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원 (Anne) 심사역의 집착투자 이야기 - 뉴닉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안혜원 심사역(앤) 입니다. ‘앤의 집착투자' 주제로, 고객에게 집착하는 패밀리 대표님들을 소개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카카오벤처스의 패밀리사 뉴닉을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뉴닉은 저에게 참 특별한 패밀리입니다.
저는 2019년도 카카오벤처스 인턴에 지원하면서 뉴닉을 알게 되었습니다. (TMI : 저는 카카오벤처스 인턴 출신입니다.) 2차 면접 대상자들은 투자하고 싶은 기업에 대한 투자심사보고서 과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Latte는 말이죠..)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회사가 뉴닉이었습니다.
처음엔 과제로 시작했지만, 뉴닉이란 회사를 더 깊게 알게 될 수록 너무 좋아졌습니다. 보고서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여기는 된다' 라며 주변에 신나게 어필하기까지 했으니까요. 뉴닉을 자랑할 생각에 2차 면접도 즐겁게 봤었고, 그 에너지를 알아보신 덕분에 최종 합격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뉴닉 덕에 저도 카카오벤처스에서 지금까지 일하게 되었네요.
19년도 첫 만남 이후, 정신아 대표님, 장원열 수석님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아 21년도에 뉴닉에 과제가 아니라 진짜로! 투자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뉴닉을 왜 그렇게 좋아할까요? 돌이켜보면, 고객에 집착하는 뉴닉이 참 좋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뉴닉에 투자 결정을 하게 된 계기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18년도의 뉴스 공급자들은 20대에게 너무나 공급자 중심적이었습니다. 쏟아지는 뉴스의 양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20대 독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딱딱한 말투와 팩트 위주의 기사는 재미있는 게 좋은 20대들에게 진입장벽을 더욱 높였고요. 실제로 19년도 대학생들의 뉴스 구독률은 15%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MZ들을 보고, 기성세대가 말했습니다. “20대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심각한 거 아닙니까?”
뉴닉은 MZ세대들이 뉴스를 읽지 않는 진짜 이유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답을 내놓죠.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뉴닉은 철저히 MZ의 관점에서 시사 콘텐츠를 재정의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1) MZ가 좋아할 만한, 혹은 알아야 하는 뉴스 3-4개만(큐레이션), 2) MZ가 원하는 톤앤매너로(힙, 재미, 진정성) 3) 쉽게 풀어냈죠.
하루하루 바쁜 MZ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지 4년차, 뉴닉은 40만명이 구독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얼핏 보기에 뉴닉의 서비스를 따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뉴닉과 비슷한 컨셉의 수많은 시사 뉴스레터들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22년에 이르러서도 뉴닉은 구독자 수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딜팀은 그 이유를 뉴닉의 특별한 DNA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스타트업러가 잘 아는, 또 제가 참 좋아하는 Y combinator의 유명한 명언이 또 하나 있습니다. "Do things that don’t scale”이죠.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지표 성장보단, 스케일업이 어려운 일에 집중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한 집씩 방문을 다녔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스케일업하기는 어렵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요. 하지만 감동받은 고객들이 해당 스타트업의 홍보대사가 되는 순간, 오가닉하게 Massive한 성장이 이뤄집니다.
뉴닉은 구독자(뉴니커)와의 관계 형성을 위해 "Things that don’t scale”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매일 천 건씩 쏟아지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일일이 읽고, 고슴이의 돌잔치를 열고, 겨울이 되면 고슴이의 롱패딩을 펀딩해줍니다. 팬싸인회까지 열고 뉴닉송을 만들었죠. 서비스 곳곳에서도 뉴닉스러운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그 어느 하나도 스케일러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을 주기엔 충분했죠. 40만 구독자까지의 오가닉한 성장은 바로 이 팬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팬덤은 곧 진입장벽과도 연결됩니다. 구독자가 고슴이와 끈끈하게 쌓은 관계는, 다른 후발주자들이 같은 스토리텔링으로 시작해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장벽이 되었습니다. 많은 뉴니커들이 “뉴닉이니까 본다.” 고 이야기하고 있지요.
