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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 부자들은 이미 ‘이곳’에 투자하고 있다?

이슈 돋보기

by 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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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주위에 일본 여행 간다는 소식이 늘지 않았나요? 일본 여행객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었는데요. 엔데믹 때문만은 아니에요. 이유는 역대급으로 떨어진 엔화 가치. 뉴스 창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엔저 현상, 배경이 무엇인지, 뭐가 바뀌는지 알아봐요.




"앗, 100엔(¥)이 900원보다 싸다!”


지난 19일 원/엔 환율이 800원대까지 떨어졌어요. 2020년만 해도 1,100원을 웃돌던 환율이 800원대까지 떨어진 건 놀랄 만한 소식이에요. 2015년 이래 가장 많이 떨어진 거니까요. (6월 19일 원/엔 재정환율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을 사기 위해 원화(₩)를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지를 말해요. 쉽게 말해 원/엔 환율은 엔화의 가격이에요. 즉, 환율이 떨어졌다는 건 엔화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는 대개 공급이 늘어서예요. 엔저도 마찬가지. 시장에 엔화가 더 많이 풀리면서 엔화 가격이 하락했는데요.

이 현상, 전 세계적으로 아주 이례적이에요. 우리나라와 미국은 물론,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국가가 드물어요.

하지만 일본의 중앙은행은 정반대로 움직였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시장에 엔화를 꾸준히 풀었어요. 그리고 지난 16일, 당분간은 이런 완화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죠.




일본 “돈 풀어서 경제 침체 잡는다”


일본은 물가가 오르는 게 걱정되지 않을까요? 일본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돈을 푸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우선, 일본은 기준금리를 올릴 여력이 없어요. 현재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나랏빚이 많아요. GDP 대비 국가 채무의 비율이 250%를 웃돌죠. 빚이 많으니, 금리를 올리는 게 당연히 어려워요. 금리를 조금이라도 올리면 정부가 부담할 이자가 크게 늘 테니까요.

또 하나, 물가 상승은 일본의 걱정거리가 아니에요. 오히려 바라던 바죠. 일본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요. 경기가 침체하고, 소비와 투자가 줄고, 그래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악순환이요.

일본은 이를 인플레이션 선순환으로 바꾸고 싶어 해요.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해 시장에 돈을 풀고, 물가가 오르면 그에 맞춰 임금은 높아지겠죠. 월급이 오르면 사람들은 더 소비하고 투자는 확대되고, 결국 경기가 살아나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바라고 있어요.

지금까지 꽤 좋은 신호가 이어지고 있어요. GDP 성장률도 양호하고 기업과 산업 투자도 확대됐고요. 다른 나라와의 거래로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경상수지도 크게 개선됐죠. 물가 상승과 임금 인상의 선순환이라는 일본의 기대. 정말 실현될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어요.




좋아지는 증시, 서학도 동학도 아닌 일학개미


증시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있다면, 일본엔 닛케이225 지수가 있는데요. 닛케이 지수가 버블 이후 최초로 33,000선을 뚫었어요. 무려 30년 만의 일이죠.

일본 증시의 활황은 늘어난 외국인 투자 덕분이에요. 엔화가 싸다 보니 투자금을 조달하기가 쉽겠죠. 같은 1달러나 1원으로 더 많은 엔화를 살 수 있다면, 그 엔화로 일본 기업에 투자하는 게 매력적이니까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투자가 엄청난 인기예요. 환차익 투자(환테크)와 일본 증시 투자가 주목받고 있어요.


▶환차익, 환전만으로 이익을?

환테크는 정말 간단한 투자예요. 엔화가 저렴할 때 사두었다가 비싸졌을 때 매도하면 끝. 일본 엔화가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자, 엔화를 사는 사람이 크게 늘었어요. 우리나라 4대 주요 은행에서 엔화 예금 잔액도 크게 늘었어요.


▶ 서학은 갔다, 일학 등장!

일본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도 늘었어요. 한 달 동안 한국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가 무려 800억 원 이상. 최근 일본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도체 부활의 포부를 밝히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일학 개미가 늘었어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금리 완화 기조의 일본 중앙은행, 엔화 가치는 역대급으로 떨어졌는데

물가와 임금 인상으로 경기 부흥을 노리겠다는 일본의 전략

엔저 국면에서 일본 엔화 투자와 증시 투자도 늘고 있어


엔저 현상이 계속 이어지진 않을 거예요. 일본은 인플레이션도 감수하겠다지만, 경제가 흔들릴 만큼의 인플레이션은 막아야 할 테니까요. 더구나 최근 경기 지표도 좋아졌으니 슬슬 돈을 거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죠.

이런 이유로 올 하반기부터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리라는 전망이 나와요. 그때부턴 엔화 가치가 오르겠죠. 일본 엔화나 증시에 투자한다면 타이밍을 잘 살피기를 추천해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6월 23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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