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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09. 2023

테슬라-미국-중국의 삼각관계, 드라마처럼 흥미로운 이유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업인 일론 머스크. 그의 행보에 테슬라 주주부터 트위터 직원까지 여럿 고통 받았었죠. 이번엔 미국 정부가 골치 아파하고 있어요. 중국과 치열한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데 자국 기업인 테슬라가 마음같이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 바로 상하이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는 건데요.




상하이, 공장 하나 받고 하나 더!


테슬라는 현재 중국 상하이, 미국, 독일에 공장(기가팩토리)을 가지고 있고, 멕시코에도 하나를 더 세울 계획이에요. 이렇게 보면 상하이 공장이 여러 공장 가운데 하나같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테슬라가 만드는 전기차 중 무려 절반 이상이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거든요.

그런데 상하이에 공장을 새로 또 짓겠다는 거예요. 이번엔 배터리 공장(메가팩토리)을 세운다고 해요. 현재 테슬라의 배터리 사업 비중은 10%를 넘지 않는데요. 점차 배터리 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확장하겠다는 계획인 거죠.


■ 메가팩토리(Megafactory)란?
메가팩(Megapack)을 생산하는 공장이에요. 메가팩은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는 아닌데요. 폭 9m, 높이 2m에 이를 만큼 초대형 배터리로, 주로 기업이 대규모 현장에서 전기 공급을 안정화할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메가팩토리의 생산을 보완할 목적으로 상하이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어요. 명목은 '보완'이지만, 상하이 공장의 목표 생산량이 캘리포니아 공장의 생산량과 맞먹을 정도라는 게 포인트. 이 발표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열심히 줄을 타보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이유죠.




미국 "중국이랑 놀지마!"


초국적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두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죠. 오히려 21세기 세계화 시대 트렌드에 부합하는 사업 방식인데요. 그런데도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이 이토록 주목받는 건 요즘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냉랭하기 때문이에요.

최근 미국 외교 정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중국을 향한 견제예요. 자꾸만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을 제압하겠다는 건데요. 중국의 성장을 막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건 중국이 첨단 산업에 접근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거죠.


■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 = 최첨단 기술
과거에 기술/설비가 부족했던 중국은 이를 얻기 위해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어요. 미국과 유럽의 최첨단 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며 기술을 흡수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첨단 기업을 육성해왔죠. 이 정책은 꽤 효과가 있었고, 2010년대 들어선 중국의 최첨단 기업이 세계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와과학법(CHIPS) 등 여러 법을 제정해 중국 기업을 세계 생산 시스템에서 내쫓는 정책을 펼쳐왔어요. 최첨단 기술 기업이 중국과 함께 일하지 못하게 하고, 중국이 세계 생산 지분을 늘려가는 걸 막기 위한 거죠.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신신당부하기도 했어요. 중국 기업에 첨단 제품을 수출하거나, 중국 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거나, 또는 중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짓지 말라고요.




머스크 "싫은데? 중국이랑 놀 건데!"


미국의 최첨단 기업은 대체로 미국 정부의 지시를 따르고 있어요. 애플만 해도 지금까지 주요 생산지였던 중국을 떠나 베트남과 인도에 생산 설비를 마련하고 있죠. 하지만, 테슬라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상황. 다른 기업은 있던 공장도 슬슬 철수하는 마당에 오히려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말한 거죠.

일론 머스크의 이런 줏대, 사실 처음이 아닌데요. 머스크는 수년간 중국과의 친밀함을 과시하며 미국 정부의 속을 살살 긁어왔어요.


- 작년 초에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엄청난 협력의 잠재력이 있다"라고 트윗을 날렸어요.
- 중국의 공산당 행사 이후엔 "중국이 성취한 경제적 번영은 실로 놀랍다"라고 언급했죠.


사업 파트너인 중국에는 그렇게 살갑게 굴면서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관해서는 적대적인 트윗을 여러 번 올렸죠.

물론 머스크가 그저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러는 건 아닐 텐데요. CEO로서 테슬라의 미래가 중국에 달려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요. 실제로 테슬라의 매출 중 1/4이 중국 시장에서 나와요. 더구나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점점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 테슬라로선 미·중 패권 경쟁에 휘말려 중국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겠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상하이에 전기차 공장 이어 배터리 공장까지 짓겠다는 테슬라

미국 정부의 탈중국 외교 기조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행보인데...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회사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여


머스크의 판단이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예상하기 어려워요. 테슬라가 시도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줄타기가 위태로워 보이기 때문인데요. 먼저 미국 정부가 언제까지 테슬라의 일탈을 용인할지도 모르겠고요. 중국은 자국의 전기차 산업이 자립하는 방향을 꾀하고 있으니 언제까지 테슬라에게 우호적일지도 확실하지 않거든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4월 17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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