그렇다고 스케일업이 어려운 일들만 하고 있다면, 어느 시점부턴 성장에 정체가 오기 쉽습니다. 프랜차이즈와 동네 제과명장 가게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스케일업은 시스템화, 매뉴얼화를 할 때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생산 시스템화를 어려워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런칭 초기부터 뉴닉은 콘텐츠 퀄리티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는 수십 개가 넘는 체크리스트(특:영업비밀) 을 상호 채점하고, 이를 통과해야지만 콘텐츠가 발행될 수 있습니다.
뉴닉은 콘텐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부분을 매뉴얼화했습니다. 빵집으로 치환하자면, 레시피를 만들고 있는 것이죠. 이슈 선정 기준표, 스토리텔링 구조, 심지어는 ‘웃긴 제목을 짓는 법'도 문서화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네요). 뉴닉은 이 시스템을 통해서 한정된 리소스만으로도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뉴스레터에서 앱으로 가야 할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사실, 뉴스레터 포맷은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1.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습니다: 이제는 여러분들의 메일함이 읽지 않는 뉴스레터로 넘쳐나고 있을 것입니다. 피로도가 옵니다.
2. 개인 맞춤 큐레이션이 어렵습니다: 구독자의 규모가 일정 이상 성장하면 모두의 취향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순간이 오는데, 뉴스레터에서는 개인 맞춤이 불가합니다.
3. 유저 데이터 확보의 문제: 스크롤 뎁스, 오픈율 이외에 유저에 대한 데이터를 얻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4. 일방향 미디어입니다. 피드백을 보내는 것을 제외하곤 유저의 인게이지먼트 액션에 한계가 있습니다.
뉴닉 팀도 일찍이 뉴스레터 포맷이 가진 한계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22년도 초에 ‘뉴닉 앱'을 런칭했습니다 (짝짝짝!). 출시 직후, 앱스토어 뉴스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출시 2개월차에 4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죠.
뉴닉은 앱으로 옮겨오면서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1. 매일 푸시알림을 통해 놓치지 않고 콘텐츠를 보게 해 줍니다.
2. 콘텐츠를 세부 주제로 나눠 개인 유저들의 소비 패턴에 맞춰 추천해줍니다.
3. 프리미엄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도 방금 질렀습니다)
4. 더욱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의응답 커뮤니티 ‘뉴문뉴답', 뉴닉 퀴즈.
뉴니커라면 당연히 사용해볼 만 하겠죠?
(네, 틈새 홍보 맞습니다..)
뉴닉은 내부에서 콘텐츠를 전량 생산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외부 필진도 생산에 참여시켜 더욱 큰 규모의 지식정보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쿼라나 즈후의 모델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저희는 뉴닉이 이 플레이를 잘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딜팀은 40만 뉴니커가 잠재적 콘텐츠 생산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뉴니커의 프로필 상,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진 유저들이 많았고, 이미 뉴닉의 스토리텔링 문법에 익숙하기 때문에 퀄리티 좋은 콘텐츠를 비용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보았죠. 실제 뉴닉 앱에서는 ‘뉴문뉴답’ 기능을 통해 뉴니커들이 서로의 질문에 답변해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Musical.ly의 창업자 Alex Zu는 “Education is a little bit against human nature.”라고 말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찾아보게 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보다, 읽으라 설득해야 하는 지식콘텐츠는 쉽지 않은 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MZ가 선호하는 포맷 역시도 웹툰, 영상, 팟캐스트 등으로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계속 새로운 것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다시, 이 모든 챌린지는 고객에게 집중하는 뉴닉 팀에 대한 믿음으로 귀결됩니다. 뉴닉은 늘 그래왔듯이, 그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답을 찾아나갈 것입니다. 뉴닉은 Why not? 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팀이고, 이를 처음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으며, 다시 새롭게 등장한 문제에 대한 답을 잘 알려줄 40만 뉴니커들이 있기 때문이죠.
지식정보 시장에서 다시 한번 혁신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뉴닉 팀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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