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일 중에서 멜론을 가장 좋아한다. 나는 음식 중에서는 피자를 가장 좋아한다. 나는 계절 중에서 봄을 가장 좋아한다. 나는 옷 중에서 코트를 좋아한다. 나는 나는 나는.......
사람마다 이런 걸 보면 좋아하는 것들 다 다르다. 내가 앞에 얘기했듯이 누구는 과일 중에서 수박이 좋을 수 있고 누구는 참외가 좋을 수도 있다. 이런 걸 보면 각자의 취향은 존재한다.
옛날에는 점심 먹으러 단체로 어딜 가면 가장 어른이거나 가장 직급이 높은 분의 메뉴에 맞춰서 먹고는 했다. 지금은 각자 먹고 싶은 걸 먹거나 아예 같이 먹으러 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에는 다수를 따라가라고는 많이 말했다. 그때 문화는 그랬고 그 문화에 반감을 가지면 뭔가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자신의 소신을 지키라고 말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였을 때 다들 그에게 용기 있다고 말한다.
근데 꼭 소신을 지키는 게 맞는 것일까?
나는 갑자기 이 생각이 든 게 내 주변에 어떤 친구를 보고 그 생각이 들었다. 나와 그 친구를 포함한 친구들은 한 음식점을 들어갔다. 그때 메뉴는 단체로 시키는 메뉴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의견을 조율해서 시켜야 하였다. 그러나 한 친구는 못 마땅한 듯한 표정은 하고 있었다. 그는 뭘 물어봐도 좋다고 하였지만 말과 표정은 반대였다. 어찌어찌 우리는 주문을 하고 밥을 먹고 나왔다. 그러고는 카페를 가서 밥 얘기를 슬쩍하니 그 친구는 사실 먹고 싶은 게 따로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거는 다음에 먹어도 된다고 말하였다. 나는 아니 그러면 말을 왜 하지 않았는가를 물었다. 그는 자기 의견보다는 다수를 따라간 것이다.
내 친구는 왜 다수를 따라간 것인가?
아마 내 친구 성격상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 듯하였다. 그래서 그 친구는 평소에도 밥이든 뭐든 물어보면 다 좋다고 하는 편이다. 그의 성격을 두고는 맞다 아니다라고 하기에는 모호하다. 그는 아마 자신이 먹자고 한 음식을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게 불편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근데 반대로 그 친구가 그렇게 울상을 짓고 있다면 상대방은 편할까?라는 생각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듯하다. 결론적으로 그 친구는 상대를 위한다고 한 것이지만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게 된 것이다.
이런 걸 보면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과한 배려심은 오히려 안 좋게 적용할 때가 많다고 말이다. 예시를 하나 더 가져오자면 그런 일도 있었다.
그 당시는 20대 초반이라 남자애들은 연애를 한참 하고 싶어 하였다. 물론 나이를 떠나서 하고 싶은 사람은 늘 하고 싶어 한다. 아무튼 그런데 나는 그 당시에 축구에 전념하고 교회 다니기 바빴다. 그래서 오히려 내 친구들과 다르게 연애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없었다. 근데 연애를 하지 못한 친구가 나에게 소개를 해달라고 계속하여 얘기하였다. 나는 귀찮긴 하지만 내 지인들에게 연락하여 소개를 시켜줬다. 그렇게 그 친구는 소개를 받았고 내 친구에 열정적인 구애가 맘에 들었는지 커플이 되었다. 여기서 그만했으면 좋았을 텐데 내 친구는 나에게 계속 연애 상담을 요청하고 만나면 자기 데이트 비용도 빠듯하다고 내가 다 사주었다. 가장 어이가 없던 것은 예고도 없이 우리 집에 놀러 오고 싶다고 한 것이었다. 근데 사실 이 경우는 흔했는데 이 케이스가 유독 어이가 없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 집 강아지를 안고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걸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보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마치 나를 사진 기사 마냥 몇 번을 다시 찍어달라고 하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당시의 나는 오전에는 축구 훈련하고 낮에는 일을 하고 와서 피로도가 상당히 높았다. 물론 우리 집 강아지 쭌이가 내가 봐도 귀엽긴 하다. 아무튼 이 친구는 자신의 의견만 중요시 밀었다. 나는 무례하더라도 웬만해서는 이해해 주었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느껴겠지만 위에 두 명은 너무 다르다.
한 명은 상대를 배려하는데 상대를 오히려 불편하게 하고
또 한 명은 상대보다는 자신을 우선시하여 상대를 불편하게 한다.
나는 이 글을 쓰고 다시 읽으며 그 둘을 한번 더 떠올렸다.
첫 번째 친구는 한 번씩 보며 미안하지만 간혹 내가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두 번째 친구는 자신의 고집을 받아주지 않자 나와 거의 연락도 안 하고 지낸다.
첫 번째 친구는 자신의 소신을 갖았으면
두 번째 친구는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았으면
이래서 사람은 자신의 주관이 있어야 하고
이래서 자신이 내어줄 것과 지켜야 하는 것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