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생활 돌아보기 20
어제는 생면부지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던 선배님과 네 번째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처음 만났던 날 통성명을 하면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아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저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살았던 초등학교 동기의 고교 선배인 데다,
제가 건축을 배웠던 사무소 대표님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합니다.
또 저와 가깝게 지내는 대학 선배의 고교 동문인데 지금도 자주 만나서 차를 마시고 있다네요.
인연이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오지만 선배님과는 보이차를 공유하는 접점이 있어 네 번째 만남을 가집니다.
일흔을 앞두고 있는 저와 일흔을 넘긴 선배님의 살아온 지난 시간에서 겹치는 게 보이차입니다.
선배님은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병마를 겪었는데 보이차 생활로 지금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선배님의 보이차에 대한 관심은 집착이라 할 정도로 일상생활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하십니다.
오후 세 시에 시작된 찻자리가 차를 마시며 다담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여섯 시가 되었습니다.
보이차를 마셔온 지난 시간의 에피소드와 지금 마시고 있는 차에 대한 얘기가 다담의 주제입니다.
아직은 서로가 모르는 사이나 다름없는데 네 번째 만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었지요.
이제 만난 사이지만 선배님과는 앞으로 남은 삶에서 귀한 벗으로 만남을 이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보이차는 '무궁무진', '부지기수', '오리무중', '천변만화'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차를 마신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즐겨 마시는 차와 같은 차를 마신다고 해도 음미하는 건 다릅니다.
선배님과 앞으로 몇 번의 만남을 가질는지 모르지만 찻자리에서 마실 차는 늘 다른 차가 될 것입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다우라는 벗은 만날 때마다 다른 차로 주제를 삼아 늘 새로운 다담으로 다음을 기약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