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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23. 2023

사상 초유의 주가조작 사건?! SG사태 핵심 요약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작전'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주가는 기업이 성과를 얼마나 냈는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에 따라 오르고 내려야 하는데요. 때때로 기업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치거나 끌어내리는 위법 행위가 벌어져요. 이를 주가 조작, 흔히 '작전'이라고 하죠.

최근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가 바로 이 작전과 관련돼 있어요. 일명 SG 사태. 불과 며칠 만에 시가총액 수조 원이 날아간 비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8개 종목이 동시에 하한가 치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4월 24일. 바로 그날, 느닷없이 8개 기업의 주가가 하한가를 치기 시작했어요. 단 하루만 그런 것도 아니고 며칠 동안 연이어서 말이죠. 4월 21일만 해도 주가가 50만 원 가까이 되던 삼천리의 주가는 27일 10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어요. 다른 종목도 상황은 비슷했어요. 크게는 80%, 적게는 40%까지 주가가 떨어졌죠.


■ 하한가가 뭐죠?
하루 동안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금액을 말해요. 수치로는 전날 종가보다 30% 내리는 경우를 뜻하죠.


주가가 바닥을 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산업 경기가 영 좋지 않다거나 기업에 악재가 있으면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이번 주가 하락은 8개 기업에 딱히 이렇다 할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수상했어요. 말 그대로 뜬금없이 일어난 일이죠.


더 수상한 점이 있어요. 8개 종목이 하나같이 유통되는 주식 거래량이 적었다는 거죠. 8개 회사는 영업으로 실적을 내는 회사가 아니라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 회사예요. 투자하기에 썩 매력적인 종목이 아니죠.


그런데 이 회사들, 지난 2~3년간 주가가 엄청나게 뛰었어요. 크게는 10배 이상 주가가 오를 정도로 말이에요. 가뜩이나 매력적이지 않은 종목이 별다른 호재도 없이 주가가 뛰었어요.


이유 없이 주가가 급상승하고 이유 없이 급하락했어요. 8개 종목의 차트는 누가봐도 부자연스러웠죠. 심지어 8개 종목의 매도 물량이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통해 단번에 쏟아졌어요.


사람들은 매도 주문이 들어간 증권사의 이름을 따 'SG사태'라 명명하고, 수상한 사건의 진실을 궁금해하기 시작했어요.




"진실은 언제나 하나! 범인은 바로...!"


검찰과 금융당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사건의 배후를 찾으려 수사를 시작했는데요. 유력한 배후로 지목된 곳이 바로 투자자문업체 '호안'과 그 대표 라덕연 씨예요. 위법적인 수단을 써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 짜고 치는 고스톱, 통정거래

라덕연 씨는 통정거래를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아요. '통정'을 국어사전에 검색하면 "서로 마음을 주고받음"이라 나오는데요. 통정거래에서도 같은 뜻이에요.

A 기업의 주가는 1,000원. 다음 날 한 사람이 A 기업의 주식을 1,300원에 잔뜩 매도해요. 미리 작당한 다른 사람이 그걸 전부 사들이고는 다음 날 1,600원에 매도하죠. 이런 식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 주가와 거래량이 크게 부풀어요. 사정을 모르는 일반 투자자는 홀린 듯 투자하게 되죠. 통정거래의 공모자들은 이런 투자자에게 주식을 떠넘기고 엄청난 차익을 내서 도망쳐요.

라덕연 대표는 자신의 투자자문사에 1,000여 명의 투자자, 1조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은 걸로 알려졌어요. 이 투자자들의 명의로 핸드폰과 계좌를 터서 통정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 CFD를 통한 뻥튀기

그 과정에서 CFD(차액 결제 거래) 제도가 악용됐어요. 평범한 주식 투자는 주가만큼의 금액을 치르고 주식을 보유하는 형태로 이뤄지는데요. CFD는 방식이 달라요. 증권사에 주가의 40% 이상의 증거금을 맡기면, 증권사가 주식을 매수해서 대신 보유하고, 투자자는 주가가 변했을 때 그 매매차익을 정산하죠.

이런 CFD를 활용하면 실제 갖고 있는 자금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데요. 라덕연 대표는 모아들인 투자금을 CFD로 뻥튀기해서 통정거래를 시도했다고 알려졌어요.




가수, 기업 대표, 골프 선수.. 연루된 유명인들


알고 보면 간단한 수법이에요. CFD를 활용해 투자금을 뻥튀기하고 통정거래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거죠. 그러다 모종의 이유로 매도 물량이 풀려서 주가가 곤두박질친 거고요. 공모자 중 일부가 배신하고 주식을 청산했다는 해석도 나와요.

수사는 진행 중이에요. 라덕연 대표는 물론이고, 투자자문사의 투자자들, 최근 해당 종목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죠. 그 명단에 유명인과 정·재계 고위 인사의 이름이 포함돼 사건은 더욱 주목받고 있어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8개 종목의 수상한 주가 상승과 비현실적인 주가 급락...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데

유력한 배후로 의심되는 호안 라덕연 대표, CFD를 이용해 통정거래를 했다는 혐의

수사는 진행 중... 유명인 이름 언급되며 사건이 복잡하게 커지고 있어


사기와 기만을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고통뿐 아니라, 이러한 사기가 벌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잃게 될 우리 사회의 신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증시에서 이렇게 부자연스러운 주가 부양과 급락이 벌어지는 걸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주식 시장 전체가 의심스러워 보이겠죠.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소식이 들려와요. 암암리에 벌어지는 위법 행위를 엄격하게 색출하고 건전한 시장 문화를 만들어야 할 중요한 이유예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5월 12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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