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 지 100일이 넘었어요. 애플페이 등장 이후 간편결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데요.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카드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죠.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살벌한 삼각관계, 등장인물의 복잡한 속내가 궁금하지 않나요?
아직은 애플페이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이폰의 인기를 생각하면 머지않아 크게 성장할 거란 전망도 나오니까요.
지금까지 확실한 건 단 하나. 국내 카드사 중 현대카드만 쏠쏠한 실적을 거뒀어요.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와 계약한 유일한 카드사죠. 애플페이 출시 한 달 만에 발급된 카드 수는 작년 대비 2.5배를 웃돌았어요. 카드 회원 수로는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랐고, 거래액도 크게 뛰었죠.
다른 카드사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요. 현대카드 실적이 올라가는 만큼 자기 실적이 떨어지니까요. 앞으로 애플페이 지원 단말기가 보급돼 결제액이 늘어날 걸 생각하면, 하루빨리 애플페이와 제휴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 테죠. 최근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이 애플에 접촉했다는 소식도 보도됐어요.
카드사가 애플페이에 구애하는 걸 삼성페이가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어요. 애플페이가 어떤 카드를 지원할지는 곧 삼성페이 점유율에 직결되는 문제니까요.
결국 삼성페이가 강수를 던졌어요. 최근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계약 조건을 다시 논의하자고 나섰는데요.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삼성페이 제휴 카드사에 사용 수수료를 물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계약이 만료되고 재계약이 진행되는 올해 8월부턴 수수료를 붙이는 걸 고민하겠다고 말했죠. 경쟁자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에 수수료를 매기니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고 한 거죠.
애플페이의 수수료는 결제액의 0.15% 수준인데요. 삼성페이도 이만큼의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카드사는 난처한 상황이에요. 제휴 카드사마다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할지 모르죠. 카드사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테고요.
하지만 정말 삼성전자가 수익을 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수수료를 이야기하는 걸까요? 조금 다른 추측도 가능한데요.
■ 삼성전자 "정말 애플페이랑 제휴하게?"
삼성전자로선 삼성페이 수수료보다 더 큰 관심사가 있어요. 바로 갤럭시를 더 많이 파는 거예요.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보다 다양한 카드를 지원하고 편리해야 갤럭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겠죠. 그래서 삼성전자는 애플페이에 기웃거리는 카드사에 말하는 거예요. '애플페이랑 제휴하면 수수료 매길 수 있어''라고 말이에요.
■ 카드사 "어떡해야 하나?"
카드사는 고민스러워요. 애플페이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빨리 친해져야 하는데, 오프라인 간편결제에서 1위를 달리는 삼성페이와 멀어지는 건 아쉽죠.
선택지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애플페이와 제휴하는 대신 삼성페이에 수수료를 내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애플페이와 제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삼성페이 수수료를 면제받는 방법이죠.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 골머리를 앓을 거예요.
말하자면 카드사는 고래 싸움에 치이는 새우 꼴이에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에 잘 보여야만 할 만큼 카드사의 힘이 없기 때문이죠.
요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 편하게 결제할 수 있어요. 매장에선 카드 없이, 핸드폰으로 간편결제를 할 수 있죠. 또 온라인에서도 카드 번호를 입력하거나 카드사 앱을 쓰는 경우가 줄었어요. 핀테크 앱으로 은행 계좌에서 돈을 충전해서 결제하면 되니까요.
한마디로 카드사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어요. 간편결제 이용액은 해마다 껑충 뛰고 있는데, 간편결제에서 카드사의 비중은 25%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전자금융업자의 몫이 절반이에요.
상황이 이러니 카드사로선 삼성페이든 애플페이든 바짓가랑이를 붙들어야 하는 처지예요. 거기서 퇴출당하면 카드 고객은 다른 카드사로 넘어갈 테고, 실적은 크게 떨어지겠죠. 수수료 부담도 군말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예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애플페이 출시 이후 현대카드 좋은 실적... 다른 카드사도 제휴 관심 가지는데
삼성페이는 재계약 시 수수료 부과를 언급하며 카드사를 압박
점점 힘 떨어지는 카드사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에 치이는 상황
카드사도 간편결제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이런저런 방편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과연 카드사는 지금의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7월 7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