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잘하기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수익률이 일정해요. 은행 정기예금과 마찬가지죠. 반대로 중간에 매도하면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입을 수 있는데요. 이를 ‘자본 손익’이라 불러요.
A 채권(만기 3년, 이자율 4%)에 1억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자 수익은 매년 400만 원이에요. 그런데 투자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시장금리가 5%로 올랐다면, 이때 A 채권의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하락해요. 하루 만에 금리가 변해 채권의 가치가 떨어진 거예요. 시장에서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율이 5%이니 이자율 4%인 A채권의 가치는 떨어지죠. 그래서 A채권이 새로 발행된 채권과 경쟁하려면 가격을 낮춰야겠죠. A 채권에 투자하면 매년 이자로 400만 원밖에 받을 수 없는데 다른 채권에 투자하면 500만 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다른 채권과 비교했을 때, A채권의 가치가 매년 100만 원씩 총 300만 원만큼 하락한 거죠. 그런데 만약 투자자가 이 시점에 A채권을 팔고 싶다면? 약 300만 원 손해를 보고 9,700만 원가량에 팔아야 거래가 성사돼요. 즉, 매수 금리보다 매도금리가 높아 ‘자본손실'이 발생한 거죠.
앞의 예시와 동일하게 A채권(만기 3년, 이자율 4%)에 1억 원을 투자했어요. 그런데 채권을 산 후 오래 지나지 않아 시장금리가 3%로 떨어진 거예요. 그러면 A채권의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금리가 올랐을 때와 반대 상황이 되죠.
채권 가격이 올라요. 바뀐 시장금리에 따라 새로 발행한 A채권의 이자율은 3%. 내가 가진 채권의 가치가 올라요. 나는 이자율이 4%인 내 채권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죠. 이렇게 매수 금리보다 매도 금리가 낮을 때 ‘자본 이익'이 발생해요.
앞의 예시를 통해 우리는 시장 금리와 채권의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 원리를 안다면 채권의 가격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상할 수 있어요. 이때 꼭 알아야 하는 게 바로 ‘평균 만기'인데요. 전문가들은 평균 만기를 ‘듀레이션’이라고도 불러요.
평균 만기란 채권에 투자한 후에 원금과 이자가 지급되는 것을 모두 감안해 현금을 회수하는 기간을 뜻해요. 즉, 이자와 원금을 실제로 회수하는 기간이라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이자를 정기적으로 받는 채권의 만기가 3년이라면? 3개월 후, 6개월 후, 1년 후 등 이자가 지급되는 시점을 감안해서 평균 만기를 계산할 수 있어요. 약 2.7년~2.9년이죠. 반면 만기일에 이자를 한 번에 받는다면 평균 만기는 잔존만기와 같죠.
이제 수익률을 예측해 볼까요? 평균 만기가 22년, 잔존만기가 30년물인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30년물 시장금리가 0.5% 하락했어요. 그럼 이날 투자자는 약 11%(22년 X 0.5%)의 자본 이익을 얻었다고 추산할 수 있죠.
■ 평균 만기를 어떻게 계산하나요?
방법은 복잡해요. 원리는 미래에 받을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고, 가중치를 계산한 후에 가중치를 시간과 곱한 다음 계산 결과를 더하는 건데요. 흐름을 예측하기 원하는 것이라면 정확히 계산할 필요는 없어요. 아래와 같이 이자의 크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추정치를 참고해 예측해도 충분하죠.
· 3년물: 2.7년~2.9년
· 5년물: 4.5년~4.8년
· 10년물: 8.5년~9년
· 20년물: 15년~17년
· 30년물: 20년~25년
글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신한자산운용 부사장(CIO)을 지냈다. 저서로는 <채권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채권쟁이 서준식의 주식투자교과서>,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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