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다 마음이 아팠던 Gen Z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에서 MI(Market Insight)를 담당하는 Aiden입니다.
[KV 생각 읽기 - Post 코로나19(1,2,3)]에 이어 이번엔 '코로나 블루'에 대한 KV의 생각과 투자 방향을 살펴봅니다. 사실 더 빠르게 포스팅되었어야 하는데, 투자가 예정보다 늦어져서 공백이 있었습니다. Post 코로나는 이번이 마지막이며 다음은 다른 주제로 넘어갑니다.
#우울증 환자가 급증한 것은 팩트
올해 새롭게 떠오른 단어로 '코로나 블루'를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blue)를 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스트레스로 우울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코로나 블루가 많이 언급되기 시작한 시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어 가던 3월 이후였습니다. 코로나 블루의 영향인지 올해 4월까지 우울증을 진단받은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2019년 전체 80만 명 수준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4월까지만 벌써 우울증 환자 수가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연령별 우울증 수진자(의사료부터 진료를 받은 사람) 숫자
8월 언론에서 인용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 초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이뤄진 코로나 관련 우울증 상담 건수는 총 37만 4221건이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뤄진 35만 3388건의 우울증 상담 건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코로나 블루 증상은? 우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이들이 코로나 블루의 증상으로 답답함, 무기력함을 호소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감염 위험으로 인한 타인에 대한 경계심, 감정 기복, 막연한 불안감 등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우울증의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왜 코로나 블루가 생길까요? 크게 보면 활동 제약에서 오는 답답함, 소통의 단절로 인한 우울감, 코로나19로 인한 생계 위협에 대한 걱정,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염려도 있지만 이것이 가장 큰 불안 요소는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20대의 코로나 블루 이유
#단순히 코로나 블루의 문제일까? 코로나가 끝나면 해결될까?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잡힌다고 해도 코로나 블루 문제는 바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고, 코로나19의 종식이 우울증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죠. 경제적 어려움, 상대적 박탈감, 긴장 및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은 코로나19의 종식과는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한 심리 문제는 Gen-Z, Millennial로 갈수록 더욱 심각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이상 KV는 젊은 층의 심리 문제 해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우울증 환자 중 20대가 가장 많은 많고 상승 추세 또한 가장 가파릅니다. 많은 Gen-Z들이 자신의 정신 건강이 좋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여러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체감하는 것도 다른 세대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 스트레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디지털 네이티브이기 때문에 이슈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고, 또 이를 인식하는 정도가 다른 세대보다 높아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 내 Gen Z의 Mental Health
실제로 코로나 초기에 느끼는 우려의 정도는 Gen Z가 가장 컸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이지 않아 2차, 3차 대유행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의 자료를 보면 많은 수의 Gen Z 들은 오히려 다른 세대보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illennials, Gen X로 분류되는 세대에서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의 정도가 Gen Z 보다 낮았습니다. 아마 Millennials과 Gen X가 글로벌 금융위기, 9/11 등 커다란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지켜본 세대이기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도 언젠가는 극복될 수 있으리라 믿는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임팩트 및 구매 결정 변화
#육체 건강에서 정신 건강까지 챙겨야 하는 시대
실제로 전 세계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약물 판매는 2020년에 274억 달러(약 30조 원)에 이르며, 2025년까지 연평균 8.4%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해 신체 기능이 손상을 입는 것에 대한 고려 외에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정신적 질환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정신질환 약물 투여 시장
이를 위한 VC의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물리적 치료뿐 아니라 좀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위한 투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시장은 2020년에는 8억 달러 이상을 형성하고 있고, 성장세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처가 되고 있습니다.
US Behavioral/mental health care software&services market size
#KV가 바라본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 '왈이의 마음 단련장'
헬스케어 관련 자료조사를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문 의료진들이 명상을 우울증 1차 치료로 권유하고 있으며 보통 8주 동안 명상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우울증 재발 가능성을 30%나 낮출 수 있다는 결과였습니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명상의 효과로 스트레스 완화, 불안증세 완화, 뇌와 면역력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 및 집중력 상승, 기억상실 예방, 이타심, 중독에 대한 저항, 통증에 대한 인내력, 혈압 감소 등을 언급한 것도 많았습니다.
이런 자료를 기반으로 KV는 '왈이의 마음 단련장'이라는 스타트업에 주목했습니다. 가장 큰 투자 포인트는 어느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리텐션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명상 서비스들이 초기 유저의 유입은 많았지만 D+30 리텐션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동기 부여를 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불면증에 시다릴 때 켜보는 앱 수준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KV가 최근에 투자한 '왈이의 마음 단련장' 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서 높은 재등록률을 보였습니다. 명상과 관련해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그 과정에서 창업자들의 콘텐츠 기획력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왈이 측에서 직접 많은 가입자들을 관리하는 온보딩 프로세스를 통해서 명상의 효과를 체감하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텍스트로 풀어 낸 심리상담 트로스트
'트로스트'를 서비스하는 휴마트컴퍼니도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높은 가격과 진료기록에 대한 우려로 쉽게 상담을 받지 못하는데 텍스트 채팅 기반으로, 저렴하지만 상담에 대한 낮은 장벽을 제공하는 팀이었습니다. 트로스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정신과 진단 기록이 남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전문 심리 상담사를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텍스트 테라피에 대한 긍정적 연구 결과를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2015년 한 논문에서는 텍스트 테라피에 대해서 '언제든지 연결 가능하기 때문에 라포(친밀한 관계) 형성에 유리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기반으로 높은 치료효과가 있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트로스트는 3만5000명이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https://www.venturesquare.net/815905
KV는 멘탈 헬스케어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전역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ICT 서비스 영역과는 다소 결이 다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연구 결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사용자가 많고, 서비스 사용자가 많은 것보다는 진짜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KV는 다양한 전문가 풀을 활용해 전문적인 지식과 환경에 대한 자문을 얻고 있습니다.
Post 코로나 시리즈는 여기 까지로 마감할 예정입니다. 코로나라는 키워드가 있었으나 KV가 올해 집중한 투자 영역에 대한 소개가 더 가까웠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실제 과거 투자 사례, 그리고 2021년에 집중할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연말 분위기가 예년과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건강 더욱 챙기시고 가족과 함께하는 연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