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와 친해지기] ep3. Seed부터 IPO까지 라운드별 특징 총정리
벤처 투자에 관심 있으신가요? 높고 단단해 보이는 벤처 투자 세계의 벽을 말랑하게 허물어드릴게요.
이 글은 카카오벤처스가 예비 창업가를 위해 준비한 VC 입문서, <VC와 친해지기> 시리즈입니다.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커뮤니케이션팀 Yona입니다.
지난 시간, VC의 자금 구조에 대해 설명드렸는데요. 예상보다 뜨거운 관심과 반응에 깜짝 놀랐답니다! 그럼, VC와 친해지기 3화도 기쁜 마음으로 시작해 볼게요.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 심심찮게 들리는 단어가 있죠.
OO 스타트업, Seed 유치!
△△ 스타트업, Series A 준비 중!
눈치껏 이해한 바로는 스타트업 투자에는 어떠한 단계 같은 것이 있고, 그걸 ‘라운드’라고 부르나 본데요. Seed는 무엇이며, Series 뒤의 알파벳은 어떤 의미인지! 아직은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집니다.
복잡한 개념을 단칼에 설명해 줄 오늘의 인터뷰이, 특별히 두 분 모셨습니다. 카카오벤처스 관리팀 로즈와 투자팀 앤을 소개할게요!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관리팀에서 투자 조합 관리를 맡고 있는 이화영 선임 매니저(Rose)입니다. 주로 펀드의 운용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투자팀 안혜원 선임 심사역(Anne)입니다. 이전에 몇 차례 글로 인사드린 적이 있어 익숙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문제 해결을 플랫폼 기반으로 접근하는 서비스 영역에 집중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두 분을 모시고 진행해서 그런지 시작부터 굉장히 든든한데요.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먼저, ‘라운드(Round)’의 어원을 살펴볼까요?
‘라운드’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중 하나는 원래 스포츠에서 나온 말이에요. 경기 중에 일정한 구간을 나눠 싸우고, 그사이에 잠시 쉬는 시간이 있는 구조에서 유래했지요. (복싱 경기를 떠올려 보세요!)
이 개념은 투자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돼요. 스타트업의 투자 라운드는 스포츠의 라운드처럼, ‘성장을 위한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각 라운드마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더 큰 도약을 준비하지요.
정리하자면,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란 스타트업이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왜 스타트업 투자는 여러 단계로 나뉘어 진행될까요? 한 번에 큰 자금을 받고 시작하면 훨씬 편할 텐데 말이죠.
“먼저,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게요. 보통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스타트업이 상장(IPO)하기까지 10년 정도 걸린다고 봐요. 그 10년 동안에는 수많은 변수가 생길 테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가 처음부터 100억 원 같은 큰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건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시장에서 검증될 때마다 조금씩 더 큰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이는 거예요.”
“창업자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큰 금액을 투자받는 게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큰 금액을 투자받으면 그만큼 창업자의 지분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창업자의 지분이 너무 많이 희석되면 나중에 회사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그래서 자신의 스타트업이 어느 단계에 있고, 그 단계에서 적절한 금액을 투자받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 그림은 투자 라운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그렇다면, 투자 라운드는 어떠한 기준으로 나뉘는 건가요?
“쉽게 말해, 회사의 성장 단계와 투자금에 따라 구분됩니다. 제품이 갓 출시되어 판단할 지표가 거의 없는 초기 라운드일수록 투자 금액이 적고, 스타트업의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규모를 키워갈수록 더욱 큰 투자 금액을 유치하게 되죠.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인 밸류(Value)는 투자 금액을 기준점으로 유동적으로 정해집니다.
투자 금액을 통해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유추해 볼 수도 있어요. 통상적으로는 투자 라운드마다 약 10~20% 수준의 지분 희석이 발생하는데요. 예를 들어, 모 VC가 어떤 스타트업에 10% 지분으로 10억 원을 투자했다면, 그 스타트업의 밸류는 약 100억 원이 되는 셈입니다.
스타트업이 점점 성과를 내고 성장할수록 기업 가치는 높아지고, 그에 따라 다음 라운드에서 더 큰 금액을 투자받을 수 있게 된답니다.”
그런데, 예비 창업가분들이 투자 라운드를 이해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투자 라운드를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 유치를 시도하면, 성공 확률이 낮아질 수 있어요. 먼저, VC가 운영하는 펀드가 초기 단계를 타겟하는지, 그로스 단계를 타겟하는지에 따라 투자하려는 회사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또, 각 라운드마다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게 기대하는 점도 조금씩 달라지고요.”
“예를 들어, 초기 라운드에서는 ‘사람, 시장, 제품이 시장에 잘 맞는지(PMF)’를 주로 봅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거죠. 반면, 후속 라운드로 갈수록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이 실제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구체적인 지표로 보여주길 원합니다. 성장 가능성보다 ‘역성장 가능성’을 더 신중하게 따져보기도 하고요.”
“따라서 스타트업을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진 창업가라면, 각 라운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라운드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더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투자 라운드를 아는 게 이렇게나 중요하다니, 이 글을 보시는 예비 창업가분들은 꼭 끝까지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어서 투자 라운드 단계별 특징을 살펴볼게요.
그림을 보니, 스타트업이 가장 처음 받는 투자를 ‘Seed’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Seed는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인가요?
“말씀하신 대로, 창업 후 가장 첫 번째로 받는 투자를 ‘Seed’라고 해요. 작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15억~20억 원까지 투자되는데, 요즘은 Seed 투자 금액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스타트업 씬이 활성화되면서 유망한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첫 투자에서는 보통 창업자의 지분이 약 10~15% 정도 희석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Seed 단계에서는 주로 누가 투자자로 참여하나요?
