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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Dec 18. 2023

티빙과 웨이브, 하나 될 결심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지난 6일 토종 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계획을 알렸어요. 티빙의 최대 주주 CJ ENM과 웨이브의 SK스퀘어가 합병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요. 토종 OTT 중 1, 2위를 다투는 둘이 손을 잡아 덩치를 키우면 OTT 업계를 흔들 수도 있어요.




각박해진 OTT 시장


요즘 국내 OTT 업계 전반이 힘들어요. 압도적 1위인 넷플릭스를 빼면 전부 적자를 면치 못해요. 사실 OTT 인기가 떨어진 건 아니예요. 사용 시간은 지상파와 케이블을 누르면서 파죽지세로 늘어나고 있거든요.

문제는 사용자 수. 구독할 사용자는 이미 다 구독하고 있어서, 더 이상 늘지 않는 상황. 넷플릭스 포함한 OTT 대부분이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조금씩 줄고 있어요.

한정된 사용자 수라는 파이를 나눠 먹으려는 경쟁은 치열해요. 경쟁사에서 사용자를 뺏어 오려면 흥행할 오지리널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 뿐. 살아남으려면 콘텐츠 제작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투자하는 비용만큼 수익은 나지 않으니 출혈 경쟁이 이어져요. 수익이 잘 나지 않으니 여러 OTT가 구독료를 올리고, 광고 요금제를 검토하며 광고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어요.




티빙과 웨이브 “살아남으려면…”


특히 티빙과 웨이브는 속이 더 탈 만한 상황이에요. 1위 넷플릭스를 따라잡는 건 요원한데, 아래서는 쿠팡플레이가 치고 올라오거든요.

쿠팡플레이는 지난 8월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 기준으로 티빙과 웨이브를 제쳤어요.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최신 영화를 독점 공개하고, 스포츠 경기를 독점 중계한 덕이었죠. 아직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티빙과 웨이브가 우위지만, 한참 밑이던 쿠팡플레이에 MAU를 따라 잡혀 위기감을 크게 느끼게 됐죠.

이대로면 넷플릭스 뒷자리도 위험한 상황. 티빙과 웨이브는 지금까지 소문만 돌던 합병 계획에 적극적으로 발을 담갔어요. 일단 양사가 손을 잡으면 MAU를 크게 늘릴 수 있어요. 티빙과 웨이브의 중복 이용자를 크게 잡는 보수적 추정치로도 최소한 쿠팡플레이는 넘을 수 있고,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에 근접할 수준까지 MAU가 높아지겠다고 추측해요.

단지 당장의 이용자 수만 기대하는 건 아니에요. 1+1이 2가 되기보다는 3이 되는 시너지를 바라죠. OTT는 덩치가 클수록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요. 일명 규모의 경제죠.

양사 통합으로 절감한 마케팅 비용 등을 제작에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수를 늘리고 품질을 높일 수 있어요. 시장 2위 MAU를 매력 포인트 삼아 콘텐츠 제작사와 유리하게 협상할 수도 있죠.




의심스러운 눈초리도…


티빙과 웨이브 앞에 꽃길만 열린 건 아니에요. 양사 합병으로 1등 토종 OTT로 올라서고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지려면,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해요.


▶ 정말 합병할 수 있을까?

사실 합병부터가 큰일이에요. 아직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단계고, 곧 세부 내용을 논의해 내년 초에 본계약을 체결할 텐데요. 허들이 만만치 않아요. 합병 시 기존 주주의 지분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 협상하는 것부터 골치 아프고, 어찌저찌 협상을 마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적자 회사끼리 합병?!

합병 이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지도 미지수예요. 이미 두 회사 실적은 암담하거든요. 양사 모두 영업손실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 지난해엔 1,000억 원을 넘는 손실을 봤어요. 이미 재무적인 부담이 커 합병 이후 도약할 여력이 없을지도 몰라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티빙과 웨이브, OTT 시장 정체와 쿠팡플레이 약진에 위기감 느껴 합병 시도

규모가 커지는 만큼 킬러 콘텐츠 제작과 구독자 증가 가능성도 있지만

합병 절차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비관적 전망도 있어


이번 합병은 OTT 시장이 재편되는 긴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어요. 지난해 말 티빙이 KT스튜디오지니의 OTT ‘시즌’을 흡수한 데 이어, 티빙과 웨이브가 합쳐지는 거니까요. OTT 시장이 커지며 여러 경쟁자가 난립한 시기를 지나, 이젠 몇몇 주요 플레이어의 경쟁 구도가 정리되는 모양이죠.




※ 이 콘텐츠는 2023년 12월 15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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