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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31. 2022

채권왕이 감정을 기록한 이유, 빌 그로스의 투자 비법

부자들의 재테크 #4


감정에 의한 투자는 마약만큼 치명적이다”


‘채권왕’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가 있습니다. ‘빌 그로스’인데요. 그는 공포나 탐욕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유명해요. 투자할 때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리스크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순식간에 왔다 사라지는 감정에 현혹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인데요.


최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죠.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줄어 경기가 침체돼요. 자연스럽게 위험자산인 주식의 가격도 하락하고요.

이런 위기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분석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감정을 다스리는 일인데요. 감정 관리의 대가인 그로스는 어떻게 감정을 관리했을까요?


카드 게임에서 감정 관리를 배우다


그로스는 ‘블랙잭’이라는 카드 게임을 하면서 감정 다루는 법을 훈련했다고 해요. 대학교 재학 시절,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후 심리 싸움, 확률 등 블랙잭이 주는 묘미에 흠뻑 빠졌죠. 카드 게임이 주는 더 큰 즐거움을 찾기 위해 단돈 200달러를 가지고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기도 했는데요.



과연 그로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을까요? 보통 사람이었다면 ‘쪽박’이었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로스는 달랐습니다. 빠르게 리스크를 파악하는 수학적 재능과 위험을 무릅쓰고 베팅하는 승부사 기질이 빛을 발했죠. 라스베이거스에서 UCLA MBA 등록에 필요한 1만 달러가량의 학자금을 마련했다고 해요.


포스트잇으로 감정 발자국을 남기다


감정을 통제하기란 참 어렵죠. 특히나 눈앞에서 돈을 잃고 있다면 패닉에 빠지기 쉬워요. 그로스 역시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기막힌 묘책을 고안해냈는데요. 바로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거예요. 


포스트잇을 활용해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시장의 변화에 심장이 요동칠 때, 바로 그 순간의 감정과 행동을 포스트잇에 적습니다. 그리고 잘 보이는 곳에 붙이면 돼요.


이렇게 그로스는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아주 단순한 방법을 이용해 감정을 관리했는데요. 덕분에 아주 뛰어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해요.


그로스의 뛰어난 리스크 관리 능력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다시 한번 빛을 발했어요.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리스크를 예방했기 때문인데요. 이를 '리스크 헷징(Risk Hedging)'이라 불러요.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05년, 그로스는 당시 미국 서부의 부동산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즉시 미국 부동산 시장을 조사했죠.


조사 결과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로 집값에 엄청난 거품이 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요. 아직 위기가 닥치기 전, 위기의 그림자를 본 그는 결단을 내립니다.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주택 채권을 제외하기로요.


당시 시장은 호황이었어요. 그만큼 낙관과 탐욕이 가득했죠. 이런 상황에서 주택 채권을 제외하는 건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결정이었는데요. 그로스는 두려움과 걱정에 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실에 집중했어요. 그 결과 1년 만에 수많은 투자자를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었죠. 감정 관리에 기반한 위기 대처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금리 상승기, ‘빌 그로스’는 어떤 채권에 투자했을까?


그렇다면 위험 관리의 대가, 빌 그로스가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추천할 만한 채권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요? 금리 인상기에는 채권의 매력도가 떨어지는데요. 이를 방어하려면 채권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쳐야 해요.


※'채권'과 '주식'은 어떻게 다른가요?

주식 투자=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주주가 되는 활동
채권 투자= 기업에 대출을 해주고 채권자가 되는 활동

주주는 경영에 참여할 수 있지만, 채권자는 참여할 수 없어요. '돈을 돌려받을 권리'만 갖습니다.
주식은 만기가 없는 '영구증권'이지만, 채권은 만기가 있는 '기한부증권'입니다.


그로스는 만기가 짧은 채권을 추천해요. 대부분 채권의 이자율은 고정되어 있는데요. 만약 채권의 만기가 너무 길다면, 요즘과 같이 금리가 오르는 때에는 시중은행의 금리가 채권 금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면 채권의 이자보다 은행의 예금 이자가 더 커지겠죠? 이렇게 시중은행의 금리보다 이자율이 낮은 채권은 매력도가 떨어져요. 따라서,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조짐이 보인다면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해 채권의 이자율이 시중은행 금리에 역전당할 위험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또한, 금리 인상기에는 물가 연동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물가 연동 채권이란 물가 상승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변하는 채권인데요.


이자율이 고정된 보통의 채권과는 달리, 물가 연동 채권은 물가상승률이 이자율에 반영되어 물가가 오르면 이자율도 함께 오르죠.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는 물가 연동 채권이 일반적인 채권보다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줘요.


세 줄 요약

- 감정은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 중요한 순간마다 감정과 행동을 기록해 평정심을 찾자

- 금리 상승기에는 단기 채권과 물가 연동 채권에 투자하자


‘빌 그로스’는 누구?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미국 PIMCO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 투자책임자(CIO). 세계적인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가 선정한 ‘올해의 채권 매니저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며 '채권 시장의 워렌 버핏'이자 채권왕으로 불려요.


해당 콘텐츠는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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