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Partners with Kakao 2편
2020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에 소개된 카카오모빌리티 기사 2편을 소개합니다.
본 내용은 "파트너스 위드 카카오" 브런치 채널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https://brunch.co.kr/@partnerswkakao/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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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행 30년차인 강희석 크루가 중형택시에서 대형 승합택시인 카카오 T 벤티로 갈아탄 지 1년을 맞이했다. 그가 벤티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택시 산업은 수요와 공급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왔다. 모바일 서비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신사업이 등장하고 있는 현재, 택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 가운데 강희석 크루는 택시 산업의 중심축이 점점 소비자로 옮겨지고 있는 것을 체감했다. “뚜렷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3~4년 전부터 많이 느꼈습니다. 그새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제도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집콕 생활 등으로 사람들의 이동량도 줄었다. 공급자는 일정한데 점점 수요가 적어지는 상황이다. 이럴 때 필요한 ‘한 끗’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미래의 택시는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특별한 승차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비전과도 일맥상통한다. 비교적 발전이 더딘 산업으로 꼽히는 택시 산업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통해 조금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자에게는 보다 나은 편의를, 택시 산업 종사자에게는 일의 지속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이로운 일 아닐까.
카카오 T 벤티는 2019년 12월 서울 지역에 첫 선을 보인 대형 승합택시 서비스다. 스타렉스, 카니발 등 11인승 승합차와 9인승 승용차에 친근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입혔다. 카카오 T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으며, 목적지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배차된다. 별도의 서비스 교육을 이수한 크루를 통해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요금은 중형택시 요금보다 200원 비싼 4000원이고, 호출 수요, 실시간 교통상황에 따라 운임이 달라지는 탄력요금제다.
패러다임이 견고한 산업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이해와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수개월에 거쳐 택시면허권 및 차량 확보, 서울시와의 요금 합의 등을 이뤄내며 벤티가 플랫폼 업체와 택시업계가 상생한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벤티는 현재 서울에서 약 500여대가 움직이고 있으며 이용자 수요 등을 고려해 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벤티를 시작하시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1992년 9월부터 택시 영업을 해 이제 30년차가 됐습니다. 그런데 세간에 택시에 대한 좋은 이야기보다 안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어떤 뚜렷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3~4년 전부터 많이 느꼈습니다. 그새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제도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죠.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살아나갈 수 없다는 것을 저를 비롯한 구성원들이 깨달은 거죠. 하지만 오래 몸담아왔던 것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카카오모빌리티와 개인택시조합이 협의를 했죠. 조합 차원에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업계 특성상 개인이 선뜻 합류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조합에서 보낸 메시지를 보고, 2019년 11월 초 벤티 사업설명회에 참여했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벤티 크루가 되기 위한 조건이 있을까요?
벤티는 고급택시에 속해요. 고급택시 면허 기준이 5년 이상 개인택시 운행 경력에 최근 5년 동안 무사고여야 하며, 1년 동안 행정처분(승차거부, 부당요금, 도중하차)이 있으면 안됩니다. 검증된 인력이죠. 그런데 벤티가 규모 면에서 더 성장하려면 자격을 다소 완화하면 좋을 것 같아요.
벤티는 크루가 되기 전 입문 교육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내용들이 적용되고 있나요?
서비스 매너, 플랫폼 사용법 등의 교육을 하루 8시간씩 이틀에 걸쳐 16시간 이수했습니다. 교육 내용 중 “반갑습니다”라는 인사가 인상 깊었어요. “어서오세요”보다 더 친밀해지는 인사인 것 같아 계속 유지하고 있죠. 라디오도 기사 취향의 시사 프로그램 대신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틀고, 볼륨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라고 권고합니다. 잦은 환기로 냄새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 동안 택시는 잠깐 타고 내리는 것이라는 인식에 냄새에도 무딘 편이었는데, 지금 소비자들에게는 민감한 요소거든요.
단순히 서비스 개선만을 목표로 한다면 중형택시에서도 가능할 것 같아요. 벤티만이 가진 강점이 궁금합니다.
