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0213
KV's Note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 사업이 매출에 한계가 있는 이유는 검사가 단회성에 그쳐서도 있지만, 피험자의 삶을 변화시킬 정도로 중대한 정보를 찾아내는 결과를 제시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의 유전자 검사 회사들은 시장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오히려 공격적인 지출과 인수 전략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였습니다.
비단 유전자 검사 회사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자금을 끌고올 수 있는 시대는 저물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성장 못지 않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답을 원하고, 기술 자체가 아닌 기술로 만든 프로덕트가 어떤지를 평가하고자 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23andMe의 CEO 인터뷰를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데이터 세트를 모으는 데 주저하지 않고, 위기를 신약 개발로써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23andMe의 CEO 인 Anne Wojcicki는 하락하는 주가를 되살리고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소비자 대상 DNA 검사사업과 신약 개발 사업의 분할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3andMe는 저렴한 DNA 테스트가 맞춤형 의학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2021년 SPAC 상장하였으며 한 때 기업가치가 6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23andMe의 주가는 2021년 2월 최고 주가인 17.65달러 이후 무려 96%나 하락하여 현재 약 0.70달러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에 발표된 실적보고에 따르면 보유 현금이 2억 4,200만 달러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매출 전망 또한 좋지 않아 내년 하반기에는 보유한 현금이 모두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3andMe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단회성 유전자 검사만으로는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종전보다 더 많은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23andMe+, 정기적인 체크인을 포함하는 Total Health와 같은 구독 제품을 제공하였지만 구독 사업은 지금까지도 회사가 기대했던 가입자 수를 확보하지 못하였습니다.
1,400만 명 이상의 DNA를 확보하면서 시작한 약물개발사업 또한 아직 요원해보입니다. 확보한 데이터를 마이닝함으로써 식별한 수십 개의 잠재적인 약물 표적 중 2개는 현재 임상시험 중이고, 3개는 지난 주에 임상시험 시작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약물의 개발에는 오랜 기간과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돌파해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CEO Wojcicki는 기업 분할을 통해 새롭게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내비쳤습니다. “아시다시피 약물 개발에는 비용이 많이 듭니다.”라고 CEO는 말했습니다. “그러려면 자본이 필요할 겁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또다른 개인 유전자 검사 회사 Invitae가 파산 신청 직전이라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Invitae의 주식은 주당 0.38달러에서 약 10센트로 하락하여 현재는 주당 5센트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처음 보도한 WSJ에 따르면, Invitae는 15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투자은행 및 법률회사로 구성된 자문그룹을 통해 부채 처리 및 파산 옵션을 탐색중이라고 알려졌습니다.
Invitae는 설립된 지 10년 동안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2021년에는 3억 7,9000만 달러, 2022년에는 31억 달러 이상의 순 손실을 보고했으며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현금 소진액은 3억 1,100만 달러, 보유 현금은 2억 6,5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Invitae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 및 인수를 통해 확장하였던 사업부를 재매각하였습니다. 지난 12월에는 21년에 인수한 Ciitizen의 건강 데이터 플랫폼을 매각하고, 한 달 후에는 난임 관련 자산을 Natera에 업프론트 1,000만 달러, 후속 4,25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2023년 1월 Invitae의 CEO Ken Knight는 인터뷰에서 'Invitae가 언젠가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확고한 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명했었습니다. 비록 당시에도 구조조정 중이었지만, 이는 비용 절감이 목적이 아니라 제품의 재구성과 확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모두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짧았던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한 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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