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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07. 2024

남편의 무서운 몽유병, 돈으로 해결될까?

금융생활 가이드


배우자의 잠버릇은 사랑하는 이를 시험에 들게 합니다. 처음엔 그가 깊게 자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상대를 원망하기도 하죠.

영화 <잠>(감독 유재선)은 남편의 몽유병을 고쳐주려는 아내의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인 80만명을 훨씬 넘긴 146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잠을 못 자는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공감하는 현대인이 많았을 것입니다.



착한 남편의 몽유병이 너무 무서워요


이야기는 신혼부부인 현수와 수진의 집을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행복했던 두 사람의 일상을 깨는 건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 자다가 무의식 중에 얼굴을 심하게 긁어 피를 흘리는가 하면, 갑자기 깨어나 냉장고를 열고 온갖 음식을 먹어치웁니다.

수진은 현수의 몽유병을 치료하려 수면 클리닉에 데려가기도 하고, 무속신앙에 의존하기도 하는데요. 현수의 증상이 나날이 난폭해지는 만큼, 남편을 치료하려는 수진의 열망도 집착증으로 변하며 공포를 자아냅니다.

실제 국내에선 현수처럼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이 느는 추세입니다. 수면장애는 불면증과 수면 중 호흡장애, 이상행동 등 수면과 관련한 다양한 질환을 통칭하는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85만여명이었던 수면장애 진료 인원이 2022년 약 110만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침대 말고 침대 ‘커버’가 300만원이라고?


수진처럼 수면 클리닉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시장도 자연스레 커지는데요. 현대 수면 산업의 중심 축은 숙면을 돕는 기술인 ‘슬립테크’.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022년 22조원에서 2032년 126조원으로 팽창할 전망입니다.

이목을 끄는 슬립테크 기업도 여럿입니다. 일본 지라프냅은 기린처럼 서서 20분간 낮잠을 자는 수면실을 판매합니다. 한화로 약 2700만 원.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이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침구에 최첨단 IT를 접목해 깊은 잠을 돕는 기업도 있습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극찬으로 유명해진 ‘에잇슬립’이 그 중 하나죠. 이 회사의 스마트 매트리스 커버는 생체 인식 센서를 활용해 침대 온도를 자동으로 제어합니다. 덥거나 추워서 깨는 상황을 방지하는 거죠. 신형 커버는 무려 300만 원. 구매에 상당한 재력과 용기가 필요한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슬립테크는 현수와 수진을 구원할 수 있을까


<잠>이 정말 무서운 건 부부가 원래 서로 극진히 아끼는 사이였다는 점입니다. ‘잠’만 아니었다면 최고의 잉꼬부부였을 테죠.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우자의 코골이와 잠꼬대에 고통받는다는 하소연이 넘쳐나죠. 과연 슬립테크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현수와 수진에게 ‘꿀잠’을 선물할 수 있을까요.



글 박창영
매일경제 기자. 문화부를 비롯해 컨슈머마켓부, 사회부, 산업부, 증권부 등을 거쳤다. 주말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 OTT 영화 리뷰를 연재한다. 저서로는 ‘씨네프레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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