일단 차의 종류와 크기가 달라졌죠. 소득이 높아지면 큰 차를 타고 싶은 욕구가 생기잖아요. 이건 자가용뿐만 아니라 택시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지불 능력이 있다면 비행기도 비즈니스석,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처럼요. 벤티는 비행기로 치면 일등석이죠. 공간이 넓어 다리도 쭉 뻗을 수 있어 편하고, 서비스도 좋으니까요. 그리고 호텔 로비 등 고급 서비스에서 문을 열어주는 것처럼 자동문으로 승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죠. 그리고 자동배차 시스템으로 거리나 목적지 상관 없이 배차를 받을 수 있어요. 기존에는 손님이 콜을 했을 때 가장 배차 받기 어려운 조건이 근거리였다고 해요. 카카오 T 블루와 벤티가 생기면서 근거리 배차율이 35%까지 높아졌다고 하더라고요. 벤티 서비스 후 손님이 원할 때 택시를 바로 탈 수 있는 것이 택시 서비스의 근본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죠.
또 벤티를 운행하며 만족스러운 시스템이 있으신가요?
이미 카카오 T 앱이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다른 앱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 T 앱으로 호출에서 탑승 후 결제까지 가능한데, 자동결제 시스템은 손님들도 좋지만 크루들도 만족하는 부분이에요. 손님들이 예상요금을 알고 있으니, 중형택시 운행할 때 종종 경험했던 결제와 관련된 트러블이 전혀 없어요. 또 미터기에서 “안전벨트를 해주세요” 등 멘트가 자동으로 나오죠. 요즘에는 미터기 종료 시 “방역을 해주세요”라는 멘트가 나와요. 하차하는 손님들에게도 ‘벤티는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다시금 안심하고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벤티의 크루이자 열렬한 팬이신 것 같네요. 혹시 벤티 시작 후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사실 ‘승차거부 없는 택시’라는 벤티의 강점이 운행하는 입장에서는 가끔 힘든 점이 되기도 하죠. 집이 시흥인데, 퇴근 시간에 수도권 북동쪽으로 가야 하는 콜이 잡히면 먼 길을 다녀와야 하거든요. 퇴근 시간만이라도 동서남북 방향을 설정해 콜을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예외를 두면 ‘자동 배차’라는 벤티의 룰이 깨져야 하더라고요. 앞으로 벤티 수가 많아지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여러모로 대형 차량과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그렇고 3개월 정도 지나니 편해졌다는 분들이 많아요.
운행 패턴도 궁금합니다. 어느 시간대, 어느 지역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시나요?
아직은 수요가 강남, 서초, 이태원, 홍대 등 서울 도심에서 수요가 많아요. 시간은 사람의 흐름하고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출근 시간과 밤 10시 정도부터 차가 끊기는 시간에 많이 몰리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시간이 앞당겨져 밤 9시부터 호출 건수가 많아요.
벤티를 이용하신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실제 타는 분들 중에는 어르신부터 몸이 불편한 분들까지 교통약자가 많은 편이에요. 짐도 꺼내드리고, 부축도 해드리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어요. 택시를 운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미안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거든요. ‘가까운 거리라서’, ‘사람이 많아서’, ‘짐이 많아서’, ‘타고 내릴 때 부축이 필요해서’, ‘카드로 결제해서’ 미안해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벤티는 딱 그런 부분을 소화하기 위한 택시잖아요. 모두 벤티의 존재 이유더군요.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죠. 손님들의 눈빛이 달라요. 그 눈빛에 보람을 느끼죠.
한결 같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혹시 장치가 있을까요?
제도적으로는 위반사항에 따라 ‘콜 멈춤’, ‘이용 정지’ 등의 페널티가 있어요.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대면으로는 전혀 불만사항이 없으셨는데,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더러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되돌아보는 습관이 생기더라고요. SNS 글 하나가 큰 타격을 미치는 세상이기 때문에 고객의 불만족스러운 경험 한 번이 벤티와 크루의 노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어요.
