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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Jul 30. 2024

눈 뜨고 코 베이는 미국 약값,
해결할 수 있을까?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0730

KV's Note

곧 언급될 DiRX, Cost Plus Drug 외에도 다양한 회사들이 온라인/디지털 약국을 표방해 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혁신이나 주도권을 가져왔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퍼센테이지 기반 수수료가 아닌 정액제 수수료는 이전에 아마존 RxPass와 월그린에서도 시도한 바 있었던 모델이고, 타깃고객이 약 복용 빈도가 높은 메디케어 가입자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장에 충분한 파급력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다만,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가 이번에 약국 급여 관리자(PBM)의 수직 통합과 시장 독점을 표적으로 삼았고, 다음 스텝으로는 제약사와의 가격 결정 과정에도 개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어떤 플레이어가 협상력의 우위를 가져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7월 5주 차 디헬 이슈

눈 뜨고 코 베이는 미국 약값,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국 의료보험 시장에서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하는 처방약 관리업무 대행업체인 약국 급여 관리자(PBM) 회사들을 소환하여 약품 가격의 공정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전문의약품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유전자 치료제와 같은 고가의 약제가 건강보험에서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PBM이 약품 가격을 시장 경쟁에 따라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동시에 PBM 의존적 시장 구조를 혁신하려는 회사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에서는 이 시장 구조에 대항하고자 불필요하게 의약품 비용을 증가시키는 중개인을 제거하고, 출시된 약의 성분을 그대로 사용하여 만들어 가장 많이 처방되는 제네릭 의약품 공급에 집중하는 회사를 다뤄봅니다. 


DiRX(이하 "디렉트")는 제네릭 의약품에 집중하여 보험적용 없이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의약품을 구매하게끔 만드는 디지털 약국을 표방합니다. 자가보험 도입률이 높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클리닉과 협업하여 환자가 받은 의료 서비스마다 비용을 청구하는 서비스별 요금제를 포함해 약품 비용 절감을 목표로 여러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제 DiRX의 대표인 Satish Srinivasan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PBM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게 된 여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릴게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제네릭 제약 산업에서 25년 넘게 일해 왔기 때문에, 제네릭 의약품의 실제 생산 비용과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의약품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대표적인 데이터베이스인 IQVIA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오늘날 미국 소비자의 처방약 지출의 65%가 제네릭 약품에 사용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싼 브랜드 약품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제네릭 약품이 주를 이룹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수 의약품조차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약품 자체가 비싸서가 아니라, 유통 체인에 너무 많은 중개인이 관여하여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중개인이 제조업체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하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40% 이상이 적절한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으며, 회사가 제공하는 보험에 가입된 사람들 대부분은 높은 공제액과 본인 부담금을 가진 플랜에 가입되어 있어 큰 의료비용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본인 부담 비용이 많이 듭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DiRX는 불필요한 중개인을 제거하고, 제네릭 의약품의 접근성과 가격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도매업자, PBM, 소매업자의 개입이 

네릭 약품의 할인 및 비용, 리베이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이 질문에 답변하려면 리베이트 시스템의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리베이트는 제네릭 약품의 가격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는 비용이 아닌 상환 (Rebate, 이하 “리베이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베이트란 판매자가 매출액의 일부를 구매자에게 환불해 주는 것으로,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데 사용됩니다.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보험사와 PBM들은 기준 가격을 설정하고, 모두가 이 기준 가격에서 리베이트를 받기 때문에, PBM과 같은 중개인들은 기준 가격을 최대한 높게 설정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가 제네릭 약품 한 병을 한 달 치 공급하는 데 10달러가 든다면, 보험 계산을 위한 기준 가격은 80달러가 될 수 있습니다. 중개인들이 거래 과정에서 큰 리베이트를 챙기기 때문입니다. PBM은 제약사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일부 가져가고, 보험사에 전달하게 되는데 전달되는 금액이 클수록 협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약사는 약품의 가격 자체를 높이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리베이트는 제네릭 약품의 가격을 높이고, 결국 소비자에게 더 높은 비용 부담을 안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더 많은 기업들이 중개인을 제거하거나

(처방약 혜택 설계 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월정액 요금을 도입하지 않나요?

많은 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위해 처방약 혜택을 제공하지만, PBM과 같은 중개인이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낮은 가격의 월별 요금 '스마트 약국 플랜'을 제공합니다. 단, 그룹의 모든 구성원이 이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플랜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이나 긴급 약물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무료 할인 쿠폰도 제공합니다. 환자들은 약을 우편으로 받거나, 지역 약국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국가에서 처방되는 약품의 91%를 차지하는 제네릭 약품을 모두 지원합니다. 하지만 특허가 만료되기 전까지 독점 권력을 사용하는 브랜드나 특수 약품은 지원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약품은 도매업자나 중개인을 통해서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 같은 (중개인 제거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작은 회사가 공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경우, 모든 약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비록 90%의 약을 제공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싼 의약품 라인에서 나오는 80%의 비용 때문에 기업들과의 계약 체결은 작은 의료업체로서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TV쇼 Shark Tank의 전 출연자이자 현재 투명한 약품 가격 정책을 제공하려는 Mark Cuban의 Cost Plus Drugs 기업도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정도입니다.



