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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Sep 04. 2023

혁신일까, 폭탄일까? 말 많은 후불결제 서비스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후불결제 또는 BNPL(Buy Now Pay Later). 물건을 살 때 값을 바로 치르지 않고, 얼마 후에 계산하는 서비스죠.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2년 전 한국에도 들어왔어요. 한두 번 써 본 분도 많을 텐데요. 요즘 걱정스러운 시선이 부쩍 늘었어요.




신용카드인 듯 신용카드 아닌


후불결제는 별 게 아니에요. 신용카드와 비슷하지만 달라요. 더 쉽게 발급받을 수 있고, 한도는 더 낮아요.


◼ 한도 차이는 꽤 나는 편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한도는 낮게는 50만 원부터 높게는 천만원 단위까지, 이용자의 신용도와 선택에 따라 정할 수 있어요. 반면 후불결제 한도는 월 30만 원 등으로 소액에 그쳐요.


실제로 신용카드를 만드는 건 꽤 어려워요. 카드 대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임을 카드사에 입증해야 하거든요. 소득과 재산을 증빙하거나 그간 착실하게 신용 거래 실적을 쌓았어야 하죠.

학생, 전업 주부 같은 사람은 이런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 소비자를 겨냥한 게 바로 후불결제. 빡빡한 발급 조건 없이도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거든요. 이런 장점 덕분에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 외국에선 얼마나 인기길래?

해외에선 이미 흔한 서비스예요. 2021년만 해도 스웨덴이나 독일에선 이커머스 결제 중 20% 이상이 후불결제로 이뤄졌을 정도. 성장세도 어마어마해요. 매년 결제 규모가 수백억 달러씩 늘고 있죠.


한국의 빅테크 업계도 잠자코 있진 않았어요. 다른 나라와 비해 한국은 신용카드가 널리 보급된 편이지만, 그래도 후불결제가 쏠쏠한 아이템이 될 것 같았죠. 2021년 네이버페이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 토스가 연이어 후불결제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를 모았어요.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은 연체율


하지만 단점도 있는 법. 소득이나 신용을 까다롭게 보지 않는 건 장점이지만, 뒤집어 보면 고객이 값을 치를 수 있는지를 허술하게 보는 건 단점이죠. 발급 조건이 까다로운 신용카드도 연체가 되는데, 후불결제에 연체가 없을 리가 없어요. 다른 나라에선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지적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최근 국내 후불결제 연체율이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았어요. 지난 6월 기준 빅테크 3사(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평균 연체율이 5.8%까지 올랐는데요. 그중 토스는 무려 7.7%. 불과 석 달 만에 2%P 넘게 상승한 결과라는 게 더 큰 문제죠.

사실 신용카드 회사의 연체율이 1%만 넘어도 걱정이 빗발치거든요. 그러니 마냥 두고 볼 일을 아니에요. 그러잖아도 청년층의 채무와 신용 리스크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하는 요즘, 후불결제가 폭탄의 뇌관이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어요.




규제냐 혁신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금까지 한국의 후불결제는 ‘체험판’ 수준이에요. 법적 근거는 없지만 금융 당국이 혁신을 기대하며 한시적으로 허용한 건데요.

지난 24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포함돼, 정식으로 법제화됐어요. 시행은 내년 가을부터. 지금은 제도를 다듬는 시간이죠. 마침 후불결제 연체율이 주목받고 있어,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어요.


▶ 카드사 “쟤네도 똑같이 규제해”

신용카드 업계는 후불결제 서비스도 신용카드만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요. 연체율 문제는 모두 위험하고 똑같은 신용 거래 서비스인데, 한쪽에만 규제가 느슨한 건 차별이라는 거죠.


▶ 빅테크 “신용카드랑 후불결제는 달라”

후불결제 업계는 위험이 과장됐다고 말해요. 연체율은 높지만 후불결제는 기본적으로 소액 단위라 전체 연체액은 크지 않다고요. 또 적절한 신용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항변해요. 자체적인 신용 평가 시스템으로 채무가 부실해지지 않게 관리하겠다고도 하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신용카드의 빈틈을 노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후불결제 서비스

최근 국내 후불결제 연체율이 급등하자 규제에 관한 논의 시작

카드사와 빅테크는 규제 수준을 두고 대립하는 상황


후불결제가 주요 결제 수단이 되려면 규제와 감독은 꼭 필요해요. 해외에서도 속속 규정을 두는 추세죠. 문제는 규제의 수준. 너무 느슨하면 금융 시스템의 구멍이 될 수 있고, 너무 엄격하면 혁신성이 퇴색할 수 있어요. 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지켜봐야겠죠.




※ 이 콘텐츠는 2023년 9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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