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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Plus Mar 17. 2023

구성원이 기업문화에 이렇게나 진심이라고요?

기업문화의 A to Z를 다루는 문화 담당자

Intro


카카오뱅크 구성원은 어떻게 일하며 성과를 내고 있을까? 문화는 어떻게 전달되고 유지되고 있을까? 우리의 성공 방정식인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담당자의 이야기를 엮어 '카카오뱅크 문화 시리즈'로 펴냅니다. 




Interviewee

▪️ Eddie : 미국 와인을 좋아하는 씨티 보이 에디입니다. 


Interviewer

▪️ Chloe : 호기심과 자유로움을 늘 마음에 품고 사는 기록 중독자 클로이입니다.



씨티 보이답게 '서울'이라는 글귀가 적힌 후디를 입고 온 에디



Chloe.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Eddie. 기업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에디입니다. 카카오뱅크에 온 지 1년 반 정도 되었고, 그전에는 두 개의 회사에 다녔던 경험이 있어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저의 경력을 돌아보니 전체 기간 중 절반은 기업문화 업무를 했고, 나머지 반은 전략 업무를 했었더라고요. 


Chloe. 문화 업무와 전략 업무를 모두 경험하셨군요. 


Eddie. 네. 기업문화 업무로 시작해서 전략을 거쳐 다시 문화 업무를 하고 있는 거죠. 지금 와서 돌아보니 두 업무에 유사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우선 전사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비슷했고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업무적 특성이 있기도 했네요.

 

  

 

# 기업문화란


Chloe. 본격적인 일 이야기에 앞서 '기업문화'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인사 담당자는 물론 구성원도 기업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요즘인데요. 문화의 특성이 그러하듯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문화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는 에디는 기업문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Eddie. 어떠한 형태든 조직이 생기면 그 안에 소속된 사람들 사이에 교류와 학습이 일어나며 공통의 지향점이 형성되기 시작해요. 그렇게 기업 구성원이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지향점이나 일하는 방식을 기업문화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문화이기 때문에 회사가 어떤 산업에 속해 있는지, 어떤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형성된답니다. 가끔 기업문화는 고정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요. 기업문화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이 달라질 경우 유기적으로 변화하기도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Chloe. 그렇다면 기업문화 담당자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각 회사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겠지만 에디가 카카오뱅크에서 하고 있는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ddie. 저는 기업문화와 관련된 일을 폭넓게 하고 있는데요. 문화를 정립하고 제도에 연계하는 것, 문화를 진단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조직 개발을 하는 것 등 기업문화의 A to Z를 다루고 있답니다. 여러 문화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운영까지 맡고 있고요. 그리고 컬처팀을 리드하면서 영입, 리더십, 교육 등의 업무에 문화 코드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Chloe. 문화 프로그램, 진단 등 여러 활동을 하며 카카오뱅크 구성원이 기업문화를 대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을 것 같아요. 카카오뱅크에서 기업문화는 어떤 의미이며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Eddie. 제가 카카오뱅크에 와서 놀랐던 건 문화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점이었어요. 카카오뱅크 구성원은 우리가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문화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문화가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적 자산을 긍정하고 어떻게 지켜나갈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컬처톡(기업문화에 대해 구성원과 문화 담당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나 컬처 서베이,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카카오뱅크의 문화적 자산이 사라지거나 희석되는 것을 염려하는 분을 많이 만나거든요.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건강한 염려를 하는 구성원이 많아 문화 담당자로서 참 든든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Chloe. 정리해 보면 카카오뱅크가 2천만 고객의 사랑을 받게 되기까지 기업문화가 큰 역할을 했고, 그래서 구성원이 기업문화를 지키고 싶어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Eddie. 맞아요. 카카오뱅크 구성원은 문화가 성공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에요. 카카오뱅크를 런칭할 때부터 우리의 문화적 자산과 일하는 방식에 따라 협업을 했고, 그 협업을 통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는 거죠. 그러니 확신이 있어요. 우리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통해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고객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인과 관계에 대한 믿음이요.


