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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유럽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O2O-23] 우버의 유럽 점령에 제동이 걸린 이유

미국은 우버,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시아는 그랩,
중동은 카림, 인도는 올라 캡스, 
한국은 카카오택시... 그렇다면 유럽은?


각 국가별로 연상되는 교통 O2O 서비스를 정리해 본 목록입니다. 특이한 점은 다른 지역과 달리 유럽은 교통 O2O 대표주자로 내세울만한 기업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헤일로(Hailo) 정도가 눈에 띄지만 자국이나 유럽 내에서 확고한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유럽을 대표하는 토종 O2O 서비스가 드문 가장 큰 이유는 우버가 유럽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버는 런던, 베를린, 파리, 마드리드, 로마,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90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유럽 진출 정책에 힘입어 현재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유러피언들의 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포브스(Forbes)지에서 그린 지도를 보면, 유럽 내 우버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지도에서 우버의 영향력이 우세한 지역은 파란색으로, 다른 교통 O2O 서비스가 우세한 지역은 붉은색 등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영국, 스페인, 러시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파란색(우버) 일색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버의 지역 별 영향력 지도


우버, "클론(clone)이 생기기 전에 유럽을 장악한다"


우버가 유럽에서 발 빠르게 시장 침투 전략을 펼친 까닭은 잠재적인 경쟁자, 혹은 클론(Clone)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후발주자가 성장하기 전에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겠다는, 일종의 승자독식 구조를 일치감치 형성하려는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버의 유럽 장악 계획은 최근 여러 국가들로부터 견제를 받으면서 크게 덜컹거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 우버 임원 두 명이 불법택시 영업을 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우버 운전자들의 위성서비스(GPS) 이용을 금지하는 일종의 '반()우버 법'인 '떼브누 법(Thévenoud law)'이 통과돼 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용어설명] 프랑스의 떼브누 법은 택시면허 없이 우버와 같은 앱을 통해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기사들(chauffeured vehicles)들과 전통적인 택시 산업 간의 갈등을 종료시키기 위해 도입된 법으로 2014년 9월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1) 거리별 요금 청구 금지 (2)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이용 가능한 차량의 위치를 근처 승객에게 알려주는 행위 금지 (3) 운행 서비스가 끝날 때마다 등록 차고지로 복귀 의무 등입니다. '거리별 요금청구 금지' 조항은 2015년 6월 위헌 결정이 내려졌으나 나머지 두 조항은 ‘택시업계 보호용’ 논란 속에서도 계속 적용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우버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치는 우여곡절을 겪다 결국 2015년 11월 택시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우버팝(UberPop)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우버팝'은 택시면허증이 없는 일반인 운전자와 우버 고객을 연결해주는 차량공유 서비스로, 미국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우버X와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입니다. 아래 [표1] 참조).


[표1]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 분류표


독일에서도 사정이 녹록잖긴 마찬가지입니다. 독일 현지 택시 O2O인 '택시 도이칠란트(Taxi Deutschland Servicegesellschaft)'는 우버가 독일 교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우버를 고발했습니다. 고발의 주된 근거는 '우버 운전자들이 올바른 허가증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국 우버는 2014년 9월부터 1회 운행 당 최대 25만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이 결정한 이 제재는 독일 전역에 적용되었고 이로 인해 우버는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우버 반대 운동이 펼쳐졌습니다. 벽에 쓰인 "A mort UBER"는 우리 말로 "우버를 죽여라"라는 뜻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불공평한 경쟁”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우버 블랙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가 2015년 5월부터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밀란 법원은 "우버 역시 다른 택시회사와 같이 취급받아야 하며, 허가증 없이는 우버 서비스를 이탈리아내에서 계속할 수 없다"라고 판결했습니다. 우버는 이에 반발하여, "일반 택시회사와 달리 우버는 테크놀리지(Technology) 회사이며 차별화되어야 한다"라고 반박했지만 이탈리아 법원은 우버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우버는 현재도 이탈리아에서 계속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6년 3월 스웨덴 법원은 우버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들이 정식 등록된 택시기사가 아니며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자국 법에 위반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우버팝 서비스가 스톡홀름과 예테보리 두 도시에서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우버가 운영되는 지역과 제재를 받는 지역. 지도의 붉은 색이 우버가 정부 차원의 제재를 받는 지역이다.


