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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13. 2024

하이브 사태의 전말, 결말은?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오늘의 돋보기 요약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갈등이 세간을 뒤흔들고 있어요

이면엔 주주 간 계약이라는 쟁점이 숨어있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법원의 결정에 달려있어요


최근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의 갈등이 화재예요. 어도어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데뷔시킨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인데요. 이제 싸움은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내는 폭로전으로 번지며 더 격렬해졌죠.



시작은 감정싸움?


지난 4월 22일,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 감사에 돌입했어요. 어도어의 경영권을 하이브에게서 불법적으로 빼앗으려 했다는 게 이유인데요. 민 대표가 자금을 구하기 위해 사모펀드 같은 외부 세력과 접촉했다거나, 경영진이 내부 핵심 영업 비밀을 유출했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민 대표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죠.

그런데 25일,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상황이 반전됐어요. 캡모자를 눌러쓴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민 대표는 그간 자신이 느낀 심정을 솔직하게 쏟아냈는데요. 민 대표 주장의 핵심은 동료 간의 푸념 섞인 농담을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논란으로 키워 자신을 쫓아내려고 한다는 것.

민 대표는 뉴진스가 데뷔 전부터 하이브에게 홀대받았다고 말해요. 그러고는 뉴진스가 성공하자, 하이브가 뉴진스 콘셉트를 그대로 베껴 새로운 걸그룹(아일릿)을 만들었다고 비판했죠. 그러자 하이브가 본인에게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했다는 거예요.


파격적인 기자회견으로 민 대표는 여론을 뒤집는 데 성공했어요.
‘민희진 어록’부터 ‘민희진 기자회견 패션’, ‘민희진 이모티콘’ 등이 연일 검색어에 오르내렸고,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쏟아졌죠. 심지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외신도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어요.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이 핵심 쟁점에서 조금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와요. 정작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은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거죠.



주주 간 계약이라는 숨은 쟁점


그 와중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있었는데요. 바로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는 것. 여기엔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에게 회사의 성공적인 경영을 주문하며 약속한 보상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 계약이 이번 분쟁을 파헤치는 또 다른 실마리가 될 전망이에요.


■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 민 대표는 뉴진스를 성공시킨 보상으로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주식의 18%를 액면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어요. 여기에 필요한 돈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알려졌죠.

- 동시에 민 대표는 이 지분을 추후 하이브에 비싼 값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도 부여받았는데요. 풋옵션으로 민희진 대표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현재 기준 약 1,000억 원이라고 해요.

그런데 지난해 말, 민 대표의 요구로 양측이 계약 재협상에 들어갔어요. 이때 민 대표는 하이브가 자신이 가진 어도어 지분을 되사들일 때 적용하는 배수(멀티플)를 기존 13배에서 30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고 해요. 이렇게 되면 민 대표가 받는 보상도 기존 1,000억 원에서 2,400억 원으로 급증하죠.

하이브는 민 대표가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수정하고 경영권 확보 수순을 밟은 거라 주장해요. 반면, 민 대표는 멀티플을 30배로 높이는 건 핵심 협상 내용이 아니라고 말해요. 오히려 하이브가 ‘경업금지의무’를 내세워 불합리하게 긴 기간 동안 자신의 동종업계 종사를 막은 점이 재협상을 시작한 이유라고 꼬집었죠. 그렇게 협상이 진행되던 중 뉴진스 카피 논란이 터지면서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입장이에요.



이제는 법정에서 봅시다


갈등은 법정 싸움으로 넘어갔어요.

하이브는 하루빨리 주주총회를 열어 어도어의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입장이에요. 현재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의심하는 데다가,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때문이죠.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소집이 필요한데요. 현재 어도어의 경영진이 이에 응하지 않자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까지 냈어요.

민 대표는 하이브의 예상 시점보다 빠르게 임시주주총회를 열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함께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어요. 하이브가 자신의 해임안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죠. 하이브가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워 주주 간 계약을 어겼으니, 자신을 쫓아내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거예요.

이번 갈등 과정에서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도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레이블의 독창성과 독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레이블 간의 협력 관계 대신 경쟁 관계가 형성됐고, 이게 다툼의 불씨가 됐다는 지적이죠.




※ 이 콘텐츠는 2024년 5월 13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가 제공한 콘텐츠로 카카오뱅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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