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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07. 2024

국민연금 개혁, 이렇게나 화제인 이유는?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저출생·고령화로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해요

논의 끝에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이 나왔는데요

오히려 재정이 악화된다는 등 반발도 나와요



■ ‘한국이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 제목인데요. 저출생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인구 소멸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죠. 작년 4분기엔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처음으로 0.6명대를 기록했어요. 이렇게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 문제가 되는 게 또 있어요. 바로 많은 사람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죠.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를 의미해요. 합계출산율 0.6이 유지된다고 가정해 볼게요. 남성 100명, 여성 100명은 평생 60명의 아이를 낳아요. 그럼 남성 30명, 여성 30명이 되는데, 이들은 또 18명의 아이를 낳죠. 단 두 세대 만에 인구가 200명에서 18명으로 줄어들어요.



연금개혁, 왜 필요할까


저출생, 고령화로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점점 줄고, 반대로 연금을 받아야 할 사람은 늘어나는 추세예요. 문제는 이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는 건데요. 전문가는 2055년쯤 쌓아둔 연금 기금이 모두 사라질 걸로 예상해요. 상황이 심각한 만큼 연금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요.


연금 제도를 개혁하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 보험료율 인상으로 내는 돈을 늘리거나
- 소득대체율 인하로 받는 돈을 줄이는 것


소득대체율이란?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받는 연금액의 비율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40년 동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사람의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이라고 할 때, 소득대체율이 40%면 노후에 연금으로 지급되는 액수는 40만 원인 거죠.


개혁의 핵심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방법이에요.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0%인데요. 많은 전문가가 보험료율을 높여 재정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다만, 심각한 노후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요. 2007년 전까지만 해도 소득대체율은 60%였는데요.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면서 2007년 40%로 한차례 낮췄는데, 이게 좀 과했다는 거죠.



시민들의 선택은 ‘더 내고 더 받기’


지금 한창 국민연금 제도 개혁 방안이 논의되는 곳은 국회예요. 그중에서도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라고 하는 임시 기구에서 담당하고 있죠. 연금특위는 개혁에 앞서 전문가를 비롯해 여러 시민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 과정에 들어갔어요. 국민 대부분이 영향을 받는 중요한 문제이니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는 취지였죠.

연금특위는 우선 노동자, 사용자, 청년 등 36명의 시민을 뽑아 의제숙의단을 구성하고 개혁안을 두 가지로 정리했어요.


1안 :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동시에 소득대체율도 50%도 올리는 방안

노후 소득 보장 효과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 ‘소득 보장 강화 방안’이라 불러요.


2안 :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9%에서 12%로 올리는 방안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재정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재정 안정화 방안’이라고 해요.


이후 시민 대표 500명을 뽑아 어떤 개혁안이 더 좋을지 투표했어요. 네 차례에 걸쳐 각 방안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의견을 나누는 숙의토론회도 진행했죠. 치열한 논의 끝에 시민대표단이 선택한 건 1안. 응답자 492명 중 56%가 1안, 42.6%가 2안에 투표했는데요. 보험료를 조금 더 내도 노후에 받을 연금액이 늘어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재정 감당 안 된다는 비판도


하지만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반발이 거셌어요. 1안이 시행되면 기금 연금 고갈 시기가 2055년에서 2061년으로 겨우 6년 미뤄질 뿐이거든요. 또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미래의 재정 적자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란 비판도 나와요. 기금이 고갈된 이후엔 그때그때 걷은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1안이 시행되면 2078년엔 소득의 43%를 보험료로 내게 된다는 거죠. 나중에 보험료를 내야 할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지적이에요.

정부와 여당도 비슷한 입장이에요. 합계출산율이 크게 주저앉았는데 1안대로라면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다는 거죠. 다만, 여러 시민이 숙의 과정을 거쳐 선택한 방안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어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자, 1안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정안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나왔죠.

국민연금을 어떻게 개혁할지는 국회가 최종 결정해요. 원래 오는 5월 30일 임기가 끝나는 제21대 국회에서 개혁안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요. 논란이 커지는 데다가 연금특위에 소속된 국회의원 상당수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해 다음 국회로 개혁이 밀릴 걸로 보여요.




※ 이 콘텐츠는 2024년 5월 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가 제공한 콘텐츠로 카카오뱅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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