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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시리즈'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어요. 그 주인공은 K-POP도, 손흥민도 아니에요. 바로 초전도체. 인류의 일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받는 물질이죠.
초전도체 이슈를 이해하려면 딱 하나만 기억하면 돼요. 핵심은 일상적인 온도와 압력에서도 작동하는 초전도체의 존재예요.
예전 과학 시간에 전도체(도체)라는 말을 들어봤죠? 금속처럼 전기가 통하는 물질은 전도체,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은 부도체예요.
쉽게 말해 전도체는 전류가 지날 수 있는 길이죠. 대신, 길은 길인데 곳곳에 신호등(저항)이 있어요. 전류가 흐르다 보면 신호에 걸려 느려질 수밖에 없는데요. 한마디로 전력 손실이 생기는 거죠.
초전도체는 신호등이 하나도 없는 길, 말하자면 뻥 뚫린 고속도로예요. 이 길을 발견한 과학계는 환호를 질렀어요. 기존의 전도체에선 기대할 수 없던 엄청난 성능이 가능하거든요. 엄청난 전도체라서 ‘초전도체’라고 이름 붙었죠.
문제는 지금까지 발견된 초전도체는 영하 100도 아래의 아주 낮은 온도나 대기압의 수백만 배에 달하는 아주 높은 압력에서만 작동한다는 것.
비유하면 신호도 없고 뻥 뚫린 고속도로인데, 사람이 다닐 수 없는 환경이죠. 지난 100년간 과학계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찾으려 애써 왔어요.
지난 7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에 한국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의 논문이 하나 올라왔어요. 내용은 상온·상압, 다시 말해 일상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것. 이름하여 LK-99, 과학계가 그토록 바라왔던 꿈의 물질이죠.
일상적인 환경에서 작동한다는 건 상용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LK-99가 정말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맞다면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요. 몇십 년 후에는 연구실에나 있는 양자 컴퓨터를 집에서 사용하고, KTX 대신 자기부상열차를 탈 수 있을지도 모르죠. LK-99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이유에요.
그런 만큼 경제적 잠재성도 엄청나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중심으로 기술과 산업의 판이 완전히 바뀌면, 새로운 기업이 날개를 달고 떠오를 수 있을 거예요. 초전도체 테마주가 주목 받는 배경이죠.
현재 파워로직스, 신성델타테크, 서남, 덕성 등이 언급되는데요. 이 기업들이 왜 초전도체로 묶이는지는 이유가 각각 달라요.
· 파워로직스, 신성델타테크
LK-99를 개발한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을 한 다리 건너 보유하고 있어요. 두 기업 모두 L&S벤처캐피탈 지분을 갖고 있고, L&S벤처캐피탈은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이 있어요.
· 서남
원래 초전도와 관련한 사업을 운영해 왔어요.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아니고, 영하 100도 아래의 ‘고온 초전도체’ 말인데요. 현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전도체 케이블을 제조하고 있죠.
· 덕성
주 사업이 초전도체와 전혀 관련이 없어요. 아디다스에 합성피혁을 납품하는 사업체인데요. 초전도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 있다는 이력 덕분에 초전도체 테마주로 들어갔죠.
위 기업을 비롯해 여러 기업의 주식이 테마주로 주목받았고, 또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어요.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4배 이상 주가가 올랐죠. 덕성과 서남만 해도 3,000원대를 오가던 주가가 10,000원을 훌쩍 넘겼었어요.
조금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요. 이유는 두 가지. 첫째, 테마주가 분류된 근거가 의심스럽다는 것. 둘째, LK-99의 검증이 아직 남았다는 것이죠.
▶ “저게 왜 테마주야?”
초전도체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라 주 사업 내용이 초전도체인 기업이 드물어요. 덕성은 과거 사업 이력이 있을 뿐이고, 서남은 스스로 나서서 사업 내용이 LK-99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어요. 테마주에 투자하기 전에, 왜 테마주로 묶였는지 잘 알아봐야겠죠.
▶ 진실 혹은 거짓?!
LK-99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어요. 여러 대학, 연구소, 연구자가 LK-99의 진위에 말을 얹고 있는데요.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 등 일부 권위 있는 연구소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닐 거라고 예측했어요.
초전도체 테마주 투자는 LK-99가 초전도체가 맞는다는 데에 베팅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그 가능성을 잘 따져봐야 하는 까닭이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세계 최초의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주목받은 LK-99
초전도체의 상용화 잠재성을 보고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부상했는데
테마주의 내용과 LK-99의 진위 여부에 주의해야
초전도체가 맞다, 아니다로 논란이 분분한 상황.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면밀하게 검증하겠다고 예고했어요. 2주, 3주 내로 샘플을 만들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지 확인한다는데요. 그 결과에 따라 테마주의 운명부터 인류의 일상이 달라질 것 같아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8월 18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