그래서 크루들끼리도 이슈가 있으면 의견을 나누며 독려하는 편이죠. 벤티의 발전이 각 개인에게도 살 길이거든요. 일단 여기 모인 크루들은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을 하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소통이 수월한 편이에요. 현재 벤티 가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좀더 원활한 소통 방법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지부별로 의견을 나누려고 해요.
벤티로 달라진 생활 패턴이나 변화가 있을까요?
중형택시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쉬어야 하는 부제가 있는데, 카카오 T 블랙, 모범 등 고급택시와 벤티 등 대형택시, 전기택시는 부제가 없습니다. 중형택시는 한 달에 20일 근무인데, 벤티는 그 이상 일할 수 있죠. 경조사, 모임, 휴가 등에 맞춰 휴일을 조율해도 원하는 근무 일수를 충분히 채울 수 있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대형차량을 운전하는 것이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시야가 높아져 지금은 오히려 편합니다. 또 길에서 다른 택시와 경쟁을 하며 손님을 찾다 보면 굉장히 피곤하거든요. 호출로만 운행하니 시간 대비 피로도가 덜해요.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집에서나 지인을 만나서의 태도도 더 여유로워졌죠.
운행 후 가족들도 만족스러우시겠어요.
사실 벤티를 시작하기 전에 아내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길에 나가면 금방 잡을 수 있는 게 택시라고 생각해 호출에만 의존하는 것이 불안했던 거죠. 반면 20대인 딸들은 요즘 사람들은 눈 앞에 택시가 있어도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추천했어요. 라이언 인형을 갖다 놓으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도 해주었고요. 물론 벤티 시작 후에는 아내도 통장을 보고 걱정을 한시름 놓았죠. 중형택시는 이틀 일하고 하루 걸러 수입이 들어오는데, 지금은 계속 들어오니 만족하더라고요.
수입이 어느 정도 늘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코로나19로 쉽지는 않으셨을 텐데요.
2019년 11월까지 1년 동안 번 중형택시 수입과 2019년 12월부터 최근 1년 동안 벤티를 운행한 수입을 비교하니, 20% 정도 수익이 높아졌습니다. 가스충전소에서 코로나19로 가스 판매량이 30% 정도 감소했다고 하니, 중형택시 수입도 짐작할 수 있죠. 수입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지금도 중형택시를 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에 비해 30~40% 정도는 늘지 않았을까요? 저보다 더 긴 시간 자주 운행한 크루들의 수입은 더 높을 거예요. 공항에 특화된 대형택시여서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지금보다 10~20% 정도는 더 늘 것이라고 기대하고요. 그리고 작년 7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영세 사업자를 위한 간이과세 적용 기준을 연 매출 4천800만 원에서 8천만 원으로 상향했어요. 중형택시 때보다 가스비, 보험료 등 비용이 더 높아졌는데, 세제 혜택 덕분에 보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택시 기사분들에게 벤티를 추천하시나요?
그럼요. 충전소나 기사식당에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궁금해하는 분들께는 수입도 공개할 정도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먹구구가 아닌 데이터로 움직이잖아요. 처음에는 수도권에서 1천대 운행이 목표였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은 목표 대수에 제한을 없앴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지방 배차도 고려 중이라고 해요. 수입이나 만족도 면에서 다 긍정적인 지표가 나왔기 때문 아닐까요? 물론 크루마다 만족도는 합류 시기별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데이터 없이 도전한 것과 수입에 대한 기대를 품고 들어온 것에서 오는 편차가 있을 테니까요. 전 다만 초기부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기 때문에 조금 더 방향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수 있으니, 잘 홍보해야죠.
카카오모빌리티에 하고 싶은 말씀도 많으실 것 같아요.
우선 카카오모빌리티 내 벤티 매니저님들에게 감사하죠. 택시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크루들을 일일이 상대하시는 게 만만치 않으실 텐데, 정말 열심히 하세요. 처음 벤티 크루가 되고 급한 마음에 요구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매니저님들이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들도 데이터로 먼저 파악하고 대처하더라고요. 돌이켜 보니 벤티를 시작한 후 뒤로 간 적은 없어요. 항상 앞을 향해 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