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이래도? 그래도 쓸 것인가?

글쓰기 습관

by lemon LA

글쓰기를 하다 보면 마음 한편에 먹구름이 스멀스멀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글쓰기가 행복감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때론 좌절감도 몰고 옵니다. 그리 큰 목적이 없을 때는 글 쓰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뭔가 목적지를 두고 항해하기 시작하면 그 과정이 순탄하기만을 바라는 마음 때문일까요.


글쓰기만큼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한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나는 글을 왜 쓰는지 묻고 답해야 합니다. 저는 글을 쓰다 벽에 부딪치면 이런 질문들을 해봅니다.


이래도 쓸 거야?

그래도 쓸 거야?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녀의 삶이 세상에 알려진 후,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카페에서 매일 해리 포터 원고를 씁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 상황에서 판타지 소설을 썼다는 것이 저에겐 더 감명을 주었죠. 그러고 보면 사람의 영혼과 마음은 얼마나 자유로운지, 그 판타지를 쓰면서 영혼은 자유롭고 얼마나 행복했을지 조금은 상상이 갑니다.


그렇게 어렵게 쓴 《해리포터》는 무려 12개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한 후 겨우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200개국에서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J.K. 롤링처럼 절망 속에서도 글을 쓰겠어?'

'출판사가 12번 거절해도 포기하지 않겠어?'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집필했습니다. 그는 유대인 심리학자로 제2차 세계대전 중 그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히게 됩니다. 그 잔인한 강제 수용소에서 부모님과 형제, 아내마저도 잃고 혹독한 핍박 속에서 그에게 남은 것은 벌거벗은 알몸뚱이 하나. 그곳에서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줍니다. 이후 그의 자서전적인 체험 수기가 바로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희망이 없는 곳에서 글을 쓰겠어?'

'빅터 프랭클처럼 죽음의 공포를 이기고 글을 쓰겠어?'



《노인과 바다》《무기여 잘 있거라》의 작가로 유명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터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습니다. 이 경험은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으며 후에 《무기여 잘 있거라》의 배경이 됩니다.


그는 무려 네 번이나 결혼했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겪었고 깊은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글을 쓰면서 이런 그의 외로움과 우울증은 작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는 이후에도 비행기 추락 사고 등 여러 번 죽을 뻔한 경험을 통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과 신경쇠약으로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그는 정신적인 고통과 싸우며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 결국 퓰리처상(1953)과 노벨문학상(1954)을 수상하는 성과를 이룹니다.


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트라우마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것을 승화하는 글을 쓰겠어?'

'헤밍웨이처럼 외로움과 우울증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글을 쓰겠어?'



간단하게 답을 하기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글을 쓴다는 것이 절망과 죽음 속에서 영혼만은 사슬에 묶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느껴졌습니다.



글쓰기란,

무너진 인생의 성벽을 재건하는 것,

육적인 죽음은 허용하나 영혼의 죽음은 허용하지 않는,

인생을 세우고 건설하는 작업이란 걸 겸손히 배웁니다.




세상은 모든 사람을 부수지만, 그 후에 어떤 사람들은 부서진 곳에서 더 강해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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