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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쏭 Oct 14. 2023

기장님~ 수고하십숑 :-)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모든 게 움직이니까~

부기장과 브리핑 후 게이트로 이동하며, 커피 한잔을 권유하며 출발 게이트 근처 도넛 가게에 잠시 들렀다.


나와 부기장의 커피를 사면서보니, 멀치감치 보이는 거리에 아침 일찍 출근해서 게이트에서 나란히 앉아 우리를 기다리고 객실 승무원들들이 보였다.


“커피랑 도넛도 같이 주세요~”


사무장에게 아침 일찍 나와 고생 많다는 인사를 전하며 도넛 한 박스를 건네니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받아 들었다.


특히 오늘은 후쿠오카 더블(인천-후쿠오카 왕복 2번 비행)이라 나부터도 시작부터 고단한 느낌이었는데, 객실은 오죽하랴 싶었다.


순항고도에 접어들고, 기장방송을 하고 나니 객실에서 콜이 들어왔다.


띵~~


“기장님~ GD(General Declarations) 사인받으러 들어갈게요~”


사무장이 나에게 사인을 받고 나가려던 찰나에,


“기장님~잠깐만요~” 하며 앞 겔리에서 메모가 적힌 컵 두 개와 아이스커피 두 잔을 내밀었다.


“기장님~ 피곤하시죠? 챙겨드릴 게 없어서 죄송해요~”

(FSC 항공사와는 다르게 LCC 항공사는 기내에 실리는 아이템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항상 좋으신 우리 회사 객실 사무장들이 하는 이야기이다.)


컵 위에 적힌 “수고하십숑~:-)” 문구~

열어보니 쿠키 몇 개를 담아 주었다.


나는 무슨 말씀이냐며 감사하다고 했지만,

사실 더 많이 고마웠다. 오히려 내가 챙겨줄 게 없기에 미안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싶었다.


국제선 4 레그 비행이 힘들고, 더구나 구간이 짧아(약 1시간) 다른 노선보다 바빴을 사무장을 생각하면, 챙겨주고 서로의 고생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니 고마웠다.


근무하는 현장에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이 좋다면 이만큼 좋은 직장이 있을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환경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모든 게 움직이니까~)


“Cabin Crew Prepare for Landing~

승무원 여러분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 “


시작부터 스케줄보다 늦게 도착한 비행기를 받아 두 번의 국제선 왕복비행에도 불구하고, 도착 시간보다 30분가량 늦은 밤 인천에 랜딩 하는 마지막 비행 편에서 기장 방송 말미에 고마움과 고생함을 진심을 담아 전했다.


ref.

GD(General Declaration)-항공기입출항신고서

; 해당 국가 입국 및 출국하기 위해 관련한 국가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신고서(일반 사항, 승무원 명단 등이 포함됨)

; 기장의 서명 혹은 해당 항공사 지점장의 서명을 필요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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