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의 세월, 숙차 십 년과 생차 이십 년

보이차 생활 돌아보기 13

by 김정관

육대차류의 차는 대부분 만들어진 그 해에 마시는 게 원칙입니다.

다음 해가 되어 지난해에 다 마시지 못한 차는 방치되거나 버려지게 되겠지요.

유통 기한은 그 해에 한정되지 않아도 해가 바뀌어 나오는 새 차를 마시기 때문입니다.

유통기한 없이 두고 마시는 차류는 흑차와 백차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의 변화가 긍정적 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차는 후발효 차로 흑차로 분류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차와 숙차의 변화는 양상이 다릅니다.

생차는 모차일 때는 녹차와 비슷하지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산화로 훗날에 노차로 대접받는 걸 기대하지요.

숙차는 발효 과정을 거쳐 완성된 차라서 후발효에 의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으니 장기보관을 하지 않습니다.

오래 보관된 숙차를 노숙차로 부르지만 20년 이상된 차는 목질화나 탄화되어 부정적인 향미를 보입니다.


생차의 변화가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일어나는 건 아닌 건 맛은 깊어지지만 차향이 옅어지기 때문입니다.

생차는 만든 지 5년 정도 지나야 쇄청미가 사라지고 안정적인 향미를 음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숙차의 향미는 5년 정도 되면 숙미가 옅어지면서 발효 과정에서 흐트러진 향미가 맑아집니다.

숙차를 고급 모료를 쓰고 경발효로 만들면 후발효를 기대할 수 있고 산지 특유의 향미도 살릴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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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하개 명전 고수차, 십 년차에 들어가면서 향은 살아있고 맛이 깊어져서 맛있게 마시고 있다


이름난 산지의 고수차인데 막상 마셔보면 기대했던 향미가 아니라서 실망하기도 하는데 왜 그럴까요?

생차의 변화는 향이 옅어지고 맛은 깊어지니 복합적인 향미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보관 환경이 습도가 높으면 연수에 비해 탕색이 짙어지는데 좋은 차일수록 향미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관 연수를 보면 숙차는 십 년 정도 지나면 풍미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생차는 20년 내외가 되면 맛은 깊어지지만 차향은 옅어지는 변화를 보이더군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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