저는 기업문화가 어려운 이유를 경험을 통해 문화를 확신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회사는 기업의 문화를 말과 글로 전달하고 있죠. 그러니 잘 와닿지 않고 공감하기 어렵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구성원이 문화적인 코드를 바탕으로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카카오뱅크는 이미 그런 경험들이 축적되어 단단하게 쌓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업문화 프로젝트


Chloe. 기업문화 담당자로 입사하자마자 진행하셨던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어요. 카카오뱅크의 문화를 재점검하는 작업을 진행하셨죠.


Eddie. 그 당시에는 일단 저부터 '나는 카카오뱅크의 문화 담당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정의하고 확신을 갖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생각해 보니 제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 입사자였으니까, 외부인의 시선으로 카카오뱅크의 기업문화를 분석하고 전체적인 방향성을 살펴보면 좋겠더라고요. 곧바로 공유된 헤리티지 자료를 살펴보면서 히스토리 파악과 현황 분석을 했고, 100명의 구성원과 1:1로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떠는 컬처톡을 진행했어요.


Chloe. 와, 100명이요.


Eddie. 사실 100명까지 만날 생각은 없었는데 (웃음) 구성원 분들이 너무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도 욕심이 났어요. 한 시간을 꽉꽉 채우다 못해 정해진 시간을 넘는 분도 많았고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힘든 일이라 지치지도 했지만 카뱅인 분들이 워낙 스위트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가장 놀랐던 건 인터뷰이 모두가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등장했다는 사실인데요. 여러분,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에요! 왜냐면 많은 회사에서 기업문화를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최우선 순위로 고려되진 않거든요. 시간 맞춰 컬처톡 인터뷰에 참여하시는 걸 보고 카카오뱅크 구성원은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처음 캐치한 것 같아요. 인터뷰 말미에는 이런 이야기를 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신 분들도 계셔서 큰 감동을 받았답니다.



Chloe.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힘들지만, 설계하고 분석하는 과정도 험난했을 것 같은데요.


Eddie. 맞아요. 인터뷰를 준비하다 보면 가끔 '그물을 짜는 듯한 작업이다'라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만들어야 하다 보니 직선적인 질문보다 우회적인 질문을 사용하고요. 질문 사이에 인과가 있어야 하고, 하나의 사실을 검증하기 위해 여러 질문을 던지기도 한답니다.


100명과의 인터뷰로 문화 분석이 끝나는 게 아니죠. 비로소 가설을 세웠을 뿐이에요. 이후에 컬처 서베이, 전사 공유세션, 헤리지티 분석 자료 등을 통해 검증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분석하고 또다시 검증하는 작업을 반복한답니다. 전사 공유세션에는 그 당시 재직인원의 70%에 가까운 구성원이 온라인 라이브 세션에 참여해 주셨고, 저에게 직접 피드백을 준 분도 많았어요. 감사한 일이죠.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면 할수록 수용성이 더 좋기 때문에, 문화 재점검 과정을 더 자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이 작업을 토대로 그동안 카카오뱅크가 가지고 있던 네 가지 가치(수평, 공유, 존중, 혁신)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조금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와 서베이 과정에서 핵심 가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대다수의 구성원이 언급했던 일하는 방식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죠. 이러한 점과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치를 반영해 '시즌 2 일하는 방식'으로 개편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시즌 2 일하는 방식  

    우리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정합니다.  

    우리는 업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기주도적으로 일합니다.  

    우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 앞에 '되는 방법'을 먼저 찾습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소신있게 의견을 말합니다.  

    우리는 일하는 과정을 공유하며 서로의 성장을 돕습니다.  

    우리는 다름을 존중하되 결정된 사항은 믿고 헌신합니다.  

    우리는 성찰과 회고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갑니다.



