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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 LA Jun 06. 2024

무화과 샐러드

암이지만 맛있게 먹고 싶다

"무화과 먹으면 여자들한테 좋데"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는 구체적으로 몰랐지만, '여자'라는 분류에 해당하니 그냥 있으면 먹고, 누가 주면 먹고, 가끔 사 먹고 그랬다.  


얼마 전, 미국에 사는 친구가 암에 좋은 음식이라며 무화과를 보내왔다. 미국에 살 때는 어디서든 흔하게 구할 수 있어 간식으로 사 먹었는데 한국에 오니 가격적인 면에서도 비싸고 동네 슈퍼에서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품목은 아니었다. 마침 먹고 싶은 터라 친구의 마음이 고마웠다.


큰언니는 유난히 무화과를 좋아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무화과야"라고 말할 정도다. 그 덕분에 매일 먹는 샐러드 한편에 무화과가 들어 있다. 대장암에 걸린 형부를 식이요법으로 완치시킨 언니의 항암 노트에 어김없이 무화과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이 노트가 나의 유방암 치료에 한 몫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큰언니의 집에서 머물며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무화과의 효능

(언니의 노트에 기록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1.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장을 튼튼히

2. 염증억제, 해독작용, 변비, 장을 깨끗이

3. 관절염, 인후통, 기침

4. 항균작용

5. 설사, 장염, 소화불량

6. 콜레스테롤 수치 LDL을 낮춤, 혈관벽 유해산소 제거

7. 육류 소화제 역할, 단백질 분해 효소

8. 치질(열매, 잎을 달여서 입욕하면 좋음)

9. 항암작용

10. 노화 예방 (폴리페놀 성분)

11.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함

12. 해독작용, 특히 주독, 얻고

13. 부인병 치료

14. 고혈압


대장암에 걸린 형부를 살리기 위해 기록한 큰언니의 항암노트입니다. 이젠 저를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 돌은 요즘 반려돌로 키우고 있는 나의 항암돌이랍니다.


무화과에 '항암작용''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이 있다니 새삼 반갑게 느껴진다. 나는 주로 반건조된 것을 좋아하는 데 적당히 딱딱하다고 할까, 식감이 쫄깃하면서 새콤달콤한 것이 아주 매력적이다. 생각 같아서는 한 봉지 다 먹어버리고 싶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절제하며 먹는다. 


무화과(無花果)의 한자를 보면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무엇이 꽃이냐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무화과는 가지에 꽃이 피지 않고 열매 안에 꽃이 핀다고 기록한 문헌이 있는가 하면, 열매 자체가 꽃이라고 주장하는 문헌도 있다.(둘 다 그럴듯하다. 아무렴 어떤가? 맛있으면 됐지)


암이 걸리고 나니 먹는 음식에 예민해진 것도 있지만, 정보에 더 민감해져 직접 찾아보고 기록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무화과의 어떤 성분이 어떻게 좋다는 건지 더 찾아보았다.


무화과는 [동의보감]에도 '맛은 달고 음식을 잘 먹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라고 그 효능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 과일 안에는 피신이라는 효소가 있어 소화 촉진을 돕고, 펙틴이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폴리페놀, 벤즈알데히드, 쿠마린 성분이 항암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화과 샐러드 레시피

초록잎(상추, 적상추, 케일 등), 빨강 피망, 노랑 피망, 오렌지, 참외, 사과, 견과류 5가지 정도, 그리고 무화과

드레싱은, 올리브오일 2 테이블 스푼, 발사믹 1 테이블 스푼, 올리고당 1 티스푼, 로즈메리 약간 




무화과 삼행시 

: 무화과는 탐스럽거나 예쁜 과일은 아니다

: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만큼

: 과일의 귀족으로 불리니, 역시 사람이나 과일이나 '가치'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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