히 강조하는 분과 댓글 다담을 나누며 회감과 후운, 차기에 집중하면서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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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차를 마셨던 십 년은 차 마시는 일이 그냥 좋았고, 생차를 마시게 되면서 차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첫물차의 향미를 알게 되면서 내가 마셔야 할 차를 알게 되었고, 차기를 받아들이니 몸에 맞는 차를 찾게 됩니다.

지금은 '어떤 차?'라는 차에 대한 탐심이 옅어지고, '어떻게 마셔야 좋은가?'라는 차 생활에 집중하며 마시고 있습니다.

저의 보이차 생활은 부부, 가족, 지인들을 다우라는 벗으로 삼아 대화가 끊이지 않으니 소확행의 일상을 누리며 지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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