처방약 비용 상승에 있어서 대형 소매 약국 체인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나요? 

그리고 소규모 약국이나 우편 주문 서비스가 처방약 비용 절감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대형 소매 체인인 CVS, Walgreens, Rite Aid 등이 전체 문제의 약 75%를 차지합니다. 이들 체인은 주로 환급 기반 리베이트 시스템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CVS는 자체 1차 진료 센터(Oak Street Health), PBM(CVS Caremark), 건강 보험 사업(Aetna)을 소유하고 있어, 처방과 비용 지불이 한 통에 묶여 있으며, 이러한 인위적인 환급 지표들로 인해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규모 약국들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운영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개별 약국들이며, 과거에는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지만, 요즘 대부분은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소싱의 병목 현상 때문입니다. 이들은 도매업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도매업자들은 수십 년 동안 주마다 300~500개의 독립 약국을 묶어 가격을 설정하는 구매 그룹을 형성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Walgreens)에 $25에 공급되는 약이 소규모 약국들에게는 $60에 공급됩니다. 소규모 약국들은 작은 플레이어기 때문에 비용이 본질적으로 높아지는 데다가, 도매업자들의 계약이 착취적입니다. 50개 주에서 허가된 우편 주문 약국의 대다수는 Aetna와 Cigna 같은 대형 회사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약 48곳 중 42곳을 이러한 대형 회사들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자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편 주문 약국을 사용하고 특정 약물들이 반드시 우편 주문을 통해 배송되도록 보장하기 때문에, 소규모 약국이나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의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처방약을 수입하거나 다른 나라로 직접 가서 처방약을 구입하는 

약국 관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저희 같은 회사들이 국경을 넘어 약을 구입할 필요를 없애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래 진료와 약을 위해 멕시코로 가고, 캐나다 우편 주문 약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는 많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자동 90일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 $3의 비용으로 집까지 무료로 배송합니다. 이는 Mark Cuban이 제공하는 프로그램보다 더 저렴하고, 월마트(Walmart)의 $4 제네릭 프로그램보다도 저렴합니다. FDA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약이 FDA 승인 약물임을 보장하여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과정을 우회하고 국경 너머에서 약을 구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제약 회사와 PBM은 주 및 연방 차원에서 

입법자, 규제자 및 정책 입안자들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이들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저는 이 과정이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진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정부조차도 약 가격 책정이나 비용 평가에서 모든 것을 '리베이트', 즉 환급의 형태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의약품 가격을 기본 가격에서 일정 금액을 환급받는 구조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시스템이 오랫동안 운영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의 전환을 쉽게 생각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메디케어가 췌장암 치료제인 아비라테론 (Abiraterone)을 지원하는 경우를 들어보겠습니다. 메디케어 가입자가 이 약을 복용하면 월 복용량에 대해 약 $2,400를 환급받게 되는데, DiRX는 이 약을 단지 $135에 제공합니다. 만약 메디케어 가입자들이 DiRx 약국에서 처방약을 구입한다면 메디케어는 약값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리베이트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스템이 그렇게 구축되어 왔기 때문에, 아무도 비용 절감의 새로운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시스템 전반을 변화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처방약 관리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특히 고가의 전문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그리고 '생명 약품'으로 간주되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하여 어떤 중요성이 있나요?

처방약 비용은 기업의 지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건강 보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앞서 말했듯이 이는 약 자체가 비싸서가 아니라, 중개인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 때문입니다. 저의 목표는 더 간단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에 세 개의 큰 도매업체만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큰 돈이 브랜드 및 전문 의약품에 있다면 이들이 왜 제네릭 의약품에 집중할까요? 브랜드 및 전문 의약품에서는 리베이트로 3% 또는 4%만 받으니까요. 이들은 실제로 제조업체에 지불하는 금액과 환급받는 금액 사이의 큰 '가격 차이'를 통해 91%의 물량으로 수익을 냅니다. 고용주들에게 이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비용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래서 '환급 마이너스'가 아닌 '비용 플러스'라는 용어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처방약은 생명을 구하고 만성 질환과 질병을 관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예방적이거나 통합적인 의료 접근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항상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가공식품 대신 더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자연적으로 제배된 식품을 소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습관 개선이나 자연적인 방법을 통해 건강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는 기사를 종종 접합니다. 그러나 제약 산업은 '임상 시험을 보여 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이러한 연구를 위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약품에 의존하기보단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더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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