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뉴스_20230523
트루필(Truepill)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을 위해 약물 조제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약국입니다. 트루필을 통해 기업들은 원격 의료 서비스를 보다 수월하게 제공하고, 환자들은 온라인으로 처방약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트루필은 2020년과 2021년에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팬데믹에 대응하여 처방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면서 빠르게 부상했습니다. 무려 16달러의 기업 밸류를 인정받으며 큰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하였는데요. 이들은 막대한 투자금으로 더 많은 의약품 풀필먼트 센터를 개설하고 진단 및 일차 의료 분야에서 단순히 처방전을 발급하는 것 이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 트루필도 함께 휘청이는 모습입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그들의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고, 작년 한 해 동안 월평균 1,200만 달러의 현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트루필의 위기와 생존을 위한 전략에 대해 다룹니다.
네 차례에 걸친 인력 감축에 이어서, 지출을 더욱 줄이고 대량 주문에 집중하기 위해 트루필은 약국을 폐쇄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트루필은 약국 세 군데를 폐쇄했다고 하는데요. 그 외에 마이애미에 위치한 약국도 축소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이는 트루필의 재정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위축에 대한 대응책이기도 합니다. 트루필의 고객사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트루필이 이전에 협업했던 몇 개의 기업들은 약국 운영을 아예 내재화했거나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쇄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약국 운영 개편은 사실상 트루필의 운영을 더 효율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트루필이 직접 이러한 변화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뉴욕 브루클린, 캘리포니아 헤이워드, 신시내티에 위치한 세 곳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모든 주문과 배송을 처리하게 된다면 트루필의 자동화와 효율성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트루필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약국보다도 효율성이 낮았다고 하는데요. 약사들이 병에 스티커를 수동으로 붙이며 주문과 관련된 세부 정보를 기억해야 했고, 때로는 잘못된 회사의 팜플렛을 환자에게 보내는 실수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전직 직원의 말을 빌리자면 “테크 회사에 입사하면 빠른 응답과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기대할 것이지만,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하네요.
트루필의 비즈니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산업의 변화와 고객의 성과에 트루필의 생사 역시도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약점입니다. 시장이 성장해가는 시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성공할 것이지만, 어느 기업이 성공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트루필이 외부의 변화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협력할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의 다양화가 필요합니다.
다행인 소식은 트루필의 많은 투자자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이들을 지지해왔으며, 최근의 자금 조달로 회사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트루필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갈지 기대해보아도 좋겠습니다.
KV's note
트루필은 원격진료 회사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의 뒷단에서 원격 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루필의 비즈니스 또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회사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을 벗어나지 않는 한 독자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협업 기업의 다변화는 물론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될 지 관심을 가져볼 만한 회사라고 생각되어 이번에 다루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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