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럴 수도 있잖아요?
서핑으로 찾았던 2014년의 제주.
수학여행과 달리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미의 정점 서핑을 위해 찾았던 제주는
2015년 7월 이주를 시작으로 이제 저에게 일과 삶 두 가지가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제가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몸담고 있는 '카일루아'는 2015년 창업 준비를 시작으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제주 서귀포의 작은 마을 월평에서 20~30대 직장인들에게 제주 여행의 진면목을 선보이기 위해 IT와 컨텐츠를 함께 활용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컨텐츠 랩'입니다.
사용자-컨텐츠 성향 분석 알고리즘을 통한 여행 추천 서비스 '데일리제주' 서비스를 시작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컨텐츠 컨설팅', 이를 통한 '오프라인 행사 기획/운영'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2019년 후반부터는 제주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서귀포에서 로컬 베이스-체류형 여행을 제안하기 위해 5년여의 제주-여행 Scene의 경험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잠깐 카일루아가 해온 일들을 살펴보고 가실께요
[데일리 제주]
알고리즘 기반의 여행 추천 서비스 '데일리제주'는 제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성향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하여 여행지와 여행객 각각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접근된 서비스였습니다.
"IT와 콘텐츠를 엮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시작된 이 서비스는 하지만, 지역의 오프라인을 연결하기 위한 저희의 파워 부족, 개별 업체의 특성 부족, 그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능력, 콘텐츠 제작 소요 등 너무 폭넓은 범주라 판단되었습니다.
2019년 11월을 기점으로 서비스 종료 및 저희 자체 서버로 알고리즘은 압축되어 저장되게 됩니다.
유튜브에서는 일부의 영상 컨텐츠를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서프위크]
대한민국 서핑의 시발점, 제주에서 서핑을 지역의 KEY 행사로 발돋움시키고 자 했던 프로그램.
하지만 행사 기획 경험이 부족했으며, 지역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여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실제 지역에서는 행사 시 각종 수입을 현금으로 남기려는 경향이 강했으며, 이러한 관례적 방식이 지역을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였습니다.
물적, 인적 인프라의 개선, 높은 매출이 약속될 수 있음에도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이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라는 고민을 남겼고, 이러한 상황에는 사업을 영위하는 각 주체들의 수익보장에 대한 위기감과 함께 바로 손에 쥘 수 있는 이익이 확실해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업적 추진적을 갖게 된다는 교훈을 얻게 된 계기였습니다.
[데일리 피크닉]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기반의 오프라인 프로그램 운영 1.
낮은 손익분기점을 가진 상품이자 실제 마진이 높은 상품을 찾고자 노력한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고객이 스스로 사진을 찍어 공유하여 자연스러운 노출 및 홍보를 유도하였으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음 단계'에 대한 연결점이 부실하였고, 여러 카피캣이 등장하면서 '제주 피크닉' 시장은 무한 경쟁체제로 돌입, 처음 의도한 목적을 상실하였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의 지혜, 재고 관리, 주문 관리 및 트래픽 조절, 그리고 다음 라운드로의 'JUMP UP'에 대해 경험하게 된 좋은 과정이었습니다.
[서귀포 펍크롤]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기반의 오프라인 프로그램 운영 2.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업장을 연결해 지역을 활성화시킨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상품의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 실제 당도한 트래픽에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컨텐츠 (업장, 상품)와의 연계 방식을 팀 단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다양한 업소를 연계하는 만큼 각 업장이 자사에서 모집한 고객에게 노출되었고 이는 컨설팅 비용 혹은 광고/소개 비용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녔으나, 이러한 비용구조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역 소상공인의 사정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결국 '우리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라는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올해 초, 2년 여 간의 운영이 빛을 발하던 찰나.
코로나가 출몰하였고, 우리는 거기서 우리들의 긴 여정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1월 결혼을 했습니다. 꿈같았던 축복의 시간을 정신없이 지나치고,
사업한다며 버티다 뒤늦게 떠난 신혼여행 중 뉴욕에서 맞이한 2020년은 엄청나게 빠른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희망을 넘어 캐시카우로까지 성장하던 '서귀포 펍크롤'은 COVID-19으로 무참히 좌초되었고,
따스한 봄날 예정했던 제주에서의 피로연은 무기한 연기되었으며,
'카일루아'는 망하기 직전까지 당도했더랬습니다.
"아. 다 던져버리고 무인도에 가서 영화 블루라군처럼 살까?"라며 아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잘할 수 있어. 걱정하지 마."라던 아내.
새롭게 판을 짜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려운 결정의 시기가 이어졌고, 이 곳 제주에서 남아 또 다른 모험을 함께할 이들과 떠날 이들이 나뉘었으며, 허울 좋은 '경험치'라는 자산과 줄어드는 '금전' 자산을 효과적으로 모아 재배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9개월여의 살을 도려내는 시간은
남은 저 그리고 팀원들이 가장 잘할 수 있으며, 집중해야 할 방향성을 찾아주었습니다.
제주가 있고,
서귀포가 있고,
모든 곳에 여행과 로컬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여전히 변치 않습니다.
카일루아는 Pre-COVID Era부터 국내 기업 중 전사 '리모트 워크'를 적용한 발 빠른 센스를 가진 스타트업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의 Post-COVID Era에서 '재택', '리모트 워크'가 당연한 도구가 되어 우리들 곁에 다가왔듯, 여행과 로컬에 대한 저희들의 '긍정적' 지향점은 2016년 창업 때와의 같은 위치에서 더욱 우리들에게 필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돌아 돌아 찾아낸, 도착한, '웰컴 센터'로 그간의 경험을 쏟아 넣고자 합니다.
그 여정의 이야기는 [LocalBlend]라는 제목의
주인공은 제가 아닌 여러분이 될 긴 숨의 컨텐츠입니다.
See you in a very near fu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