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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준의 Nov 19. 2020

#1 언택트? 랜선의 파괴

[LocalBlend]모태솔로 영원히 혼자 살게 만들 소리는 하지 마세요

제주가 있고,

서귀포가 있고,

모든 곳에 로컬이 있습니다.


저는 이 곳, 제주에 집착합니다.   

퇴근길마저도 아름다운 곳.

풍광이 선사하는 삶의 애정으로.

스스로에게 귀 기울 일 수 있는 인간다움의 장소로.

백지상태로 그 방향성이 무한하다는 기대로.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이자 하나의 해결책으로.


하지만 이들 전제는 뒤집어 생각하면 다른 문제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인간 기본권이 보장받는 기본 인프라의 필요성에서.

자연보호와 인간 문명의 발전의 사이에서.

삶과 일의 의미를 찾기에는 부족한 일자리에서.

기존과 새로움. 신과 구의 부딪힘에서.




국내 지방 곳곳과 세계의 수많은 마을과 도시들은 제주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의 문제가 우리가 사는 곳의 문제이자, 우리들의 문제라는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제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여행업은 마을과 도시가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주제입니다.


기술 회사를 유치해서 지역을 활성화시키겠다고요? 

네... 그들이 이 곳에 와야 할 이유가 있나요?


법인세 감면이요? 

네... 아마 벤처 기업 인증받고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인재들과 함께할 곳이 많을 겁니다.


그러면 제가 생각하는 모델은 어떤 것일까요?

여행을 통해 마을과 도시에 새로운 사람이 꾸준히 오가며, 수익 창출의 저변이 확대되고, 필요한 인프라와 니즈를 반영한 사업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마을과 그 구성원이 함께 (내적, 외적으로) 성장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작은 마을과 도시는 각각의 이점을 잘 담아 기획된 단계적이고 계획적인 여행 컨텐츠보다는 적은 자본의 굴레 속에서 박리다매 구조와 수수료 장사의 한계에 부딪히며, 지속된 가격 경쟁의 장벽에 막혀 '다음 단계'로의 도약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습니다.

What is 'CLV.' Traditional vs. New. <cited : skycore.com>

사람을 장소에 뿌리는 기관, 플랫폼은 원가 만원 짜리 상품을 떼어 파격 할인을 엮어 팔며, 아래를 후려치고 만원 안에서 수익을 창출합니다. 컨텐츠를 심화시킬 여력이 없는 마을과 도시는 기존에 해왔던 '시간을 때우고, 힘을 빼고, 잠깐 사람들이 거쳐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지역민은 '서비스업종'의 노예가 되고, 노예는 사회의 대변혁이 없는 한 그 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는 사회적 기업을, 누구는 기부를, 누구는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그리고 유수의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이

각사 특색의 온라인 플랫폼 ➡️ 저변 확대 노력 ➡️ 수익구조 개선위한 OTA 변화 ➡️ 오프라인 개입

의 공식을 따라가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우리 그 시절에는 마스크 없이도 참 좋은 시간을 보냈었네요.

실제 오프라인 컨텐츠의 변화와 고객 니즈 반영을 푸시할 운영자의 개입 없이는 고객을 위한 여행 서비스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만 있을까요? 오프라인의 '안전 자산'적 성격은? 이 글의 요지와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다양한 논의는 다른 채널에서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이는 카일루아가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거창한 '여행 추천 IT 서비스'를 멈춘 이유입니다.


거꾸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직접 오프라인 진출/개입 ➡️ 도시와 마을의 번창 ➡️ 여행 저변 확대 ➡️ OTA로의 변화



캠핑의 핵심은 함께 즐기는 불멍과 온갖 요리의 향연.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널리 퍼졌지만,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스타벅스 DT점에는 지난해에는 볼 수 없었던 긴 줄이 보입니다.


회식과 단체 술자리가 뜸해졌다고 하지만,

텐트, 난로, 의자, 코펠을 챙겨, 5인 안팎으로 모이는 캠핑이 핫합니다.


러닝 동호회가 예전 같지 않다고요?

한라산과 오름을 보면 파타고니아를 챙겨 입은 20~30대 무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언택트요? 아닙니다. 

Small-tact이고 Trust-tact입니다.


우리는 (안전을 확보하여) 여행을 떠나야만 하고,

소소하게나마 사랑하는 사람들과 걸으며,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We Walk, Talk, Drink, Play, and Love.


오프라인, 로컬, 여행

그리고 온라인과 IT의 서포트.


그래서 카일루아가 정착한 '달빛 아래 평화로운' 월평마을에서 로컬 집약적인 빛나는 오프라인 컨텐츠를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우리 이제 곧 만나요. '글라스 월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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