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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Feb 07. 2023

탐욕에 빠진 미국 의료계,
디지털 헬스케어의 방향은?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뉴스_20230207

폼페이에서 발굴된 저택 아트리움의 호화로운 모자이크 바닥에는 아이러니한 구호가 적혀 있습니다.

“Salve Lucrum 수익이여, 만세!” 자신이 얻은 수익에 경의를 표하는 문구를 모자이크로 새긴 것인데요. 어쩌면 이 문구는 오늘날 많은 의료 기관의 아트리움에서도 꽤나 어울리는 장식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 의료계에서 각자의 재정적인 이익을 차지하고자 하는 시도들에는 위험한 결과가 뒤따릅니다. 그리고 이 만연한 결과들로 결국 스스로의 목을 조르고 있죠. 제약회사, 보험사, 병원, 투자자, 의사 등 미국 의료계의 각 주체들은 그 누구도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를 비판하는 JAMA 논평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디지털헬스케어는 어떤 방향을 찾아가야 할까요?



1. 폭리를 취하는 제약회사들  

대중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의약품 비용에 이제 익숙합니다. 제약 회사들은 신약뿐만 아니라 다른 약품에도 아주 높은 수준의 가격을 부과하기 위해 의약품의 독점 소유권을 사용해 왔는데요. 그들은 미국 특허법의 허점을 이용합니다. 폭리를 취하는 제약회사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오래전부터 알려진 일부 의약품을 통제하고, 어떠한 제약도 없이 가격을 올립니다.


이러한 규제 실패로 인해 필수적인 바이오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신약에는 엄청난 가격표가 붙었고, 제약회사들은 이 약품들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갔습니다. 기본적인 의약품 연구 자금의 상당 부분이 정부로부터 나왔는데도 말이죠.



2.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A)의 실태  


오리지널 메디케어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보험이며,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A) 는 이것을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현재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보험사들 역시도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MA는 대형 보험 회사에서 단연코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가 되었죠.


MA는 기존의 메디케어 등록자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의료 체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설되었고 이후 MA는 전체 메디케어 수혜자의 50% 이상을 커버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오리지널 메디케어보다 메디케어 어드벤티지에서 수혜자당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보건 서비스 연구에 따르면, 기존 메디케어 이용자가 MA로 이동할 경우, 향후 8년 동안 6,0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지출이 예상됩니다. MA가 오리지널 메디케어보다 더 나은 치료와 결과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증거의 수준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3. 기만적인 대형 병원들  

병원 가격의 계교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병원들은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대규모 영업 손실을 겪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거대한 시스템은 수백억 달러를 은행에 투자한 양상으로 대차대조표에 나타납니다. 상위 37개 항암제의 병원 가격은 외래 진료실보다 개당 평균 86.2% 높았는데요. 부유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병원들은 그들 자신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본래 저소득층의 약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비영리 병원들이 가난한 지역에서 서비스를 축소하고 폐쇄하는 한편, 부유한 교외에 새로운 서비스를 개설하고 저소득 환자들의 병원비 지불을 이끌어내기 위해 미수금 추심 대행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매사추세츠 보건 정책 위원회는 2022년에 병원 가격과 수익이 10년 동안 물가 상승률의 거의 4배로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4. 큰 몫 챙기는 의료 경영진들  

초과된 이윤은 많은 의료 경영진의 급여와 복리후생에도 나타납니다. 2020년 미국 전체 기업 임원 중 가장 높은 급여를 받은 10명 중 3명은 오크 스트리트 헬스(Oak Street Health)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의 급여와 복리후생비가 5억 68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형 병원 시스템의 임원들은 일반적으로 수백만 달러의 연봉과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라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거의 항상 비용을 증가시키는 시장 집중으로 이어지는 합병에서그들의 탐욕스러운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많은 도시에서 병원 합병이 별다른 억제 없이 진행되고, 의사의 관행이 영리 기업에 의해 대물림되며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수익은 의료 분야에서 혁신과 품질 향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른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러나 가격, 급여, 시장 권력과 정부 지불 부담을 극단적인 수준으로 높이는 도둑질과 같은 자본주의적 행동은 환자와 가족, 취약한 기관, 정부 프로그램, 중소기업과 대기업, 노동자의 의욕에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KV's Note

미국 의료 시장은 자유 시장 질서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유 시장은 경쟁을 통해서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의료는 다릅니다. 최종 사용자인 소비자가 직접 서비스의 가격과 질을 비교해서 구매를 결정하지 않고 보험이 지불하는 제3자 지불 방식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런 구조 하에서 개별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내리는 의사 결정이 시스템 전체적으로는 비효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비효율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롯한 개별 회사들에 또다른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와 관련해서 위험도 조정(Risk adjustment)라는 비즈니스가 있습니다. 메디케어를 운영하는 CMS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을 위탁운영하는 민간 보험사에 환자 1인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데 이 액수는 환자의 의료 난이도에 바탕을 둡니다. 위험도 조정 비즈니스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환자의 질병을 찾아내서 보험사가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을 도와줍니다.


이런 위험도 조정 비즈니스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지출을 눌리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개별 회사들 입장에서는 현재 시스템에서 어떻게 가치를 높일 지 고민해보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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