  [표2] 유럽 주요 국가별 우버 제재 현황 

우버는 기존의 문화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유럽 시장 장악을 시도했다. 
이것이 기존 제도 틀 안에서 개선을 꾀하려는 유럽인들의 반감을 샀다. 


일차적으로 우버에 대한 유럽의 제재는 현지 택시기사들의 강력한 반발과 그들을 보호하려는 현지 법원의 판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우버가 유럽 특유의 문화를 도외시한 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시장 진출 전략을 폈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미국의 문화는 보다 나은 발전을 위해 기존의 법을 깨트리고 그것을 바꾸는 데 스스럼이 없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기존 법의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우버는 이와 같은 문화적 차이를 간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마케팅 방식과 현지의 법을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줘 유럽의 반감을 산 것입니다. 우버가 뒤늦게 이 문제를 깨닫고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하려 나섰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버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의 입장입니다. EC는 유럽의 O2O 서비스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우버, 에어비앤비 등 해외업체를 제재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last resort)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C는 이들 해외기업을 지나치게 제재하면 소비자들의 의향이나 편익을 완전히 무시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현재로선 이들 기업을 대체할 유럽 기업들이 딱히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한편, 서유럽에서 우버를 포함해 교통 O2O 서비스에 전혀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가 영국입니다. 2015년 10월 "우버를 제재하는 것은 택시미터법에 어긋난다”는 영국 법원의 판결 이후, 우버 서비스는 영국에서 정식으로 합법화됐습니다. 


참고문헌

[1] http://www.forbes.com/sites/liyanchen/2015/09/09/uber-wants-to-conquer-the-world-but-these-companies-are-fighting-back-map/- 3803ba6a2925

[2] http://www.volkswagenag.com/content/vwcorp/info_center/en/news/2016/05/Gett.html

[3] https://techcrunch.com/2016/02/17/uber-uber-alles-not-in-europe/

[4] http://www.forbes.com/sites/liyanchen/2015/09/09/uber-wants-to-conquer-the-world-but-these-companies-are-fighting-back-map/- 3803ba6a2925

[5] https://techcrunch.com/2015/06/29/uber-france-leaders-arrested-for-running-illegal-taxi-company/

[6] http://www.reuters.com/article/us-uber-netherlands-idUSKCN0RT12920150929

[7] http://www.telegraph.co.uk/finance/newsbysector/retailandconsumer/12092042/Hailo-makes-11.5m-loss-due-to-North-American-closures.html

[8] https://techcrunch.com/2016/02/17/uber-uber-alles-not-in-europe/[1] http://www.reuters.com/article/us-eu-services-idUSKCN0YO12I

[9] 우버의 운영 및 제재 지도 출처 http://www.zerohedge.com/news/2015-01-08/artists-impression-what-china-just-did-uber

[10] http://www.bbc.com/news/business-30395093

[11] http://venturebeat.com/2016/03/30/uber-rolls-back-into-spain-with-uberx-licensed-cab-service-in-madrid-and-a-fresh-attitude/

[12] http://www.forbes.com/sites/liyanchen/2015/09/09/uber-wants-to-conquer-the-world-but-these-companies-are-fighting-back-map/- 3803ba6a2925

[13]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4/sep/02/car-sharing-uber-ban-taxi-germany 

[14]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6/feb/11/top-uber-executives-on-trial-in-france-over-illegal-taxi-charges

[15]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5/may/26/uber-pop-italy-order-discontinue-unfair-competition-taxi

[16] http://www.ibtimes.com/uber-europe-uberpop-sweden-service-suspended-after-rulings-against-drivers-2367452

[17] https://techcrunch.com/2016/02/17/uber-uber-alles-not-in-europe/[1] http://www.reuters.com/article/us-eu-services-idUSKCN0YO12I

[18] 중간에 삽입된 프랑스 파리의 사진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5/jun/26/uber-backlash-taxi-drivers-protests-paris-global-revolt

[19] http://blogs.wsj.com/digits/2014/06/11/uber-advertises-for-manager-in-brussels-where-its-banned/

[20] http://www.dutchnews.nl/news/archives/2015/11/uber-drops-uberpop-taxi-service-in-the-netherlands/

[21] http://fortune.com/2016/05/11/uber-suspends-uberpop-sw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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