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뱅킹 개발자, 은행의 신뢰를 만드는 사람들 ①

7편

Dec 10. 2025

Intro

'어떻게 취업해야 하지?' 고민하는 취준생들에게 많은 이들이 직무부터 정하기를 조언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직무가 있고, 그중 어떤 것이 나와 꼭 맞을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죠. 인터넷 속 짤막한 정보들에 의지해 직무 탐색을 이어가던 취준생 K, 이제는 카카오뱅크 곳곳을 누비며 직접 직무를 탐색해 보기로 합니다. 나와 꼭 맞는 하나의 직무를 찾아가는 여정, <취준생 K의 직무스터디>에서 카카오뱅크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보다 상세하고 현실적인 직무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모바일뱅킹이 일상이 된 지금도 은행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돈이 안전하게 오가며 신뢰가 쌓이는 그 중심에는 코어뱅킹 개발자가 있습니다.

수백만 건의 거래가 정확하게 흘러가도록 만들고, 단 한 건의 오류도 허용되지 않도록 지켜내는 사람들.

이들의 손끝에서 카카오뱅크의 신뢰가 완성됩니다.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 스터디노트에서는 은행의 심장을 설계하는 코어뱅킹 개발자를 두 편에 걸쳐 만나봅니다.

Study Note

Section 1. 커리어의 시작
◼ 코어뱅킹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게 된 과정

Section 2. 코어뱅킹 개발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 코어뱅킹이란?
◼ 코어뱅킹 개발자의 업무 내용과 하루 일과

Section 3. 카카오뱅크 코어뱅킹 개발자, 어떻게 일하나요?
◼ 금융회사의 개발자, 어떻게 다를까?
◼ 카카오뱅크의 코어뱅킹 개발자가 협업하는 방식

Section 4. 코어뱅킹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집
◼ 코어뱅킹 개발자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Section 1. 커리어의 시작

취준생 K (이하 'K'):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Juniel. 안녕하세요, 수신코어개발팀 주니엘입니다. 저는 이자 세금, 증권연계계좌, 계좌 통합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원들과 함께 수신 전반의 기능 개발과 운영도 함께 맡고 있어요.

Olga. 안녕하세요, 수신코어개발팀 올가입니다. 모임통장 서비스, 압류, 한도 대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Juniel, Olga 입니다.

Day. 안녕하세요, 여신코어개발2팀 데이입니다. 담보의 시세나 감정 정보를 기반으로 담보물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Stoney. 안녕하세요! 여신코어개발1팀의 스토니입니다.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계정계 신청•심사 영역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Stoney, Day 입니다.

잠깐! 은행에서 말하는 수신과 여신, 무슨 차이일까요?

수신 (Juniel, Olga)
: 고객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모든 업무. ‘자산을 관리하는 기능’을 담당해요.
ex. 일반 예금, 모임통장, 최애 적금

여신 (Day, Stoney)
: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모든 업무.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을 맡아요.
ex. 비상금 대출, 신용대출 갈아타기

K: 어문학부터 자연과학까지, 네 분의 대학시절 전공이 매우 다양해요. 코어뱅킹 개발로 진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Juniel. (수신코어개발)

사실 처음부터 금융권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대학 시절에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하다가 컴퓨터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어서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했어요.

금융회사였던 첫 직장에서는 지금처럼 수신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보증, 리스크,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었어요. 그러다 보니 금융의 핵심인 코어뱅킹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Olga. (수신코어개발)

저는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어요. 당시에는 전공을 살려 반도체 산업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4학년 무렵 Python을 활용한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IT 직군에 대한 진로를 본격적으로 탐색하게 되었어요.

금융그룹의 IT 자회사에서 *S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처음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고객 계정계 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코어뱅킹 시스템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SI(System Integration) 프로젝트: 기업이나 기관의 요청에 맞춰 시스템을 설계·개발·구축하는 외주 형태의 프로젝트

Day. (여신코어개발)

저도 개발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고등학교 때 개발을 공부했어서, 대학교에서는 다른 흥미 분야를 배워보고 싶어 금융투자학과를 선택했죠. 전공으로 수강했던 회계 강의들이 코어뱅킹에서 계정처리, 회계 처리할 때 그대로 쓰여서 아직까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원래는 앱 개발에 관심이 있었는데, 전 직장에서 여신 코어뱅킹 개발 업무를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어요. 복잡한 도메인을 이해하고 개발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많은 사람들이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된다는 뿌듯함을 느끼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Stoney. (여신코어개발)

저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대학생 때는 막연히 제일 좋아하던 게임 분야로의 취업을 꿈꿨어요. 졸업작품으로도 Unity 엔진과 C# 언어로 ‘지진 대피 시뮬레이션 VR 게임’을 만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졸업작품을 준비하면서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었어요. (웃음)

이후 우연히 증권사에서 MTS 개발로 첫 인턴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저축은행에 신입행원으로 입사해 여신 코어뱅킹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MTS(Mobile Trading System): 주식·펀드 등 금융상품을 스마트폰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증권사 앱/시스템

Section 2. 코어뱅킹 개발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K: 이제 본격적으로 코어뱅킹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전에, ‘코어뱅킹’, ‘계정계’와 같은 단어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코어뱅킹(계정계)과 금융 시스템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All. 코어뱅킹, 즉 계정계는 말 그대로 은행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이에요.

은행을 하나의 공장으로 본다면, 코어뱅킹은 여러 금융상품을 통해 실제 거래를 만들어내는 생산라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고객 정보와 계좌(계정) 정보를 관리하고, 예금이나 이체 거래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은행의 중심 시스템이죠.

