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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한국 시각으로 이번 주 수요일(13일) 새벽, 테크 매니아들이 기다리던 특별한 행사가 열려요. 바로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와 애플워치, 에어팟이 발표되죠.
그런데 발표 전부터 무성한 소문이 돌고 있어요. 바로 아이폰 15의 충전 단자가 USB-C 타입으로 바뀐다는 것. 고집스럽던 애플은 왜 충전 단자를 바꾼 걸까요?
최근 전자제품의 충전 단자는 대부분 C타입이에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태블릿, 노트북까지 C타입으로 바뀌었는데요. 애플도 이 흐름을 모르지 않아요. 당장 아이패드와 맥북에는 C타입 단자를 넣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폰에만 자체 충전단자인 라이트닝을 고집했죠.
사용자로선 더없이 불편한 상황. 다른 전자제품은 C타입 하나만으로 충전이 되는데, 오직 아이폰 때문에 라이트닝 케이블을 따로 챙겨야 하니까요.
여러 사용자가 아이폰 단자를 C타입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 지가 벌써 한참이에요. 그럼에도 애플은 그저 모른척했죠.
애플이 고집부린 이유는 결국 돈이에요. 애플이 자체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면 당장 벌어들이는 돈이 있거든요. 애플은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제작·판매하는 업체에 MFi(Made For iPhone) 인증을 내주고 그 대가로 로열티를 받아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 로열티가 분기당 수천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쏠쏠해요.
소비자들의 원성에도 꿋꿋하던 애플. 하지만 유럽연합(EU)의 단호한 결정 앞에선 고개를 숙였죠. 작년 EU가 법을 제정해 전자제품 충전 단자를 통일하게끔 했거든요.
2024년까지만 유예를 두고 그 뒤로는 C타입 이외의 전자기기는 유럽에서 팔지 못하게 했죠. 충전기가 다 다르면 쓰레기도 늘고 소비자도 불편하다는 게 이유였어요.
법안이 논의되는 동안 애플은 심통을 부렸어요. 기업이 자율로 정할 걸 법으로 규제하면 기업으로선 혁신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말이죠. 오히려 쓰레기가 늘 거라고도 항의했어요.
하지만 유럽 의회는 단호하게 법을 통과시켰죠. 유럽은 애플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에요. 유럽이 그렇다고 하면 애플도 알겠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 유럽에 판매하는 상품만 단자를 바꿀 수도 없으니, 이참에 전 세계 상품에 C타입 단자를 넣기로 결정한 거죠.
◼ 로열티 포기 못 한 애플의 꼼수?!
올해 초엔 이런 보도도 나왔어요. 애플이 C타입을 도입하는 대신 자사 MFi 인증을 받지 않은 C타입 충전기는 충전·전송 속도를 제한한다고 말이죠. 꼼수가 현실이 되면 소비자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MFi를 받은 충전기를 살 수밖에 없어요. 이에 EU는 애플이 정말 그러면 아이폰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단단히 엄포를 두었죠.
소문에 따르면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아이폰15, 에어팟 충전 단자 변화가 발표될 거라고 해요. 아이폰13 등 과거 모델도 C타입으로 설계·생산을 바꾼다는 소식도 들려오죠.
애플이 사람들에게 비아냥을 산 건 “그래도 아이폰 쓸 거잖아”라는 태도 때문. 꼭 충전기만 그런 건 아니에요.
현재 애플 제품에서 앱을 다운받으려면 반드시 애플의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야 해요. 애플의 하드웨어를 쓰려면 내부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어쩔 수 없이 써야 하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셈이에요.
이런 애플을 최근 EU가 다시 가로막고 나섰어요. 작년 EU가 ‘디지털시장법’을 새로 도입했거든요. 법에 따르면 이제 아이폰에서도 앱스토어 이외의 스토어, 인터넷에서도 앱을 다운받을 수 있어요. 애플이 앱스토어만을 고수한다면 과징금이 부과되죠.
애플은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어요. 하지만 EU의 결정을 거스를 수는 없는 상황. 현재 애플은 외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문을 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걸로 알려졌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MFi 로열티 수익 때문에 라이트닝 충전 단자를 고집한 애플
EU의 법 제정에 따라 드디어 아이폰과 에어팟에 C타입을 도입
지금까지 자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만 허용한 정책에도 변화 있을 걸로 보여
라이트닝 충전 단자에 앱스토어까지. 결국 이번엔 애플이 EU와의 싸움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인데요. 소비자로서는 환영할 이야기지만, 주주에겐 아쉬운 소식일지도 모르죠. 과연 곧 공개될 아이폰15는 이런 이슈를 잠식시키고 또 한 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9월 8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