Chloe. 구성원의 수가 많아졌고 비즈니스 상황도 바뀐 만큼, 적절한 시기에 기업문화에 대한 재정의가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Eddie. 네, 타이밍이 좋았죠. 그다음 초점을 맞춘 것은 제도에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었어요. 구성원은 카카오뱅크에 입사를 해서 퇴사하는 순간까지 여러 제도를 통해 문화를 경험하게 되어요. 만약 제도와 문화가 얼라인되지 않았다면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그저 액자 속의 이야기, 인사팀에서나 하는 이야기로 생각해 버리죠. 그래서 곧바로 영입, 동료 평가, 팀 운영에 활용되는 Culture Fit 기준을 하나로 통일시켰고 리더십과 성장, 보상의 영역에도 일하는 방식이 녹아들 수 있도록 인사팀 내 여러 부문과 조율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Chloe. 뭔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문화 정립과 제도 반영, 그다음 스텝은 무엇이었을까요?

 

 

 

# 기업문화 프로그램


Eddie. 제도 연계도 중요하지만,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코로나의 비대면 상황도 겪었고 조직의 규모도 커진 만큼 팀빌딩에 대한 니즈가 곳곳에서 발견되었고요. 그래서 팀과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블렌딩' 프로그램을 런칭했습니다.


블렌딩의 가장 큰 장점은 맞춤화 과정이라는 것인데요. 팀에서 자발적으로 신청을 하면 제가 사전 미팅을 진행하고, 팀의 이슈를 확인해 프로그램의 최적화를 진행해요. 지금 겨울학기까지 진행이 됐는데 빠른 마감과 높은 만족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답니다. 아마 기획된 프로그램을 동일하게 운영하기보다 '현시점에 구성원에게 필요한 게 뭐지?', '그 팀에 필요한 게 뭐지?'를 확인하고 반영하는 작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구성원의 니즈와 맞지 않으면 효용이 없잖아요. 이런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카카오뱅크 문화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Chloe. 구성원의 니즈에 대해 생각해 보니, 문득 일하는 방식에 대한 프로그램을 가장 원하는 사람은 신규 입사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니까요.


Eddie. 네, 맞아요. 그 관점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 '100일Ssup'이에요. 백일썹은 입사 첫날 'Camp Yellow'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알게 된 후 약 100일 동안 경험한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카카오뱅크의 문화에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 신규 입사자 분들의 만족도가 높고, 백일썹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문화에 대한 신규 입사자의 생각을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어요. 실제로 카카오뱅크에 입사하게 된 이유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문화인데요. 이를 잘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카카오뱅크 모든 구성원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Chloe. 팀 빌딩부터 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까지, 문화 프로그램의 영역이 굉장히 넓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문화 프로그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내 행사나 이벤트를 먼저 소개해주실 줄 알았거든요. 


Eddie. 물론 카카오뱅크도 사내 이벤트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단순히 재미를 위해 진행한다기보다는 리추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어요. 매년 진행되는 서비스 오픈 N주년 행사와 송년회를 제외하고도 작년에는 오피스 이전 행사와 2천만 고객 돌파 행사도 있어서 특히 바빴어요. 컬처팀에서 한 땀 한 땀 준비를 해서 진행했는데, 힘들긴 하지만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경험을 만드는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기획부터 운영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습니다. '구성원이 이 시점에 어떤 감정을 느끼면 좋을까?'로부터 시작해서, 공동의 기억을 통해 자연스럽게 팀쉽이 생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Chloe. 요즘 문화 담당자로서 하고 있는 에디의 고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ddie. 카카오뱅크가 성장하는 회사이다 보니 긴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약간 아이러니하죠? 기업문화는 회사가 성장할 때 망가질 가능성이 높아요. 아무래도 비즈니스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빠르게 되기 때문이죠. 회사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지켜가면서 성장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문화 담당자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밤에 잠이 안 오기도 합니다. (웃음) 앞으로 회사의 규모가 더 커지고 구성원이 많아지면 문화가 희석되거나 조직별로 문화 경험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변화를 감지하고 관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네요.



Chloe.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Eddie. 여러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카카오뱅크 구성원은 '문화'와 '동료'에 만족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해요. 문화 담당자가 잘해서 혹은 일하는 방식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구성원이 그만큼 문화와 동료에 진심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짜 살아있는 문화인 거죠. 저는 이게 카카오뱅크의 엄청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이런 회사에서 같이 일해보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꼭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사심 듬뿍 담긴 말로 마무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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