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의 생각 들여다 보기 - 코로나가 KV의 투자에 영향을 주었을까?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에서 MI(Market Insight)를 담당하는 Aiden입니다.
미디움에 몇 번 글을 썼는데 다른 업무에 밀려서(라고 쓰고... 게을러서라고 읽는다) 많이 쓰지 못한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은 모두 저희 KV의 베이스캠프(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공개해드리겠습니다!)에 공유되었던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저희의 생각을 아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2020년을 '역사에 남을 한해'라고 많이들 얘기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은 역시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일 텐데요. 역대급 임팩트를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올해 초 코로나와 그나마 비견됐던 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력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계를 중심으로 영향을 끼쳤지만, 코로나는 전반적으로 사회, 경제, 산업 등 모든 영역에 걸쳐 큰 영향을 주었으니까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산업에 대한 영향력은 현대경제연구원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정책 방향에 관한 제언'을 추천드립니다)
http://hri.co.kr/board/reportView.asp?numIdx=30191&GotoPage=1&firstDepth=1&secondDepth=1
#VC의 대응은?
KV도 코로나 발생 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조차 쉽게 파악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가장 먼저 했던 것은 패밀리들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3월 31일 VC 업계 관계자 86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해당 결과는 KV 패밀리사 대표님 및 설문 응답자분들께 전달드렸습니다. 당시는 코로나19 초기로 지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점 참고하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월 말 현재 VC의 스타트업 투자 동향>
설문 참여자 들의 주력 투자 스테이지
소속된 회사에서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진행되던 투자 유치 건이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까?
작년 대비 올해 신규 벤처투자건수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설문조사 결과, 투자심리가 잔뜩 움츠려 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영역에 걸쳐 작년 동기 대비 투자가 감소하고 있었고, 올해 예상치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또한, 20% 이상 Valuation이 감소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특히 저희 주력 투자 스테이지이면서 후속 투자가 활발한 Pre A ~ Series A 구간에서 밸류에이션 감소 폭이 가장 크게(30%~40%)로 나와 다소 우려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패밀리사들에게 보수적인 투자 접근, 비용 절감, 자금 유동성, 현금 확보 등의 관점에서 조언을 드렸습니다. 실제로 국내 VC의 2020년 1분기 신규 투자를 살펴보면 투자금, 투자 건수가 작년 동기 대비 4.2%, 7.9% 역성장했기 때문입니다.
#KV의 입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KV는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생각이 어떠하였으며, 올해 투자는 예년 대비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인 것 같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에게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상반기에 다소 투자가 주춤했지만, 이는 다른 이유(e.g 펀드 결성 이슈)로 인해서 날인 및 납입 과정이 늦어졌기 때문이지 예년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거나 신규 투자보다 기존 포트폴리오 follow-up 위주로 한 것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기존의 공격적인 투자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VC 투자는 다소 주춤했지만 이내 회복될 것
2) 국내 VC 특성상 정책금융 비중이 유지될 것
3) 혹시 올해 LP의 보수적인 투자로 결성이 늦어져도 2021년 신규 투자금액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VC 투자는 다소 주춤하였습니다. 하지만, 3년 후인 2011년 국내 및 미국 모두 예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early-stage VC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고 지금은 투자 업계가 보수적으로 집행해도 이들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후속 투자 유치 시기(보통 투자 1~2년 후)에는 충분히 회복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국내 VC 정책금융 출자 비중은 최근 10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정책금융이 앵커 출자를 담당하고 민간출자와 함께 펀드 결성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VC 및 스타트업을 위한 정책은 계속되고 있으며, 펀드 결성 금액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2012년에 펀드 결성금액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신규 투자 금액 추이는 큰 변화가 없었으며 그 다음 해인 2013년에는 오히려 신규 투자 금액이 증가했습니다. VC펀드는 실제 결성 후 투자 기간이 보통 4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두 해 결성이 줄어들어도 급격하게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회가 존재하기 때문
물론 향후 펀드 결성 및 투자 전망, 회복에 대한 확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KV가 더 집중한 것은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2010년대는 '뉴 노멀'이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저성장, 저물가, 저유가로 대표되는 뉴 노멀은 '모바일 퍼스트'를 만나 많은 유니콘, 더 나이가 데카콘이 되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에 미국에서는 공유 경제로 대표되는 에어비앤비, 우버가 등장했고, 국내는 위메프, 우아한 형제들이 탄생했습니다.
위기의 시기에 창업하면 좋은 이유라고 하는 1)좋은 인재 확보가 유리하고, 2)창업자들 사이 경쟁이 덜하며, 3) 기술을 결합한 창업은 경기를 덜 타며, 4)돈을 아낄 수 있는 서비스라면 위기가 기회이며, 5)위기를 견디면 반드시 반등이 온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사회, 산업, 경제의 변화는 스타트업이 풀어야 할 많은 문제가 생겨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팀에게 투자해야 하는 것이 KV의 비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희가 투자했던 사례로 조만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KV 생각 읽기 - Post 코로나(2)편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