은행의 금융 시스템은 계정계(코어뱅킹)를 포함해 총 네 가지로 나뉘어요. 각 시스템은 역할이 다르지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은행 서비스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협력하고 있어요.

계정계(코어뱅킹): 고객의 예금·대출·이체 등 실제로 돈이 움직이는 모든 과정을 처리

채널계: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앱·인터넷뱅킹 등의 접점 서비스를 제공

정보계: 거래 데이터를 모아 분석, 보고, 리스크 관리 등에 활용

대외계: 은행 내부 시스템과 외부 기관(타 은행·정부기관 등)을 연결하는 중개 역할

고객이 앱에서 ‘이체하기’를 누르는 순간, 거래가 정확히 처리되고 그 결과가 화면에 나타나기까지 이 네 가지 시스템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함께 작동해요. 이 구조 속에서 코어뱅킹은 거래의 신뢰성을 지탱하는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K: 설명을 들으니 코어뱅킹이 은행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지 느껴져요. 코어뱅킹 개발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Juniel. (수신코어개발)

대부분의 개발자들과 마찬가지로, 코어뱅킹 개발자의 주 업무는 기존 시스템 운영과 프로젝트 개발이에요.

운영 업무에서는 실제 서비스 중 발생하는 이슈를 점검하거나 거래 오류를 분석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도록 관리하고, 프로젝트 개발에서는 새로운 금융 상품과 기능을 개발하거나 요건에 따라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을 해요.

실제 돈이 오가는 핵심 거래를 다루는 만큼, 정확성과 안정성을 항상 최우선으로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K: 그렇다면 코어뱅킹 개발자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Olga. (수신코어개발)

저는 오전 중 수행된 *배치 작업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하루 루틴을 시작하고 있어요. 만약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 팀 내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과 공유하고, 유관 담당자와 점검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배포를 앞둔 경우에는 테스트케이스를 점검하고, 예기치 못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동료에게 코드 리뷰를 요청하여 개선사항에 대해 고민해 보기도 해요.

전날 퇴근 전 기록해 둔 과제 진척도나 이슈 사항을 복기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세워 개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치(batch) 작업: 특정 시간에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정된 정기 작업

ex. 매일 새벽 3시에 이자 계산을 하는 프로그램 등

Stoney. (여신코어개발)

카카오뱅크의 여신 상품은 대체로 06시부터 23시까지 운영되고 있어서, 특이사항이 없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해요. 문제점이 있을 경우 유관부서의 담당자분들과 논의하여 개선점을 찾으며 유지 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 프로젝트의 개발 업무를 진행하는데요. 카카오뱅크 여신 상품에는 대외기관 연계가 필요한 보증 상품이 많다 보니 대외계 담당자분들과 협업하는 일이 많아요.

K: 일반적인 서버 개발과 코어뱅킹 개발은 어떻게 다른가요?

Juniel. (수신코어개발)

일반적인 서버 개발이 서비스의 편의성과 확장성에 초점을 둔다면, 코어뱅킹 개발은 거래의 정확성과 무결성을 보장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요.

단 한 건의 거래 오류가 고객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변경과 배포는 엄격한 검증 절차와 보안 규정을 거칩니다.

K: 코어뱅킹 개발만의 매력이 궁금해요. 여러분이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Juniel. (수신코어개발)

제가 만든 시스템 위에서 수많은 고객의 거래가 문제없이 흘러갈 때 느끼는 만족감이 정말 커요.

또 새로 오픈한 상품에 많은 고객이 가입하고, 좋은 반응을 보일 때 “내가 만든 코드가 사람들의 금융 생활 속에 쓰이고 있구나” 하고 실감이 나요.

코어뱅킹은 눈에 띄는 서비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득하게 쌓이는 보람이 있어요. 꾸준히 몰입하게 되는 슴슴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죠.

Stoney. (여신코어개발)

코어뱅킹 개발은 은행 IT 직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분야예요. 단순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넘어 ‘돈이 실제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죠.

때문에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금융 비즈니스 구조를 이해하게 되는데, 기술적인 성장뿐 아니라 금융 도메인 전문성도 갖출 수 있어요. 기술과 금융, 두 영역에서 동시에 성장할 수 있죠.

Day. (여신코어개발)

업무 내용이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에요. 실제로 대출을 받게 될 때 진행되는 프로세스나 한도나 금리가 산출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주변에도,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어요.

또 저는 원래도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제가 담보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부동산 시세나 감정 데이터를 다루면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제 개인적인 흥미와 일이 맞물리는 것도 일을 계속하게 되는 동력 중 하나예요.

K: 여러분의 손에서 탄생한 상품과 서비스도 궁금해지는데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Olga. (수신코어개발)

저는 개인사업자 보증서 대출 상품 출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카카오뱅크에서 기업 대상의 한도 대출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하는 전환점이었는데요, 대출 상품의 전 주기를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한도 대출은 일반 대출 상품과 달리, 여신뿐 아니라 수신 코어 시스템에서도 일부 기능을 담당해요. 이자의 산출 방식, 회계 결산 처리 방식 등 중요한 프로세스를 집중도 있게 분석하고 구현해야 했기에 제게는 도전적인 과제였어요.

최근에는 만기 도래에 따른 연장 프로세스의 정의, 사후 관리 채권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 등 후속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힘쓰고 있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상품을 개발할 때 제도적 이해와 실무적인 판단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을 체감했고,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