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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Nov 01. 2022

요즘 심각한 레고랜드 사태, 3분 핵심 정리!

이슈 돋보기

요즘 레고랜드에 관한 뉴스들이 뜨겁죠. 이번 사태로 ‘경제위기가 코앞이다', ‘기업이 줄도산 할 거다’ 등등 흉흉한 소리가 들려오는데요. 도대체 레고랜드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다들 무엇을 걱정하는 건지. 이슈 돋보기에서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강원도 "나 돈 안 갚아!"


레고랜드는 강원도 춘천에 세워진 테마파크예요. 강원도와 레고랜드 운영사가 합작해 세운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개발을 도맡았는데요.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끝에 올해 초 완공되고 5월부터 개장했죠. 공사는 잘 끝났지만, 문제는 돈이었어요.

부동산 개발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해요. 개발사가 가진 돈만으로는 짓기 어려우니 자금을 빌려야 하는데요. 보통 회사가 돈을 빌리려면 자사의 신용을 내세우거나 자산을 담보로 잡죠. 그런데 방법이 하나 더 있어요.


'이 부동산 사업이 완성되면 큰 수익이 날 테니 그걸 믿고 빌려달라'고 설득하는 거예요.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라고 불러요.


강원중도개발공사도 2020년에 PF로 자금을 조달했어요. 개발을 마치면 발생할 수익을 내걸고 2,05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발행했죠. 물론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미래의 수익만 보고 돈을 빌려주기는 불안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기업어음을 발행할 때는 빚보증이 필요해요. 바로 이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빚에 강원도가 보증을 선거죠.

*PF로 발행한 어음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라 불러요.


※ 기업어음? 회사채?

둘 다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이에요. 돈을 빌린 회사는 차용증을 내주고, 돈을 빌려준 투자자는 만기일에 차용증 대로 돈을 돌려 받는 거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 기업어음 : 발행 절차가 간소하고 1년 이내의 만기로 발행해요.
- 회사채 : 발행 절차가 복잡하고 만기기간이 길어요.


바로 이 어음의 만기일, 즉 돈을 갚아야 할 날이 지난 9월이었어요. 그런데 만기를 하루 남기고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을 신청했어요. 다시 말해 강원도가 빚을 대신 갚아주지 않겠다고 한거나 다름없죠.




기업 "누가 돈 좀 빌려주세요..."


“강원도의 한 공사장에서 생긴 빚 문제에 나라가 들썩인다고?�”


문제는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국가 기관인 지자체가 돈을 떼먹을 거라고 누가 의심하겠어요. 문제의 어음이 강원도의 보증에 힘입어 최고 등급의 신용등급(A1)을 받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죠.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거예요. 가장 신용이 높은 지자체가 이렇게 나오니, 이제 투자자 입장에서는 누구에게도 마음 놓고 돈을 빌려줄 수 없겠죠. 지자체도 못 믿겠는데 민간 기업의 보증은 더 믿기 힘들테니까요.


기업들은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 돈을 빌려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니까요. 신용도가 높은 우량 기업이 연 6%의 이자를 쳐주겠다는데도 반응이 시원치 않죠.

최근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했는데요. 결과는 실망스러웠어요. 한국전력이 1,500억 원어치 회사채를 내놓았는데, 주문은 130억 원에 불과했어요. LG유플러스와 한화솔루션의 회사채도 흥행에 실패했고요.

부동산 PF 시장의 상황은 더 심각해요. 지금까지 부동산 개발 업체는 대체로 PF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요. 만기일이 다가오는데 갚을 방도가 없어요. 원래 같았으면 증권사의 보증을 받고 돈을 또 빌려서 만기 된 채권을 상환하면 됐어요. 그런데 최근엔 아무리 이자를 더 줘서 갚겠다고 해도 빌려주는 투자자가 없는 상황이죠.


■ 그래서 결국 강원도는...

대외 여론이 워낙 안 좋다 보니, 결국 강원도는 최근 올 12월 15일까지 2,050억 원의 빚을 전부 갚겠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이미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을 쳤죠.




정부 "일단 우리가 빌려줄게"


즉, 레고랜드 사태로 돈의 흐름이 막히고 있다는 게 큰 문제에요.


돈을 빌리지 못하는 회사만 곤란해지는 게 아니에요. 한 회사에 현금이 부족해지면 하도급 업체나 협력사와 같은 관련 기업도 위기를 맞아요. 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금융권도 타격을 입고요. 경제 전체에 위기가 퍼지는 거죠.

정부도 자금시장의 경색을 심각하게 보고 있어요. 최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50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끄겠다고 했어요.


(1) 2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다시 가동돼요. 채권시장안정펀드는 국책은행과 금융회사, 거래소 등 금융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기금인데요. 이 기금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매입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도울 수 있어요.

(2) 국책은행도 회사채를 매입하는 데 손을 보태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은 회사채를 8조 원까지 매입할 수 있었는데요. 정부는 매입 한도를 16조 원까지 늘린다고 밝혔죠.

(3)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금융공사가 PF 사업에 보증을 서고, 한국증권금융이 금융사에 3조 원가량 자금을 융통하는 등의 지원책도 발표했어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PF 방식으로 기업 어음을 발행한 레고랜드 사업, but 보증 포기를 선언한 강원도

이로 인해 자금시장은 급냉각. 대기업부터 하도급 업체까지 돈을 구하지 못하는데...

정부는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50조 원 규모의 대책 발표


이미 올해 자금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죠. 고금리와 고환율 국면에서 선뜻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가 일종의 결정타를 때렸어요. 연쇄 도산과 경기 침체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과연 정부의 대책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2022년 10월 3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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