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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g Jul 16. 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재밌게 봤다면 추천!(2)

Netflix 시리즈 '별나도 괜찮아'와 우영우를 보고 느낀 감상

얼마 전 남편이 "이 드라마 봤어? 재밌던데" 라며 한 드라마 이름의 제목을 말했다. "ENA라는 데서 하는 건데 넷플릭스에도 있으니까 한 번 봐봐"


제목부터 좀 이상한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고 생각했지만 주연이 박은빈 분이라고 하길래, 그럼 볼만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넷플릭스를 켰다. 그리고 드라마를 본 지 10여분 정도, 이 드라마가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임을 알게 되었다.  


'음. 한국에도 이런 드라마가 나왔다는 거지? 많이 발전했네',라고 생각하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이야기도 재밌지만 배우분들의 연기도 다 좋아서 최근 재밌게 시청하고 있다.


하지만 2화까지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약간의 아쉬움이었다.

배우도, 이야기도 훌륭한데  나는 아쉬움을 느꼈을까?


몇 년 전 우연히 접하게 된 넷플리스 시리즈가 있었다. "별나도 괜찮아" (원제 : ATYPICAL)

별생각 없이 넷플릭스를 켰다가 눈을 사로잡는 Title에 이끌려 지금은 작년에 나온 시즌4까지 모두 섭렵하게 된 드라마.

Netflix Atypical 공식포스터


이 드라마의 주인공도 우영우와 같이 자폐인이다. 시즌4까지 시청했다는 말에서 알겠지만 덕분에 나는 그동안 일상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자폐인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감각하며 받아들이고 행동하는지, 그들의 사회생활은 어떤지,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은 어떤 일상을 보내게 되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화만 보고도 우영우의 '별난' 행동들이 어떤 연유에서 기인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었고 박은빈 배우의 많은 행동에서 자폐인들의 특성이 잘 반영되어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뭐가 아쉬워???



일단 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화제성과 인기는 이를 뒷받침한다. 그리고 어쨌거나 우리 사회가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자폐인'들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아니라 

그저 '천재 변호사 우영우'였어도  드라마는 성립하지 않을까? 

미혼부 가정에서 자란 천재 소녀 우영우, 가정형편은 녹록지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 수석으로 법대를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로펌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겪게 되는 우당탕탕 스토리들. 직업이 변호사이다 보니 에피소드 별로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으니 드라마의 기본 플롯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


그래서 든 생각.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쓰인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져 있던 '법정물/사회초년생의 회사생활 적응기' 주인공을 자폐인으로 치환한 것일까?


그러니까 원래도 재밌는 드라마였지만 '자폐인 주인공'이라는 설정을 더해 독특함과 화제성까지 같이 갖추게 된 드라마라는 분석이다. 앞서 말한 '별나도 괜찮아'란 드라마는 자폐 증상을 드라마의 메인 소재로 하고 있고 이를 빼면 드라마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데 반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입 변호사의 사건 해결' 이 주인 드라마이다. 물론 기존에 많이 들어보지 못했던 자폐인 주인공의 설정으로 '자폐인 주인공'이 더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유튜브나 여러 매체에서 쏟아지는 반응과 같이 이 드라마는 현재 이 모습 그대로 의미가 있고 훌륭하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드라마를 보기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드라마 작가, 그리고 연출부, 또 박은빈 배우가 고증하는 자폐인도 훌륭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넷플릭스의 '별나도 괜찮아'를 먼저 본 입장에서 이 드라마가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라기보다 '신입 변호사'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처럼 비춰졌고 자폐인이라는 설정은 극의 독특함/차별성을 더하는 요소처럼 느껴졌다. 만약 '자폐인에 대한 이해'라는 과목이 있다면 '고등학교 수업을 듣다가 다시 초등학교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듣는 기분이다'라는 개인적인 감상을 끄적여 본다.




고작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하나 더 봤다고 자폐인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척 좀 했다.

'자폐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 측면으로 이 드라마를 판단하면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래도 기성 드라마를 기준으로 판단하다면 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비록 실제 대다수 자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천재 자폐인의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인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우리 사회의 자폐인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또 이해를 해보는 경험을 시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폐인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인식


처음부터 결승선에 도착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 긴 여정을 시작하고 대중화시켰다는 데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그리고 일단 드라마도 재밌으니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꽤 고마운 드라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작으로 향후에도 좋은 창작물들이 "자폐인"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본다. 아 그전에 좀 더 Real 한 자폐인, 그리고 그들의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지금 바로 Netflix '별나도 괜찮아' 1화를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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