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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Jun 13. 2023

FDA가 웨어러블 기업에
살벌한 경고장을 보냈다고?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뉴스_20230613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기 업체인 아이리듬(iRhythm)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엄중한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문제가 된 이유는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과장해 홍보하고 FDA의 허가 없이 알고리즘을 변경했기 때문인데요. 작년 8월 아이리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 합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선 이 서한에 담긴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전반에 대한 FDA의 경고에 대해 다룹니다.



1. 과장된 마케팅을 지양할 것


첫째로, 일명 "의도된 사용성 확대"라고 불리는 위반 사항에 대한 경고입니다. 이는 사실상 의료기기 분야에서 흔하게 이루어지는 일인데요. 기업이 자사의 제품을 영업하는 과정에서, 홍보에 너무 열을 올린 탓에 제품의 적절한 사용 용도를 과도하게 확대하는 것입니다.


아이리듬은 최대 2주 동안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모니터인 ‘Zio AT’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장비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기 때문에 중증 환자 모니터링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FDA에 따르면 아이리듬은 고객들에게 자사 제품이 "실시간에 준한 모니터링"을 제공하며 "고위험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고 합니다.


2. 승인 없이 알고리즘을 변경하지 말 것


둘째로, 많은 개발자들이 한번 승인을 받고 나면 소프트웨어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프리패스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아이리듬은 FDA의 승인 없이 심박동 이상을 감지하는 데 사용하는 자사의 하드웨어와 알고리즘을 변경했습니다. 이에 대해 FDA는 알고리즘 변경은 해당 기기가 감지하는 부정맥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알고리즘의 성능이 영향을 받지 않음을 확인하기 위해선 반드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3. 작은 결함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


셋째로, FDA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 도구에 대해 그들이 점점 더 엄격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은 기기의 결함조차도 환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아이리듬이 의사와 환자들에게 기기의 데이터 전송 제한에 대해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력히 문제삼았습니다. 환자가 장치를 제대로 등록하지 않으면 의사가 그들의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없다는 점 역시도 지적했습니다.


아이리듬의 모니터는 최대 500회의 부정맥만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고, 이후에는 장치를 교체해야 합니다. FDA는 아이리듬이 이 제한에 대해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고, 결국 이것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조사 결과 이 데이터 전송 문제로 인해 두 명의 환자가 사망했고, 의사들에게 보고되지 못한 여러 부정맥이 존재했다고 합니다.



FDA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들에 경고 서한을 정기적으로 발송해왔습니다. 소프트웨어 도구가 때때로 의사에게 잘못된 조언과 경보를 보내고, 의료 서비스에 편향과 오류를 더하는 부정확한 결과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승인되지 않은 변경에 대해 디지털 의료 회사에 책임을 묻는 경우는 흔한 사례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번 경고 서한은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서 그들이 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할 경우 FDA가 해당 기업을 단속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업계에 전달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알고리즘 변경 사항을 FDA에 제출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며, 특히 실제 사용을 통해 현장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하는 AI의 경우엔 더욱 어렵고 애매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FDA는 올해 초 '예정된 변경 관리 계획(Pre-determined Change Control Plans, PCCP)'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자는 예정되어 있는 어떤 알고리즘 수정 사항이든 미리 제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4월 2주차 카벤 뉴스레터)




KV's note

FDA는 규제기관으로서는 비교적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생각하는 기준과 FDA가 요구하는 기준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선을 넘는 순간 FDA는 무시무시하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매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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