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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aomakers Sep 23. 2019

음식물쓰레기, 100% 자연 분해 물질에서 답을 찾다.

담은 채 그대로 버리는 음식물쓰레기봉투 브랜드 | 쓰봉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뉴질랜드에서 8년 만에 귀국했을 때,
아직도 음식물쓰레기봉투를
따로 버린다는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짜증도 많이 났죠.




한일 월드컵으로 뜨겁던 2002년, 이문희 쓰봉 대표는 뉴질랜드로 떠났습니다.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8년간 농산물 무역 딜러로 활동했습니다. 2010년 귀국한 이 대표는 눈에 띄게 발전한 한국에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변하지 않은 한 가지 사실에 실망했다고 합니다. 여전히 번거롭고 비위생적인 음식물쓰레기 처리법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함께 버렸습니다. 당장은 편하지만 환경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죠. 그러나 음식물쓰레기와 비닐봉지를 따로 버리는 한국의 방식도 완전하지는 않았습니다. 매번 손에 묻는 데다 결국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늘어나니까요.


귀국 후에도 일반 공산품이 아닌 국내 농산물 거래를 담당한 탓에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이 대표를 따라다니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일반 가정보다 훨씬 많은 양의 농산물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면서 이 대표는 생각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왜 8년 동안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한국에 돌아온 지 7년째, 버려지는 농산물을 매일 목격하던 이 대표는 ‘봉투째 버리는 음식물쓰레기’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로 결심합니다.




100%가 아니면 의미 없다.


25년이 넘은 환경법 상,
화학 성분이 소량 섞여 있어도
테스트를  통과하면 친환경 인증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2L 생수에 파리 한 마리 빠져 있는 건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요?



2017년,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돌입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음식물과 닮은 소재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대로 버리려면 음식처럼 자연에서 모두 분해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환경법 상 100% 자연 소재가 아니어도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이 대표는 고집스럽게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바로 소시지와 순대를 감싸고 있는 껍질이었습니다. 


소재라는 큰 문제가 해결됐지만 ‘봉투’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콜라겐이 주성분인 만큼 열접착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1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식물성 셀룰로오스 함량을 조절해 융점을 확인하는 특허 기술을 개발해냈습니다. 2018년, 그렇게 100% 자연 분해되는 음식물쓰레기봉투 ‘쓰봉’이 출시됩니다. 




아무리 좋아도 쓰기 편해야 

처음엔 생분해성 봉투,
봉투째 버리는 방식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제품의 가치만큼이나,
그 가치를 쉽게 누릴 수 있어야겠더라고요.


이 대표는 쓰봉 출시에 성공했다고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보관과 사용 편의를 위해 패키지 디자인을 직사각형으로 바꿨습니다. 밀봉이 쉽도록 손잡이도 추가했습니다. 쓰봉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면에 기능에 대한 설명도 새겼습니다. 날카롭거나 뾰족한 절단면에 봉투가 찢어지지 않도록 내구성도 높였습니다.



쓰봉은 계속 발전 중입니다. 기존에는 용량이 3.5L 하나밖에 없었지만, 1.5L와 5L 용량을 추가했습니다. 1인가구부터 대가족까지 모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싱크대 거름망에 설치하는 ‘애기 쓰봉’도 추가로 출시했습니다. 열에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열에 강한 옥수수 원료로 제작한 게 특징입니다. 작지만 강한 ‘애기 쓰봉’은 100℃ 내열 테스트와 17kg의 인장력 테스트도 통과했습니다. 틈틈이 고객들의 후기를 찾아 읽는다는 이 대표. 고객 의견이 쓰봉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이라고 합니다.




스타벅스도 주목한 쓰봉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쓰봉이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쓰봉의 가치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캐나다 소재의 스타벅스 에이전트(스타벅스와 다른 것?)와 일본의 대형 할인마트인 돈키호테가 쓰봉에 샘플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6월 진행된 ‘2019년 대한민국 마케팅 페어’에서는 ‘히든스타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탐내지만 단 5개 업체만 거머쥘 수 있는 타이틀이죠. 청주시, 오산시, 부산시 해운대구 등 지자체에서도 쓰봉 활용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또 내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친환경 캠페인에 쓰봉을 활용하고 싶다는 제안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까다롭다는 유럽 인증도 추가로 획득했습니다. 이 대표는 쓰봉이 개인의 편리함을 넘어 국가적, 지구적 차원에서 환경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매일의 습관이 내일의 환경을


일회용 비닐 대신
생분해성 자연 소재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플라스틱과 비닐은 저렴한 값과 편의성에 오랫동안 애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며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회용 비닐의 자연 분해에 길게는 100년 이상이 걸려 사용 후 처리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불에 타면 다이옥신과 퓨란 등 발암물질을 뿜어내 소각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 바다거북의 사체에서 썩지 않은 비닐 등이 발견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쓰봉이 개인의 편리함을 넘어 국가적, 지구적 차원에서 환경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일회용 비닐을 생분해성 자연 소재로 대체한다면 환경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100% 자연 소재 롤백과 비닐장갑 개발에 착수한 이유입니다. 개인의 사소한 선택이, 매일의 습관이 내일의 환경을 만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아니라 팬이 있는 브랜드

아마 쓰봉과 비슷한
생분해성 음식물쓰레기봉투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겁니다.
그럼에도 쓰봉이라는
저희 브랜드의 가치는 여전하길 바랍니다.



카카오메이커스 고객 후기 중에서 “이거 너무 좋다. 만든 사람 상 줘야 된다.”는 글이 늘 감사하다는 이 대표. 어쩌면 쓰봉 1년 간의 여정 동안 받았던 상과 사랑이 모두 그런 후기들 덕분이 아니겠냐며 웃습니다.

이 대표는 고객이 아니라 팬을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내일 당장 사라진다면 슬퍼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음식물쓰레기봉투 몇 장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생활의 편리함과 환경적 가치를 전달하는 회사라고 말합니다.


세월이 흘러 생분해성 자연 소재 봉투가 당연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이 대표. 그때쯤이면 쓰봉이 담아낸 음식물쓰레기는 얼마나 많을까요. 또 우리가 쓰봉을 사용하며 지켜온 환경은 얼마나 다행스러울까요.






자연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어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생활용품, 

쓰봉이 브랜드홈 바로가기

https://makers.kakao.com/brand/41486?f=b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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