“크게 나누면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참여합니다. 기관 투자자로는 저희 같은 VC와 AC가 있어요. 개인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을 ‘엔젤 투자자’라고 부르는데, 둘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자본을 직접 투자하기 때문에, 그 사람 본인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창업가의 비전이 마음에 들어서 투자하기도 하고, 종종 개인적인 취향이나 신념에 기반하여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요.”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LP의 자금을 운용하여 투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기준에 따라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시장 규모, 수익성, 성장 가능성 등 시장의 논리적인 측면을 보다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예비 창업가분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밸류 평가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기관 투자자에게는 동일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꽤 발생할 수 있거든요. 각 투자자의 차이를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VC에서는 Seed 투자를 할 때 무엇을 보고 투자하나요?
“가장 기본적으로는 투자 금지 업종이 아닌지를 먼저 살핍니다. 사행성이나 유흥 업종에는 투자하지 않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위험성이 큰 업종은 보수적으로 접근하죠."
"그다음은 본격적으로 사업의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Seed 단계에서는 보통 ‘시장, 솔루션, 팀’ 세 가지를 중심으로 보지요. 카벤 투자팀 전체 의견이라기보다는, 제(Anne)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설명드려볼게요.”
“먼저 시장인데요. 스타트업이 진입하려는 시장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시장의 규모나 성장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 스타트업이 키워볼 수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되면 긍정적으로 봅니다."
“솔루션은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서비스나 제품이 팬층을 확보하고 있거나, 향후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에요. 지금 당장 큰 숫자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소수의 팬층이 열정적이고 이들의 특성이 대중에 부합한다면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팀입니다. 창업팀이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끈기가 있는지, 그리고 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끝까지 해내려는 결심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메타 인지 능력이 있는 팀이라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고요.”
이밖에 알려 주실 만한 Seed 단계의 특징이 있다면요?
“먼저, 첫 투자에서 너무 높은 밸류에 대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Seed 단계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싶을 수 있지만, 밸류가 지나치게 높으면 다음 라운드에서 ‘다운 밸류’가 될 가능성도 있거든요."
"기업 가치는 상장 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될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중간에 밸류가 예상치 못하게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 밸류를 높게 설정하기보다는 넓은 관점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보시는 게 좋습니다.”
“또,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Seed 라운드를 준비할 때는 Seed에 맞는 포인트를 잡고 투자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Seed는 말 그대로 첫걸음을 떼는 투자인데, 이 시점에서 시장 수치나 논리로 설득하려고 하면 오히려 쉽지 않을 수 있어요."
"Seed 투자자들은 ‘창업팀이 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왜 이 팀이 잘할 수 있는지’를 가장 궁금해합니다. 후기 라운드에서 먹히는 시장의 논리보다는 창업팀의 문제 해결 의지와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거예요.”
Seed 투자를 받았다는 건 스타트업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마디로 ‘기관으로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설립된 수많은 스타트업 중 실제로 투자를 받는 곳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Seed 투자를 받았다는 건 큰 성과이니, 충분히 자랑스러워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타인의 투자금을 받았다는 건, ‘이 자금을 바탕으로 속도를 당겨, 더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약속이니까요. 이제부터는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달려야 합니다. 실질적인 성과와 성장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죠.”
“안타깝게도 제가 여기서 느낀 점이 하나 있는데요. 투자를 받으면 확실히 성장할 수 있는 자금적 여유가 생기지만, 이로 인해 창업가 스스로 성장에 대한 압박을 받아하는 경우도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겁니다. 성향에 따라서 누군가는 투자받지 않고 사업을 하는 편이 더 마음 편할 수도 있어요. 창업가 스스로 이런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끝까지 끈기 있게 싸워나갈 자신이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Seed 투자를 통해 첫걸음을 뗀 스타트업은 다음 라운드인 Series A에 도전하게 되는데요. Series A는 어떤 단계인가요?
“Series A는 초기 검증을 마친 스타트업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추가 자금을 유치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점에는 ‘이제 이 방향으로 나아가면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를 보여주는 성장의 단초가 나와야 하죠."
"예를 들어, 서비스 스타트업이라면 서비스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거나 매출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식입니다. 일반적인 Series A의 투자 규모는 20억~35억 정도로, 평균적으로는 20억 원 대의 자금을 유치하는 경우가 보편적인 듯합니다.”
“Series A에서 유치한 자금은 스타트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사용됩니다. 주로 제품을 더 발전시키고,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사용하죠. 이제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단계가 아니라,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사업의 성장 궤도를 잡고, 시장에 깊이 자리 잡을 준비를 하는 시간인 것이죠.”
Series A부터 ‘시리즈’라는 말이 붙기 시작하는데, 그만큼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단계인 것 같아요. Series A 라운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Series A부터는 Seed와 달리 모든 것을 ‘숫자’로 증명해야 합니다. Seed 단계에서는 창업가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Series A부터는 성장 가능성을 지표와 데이터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미래 계획을 잘 어필해 Seed 투자를 받은 창업가분들이 Series A에 오면 많이 힘들어하시죠. 이렇듯, 투자 라운드가 달라지면 창업가분들도 ‘모드 체인지’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Series A의 또 다른 특징은 투자받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Seed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지만, Series A로 넘어가면 그 난이도가 확실히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VC 20곳과 미팅을 진행해도 실제로 투자받는 곳은 한 곳이 될까 말까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죠.”
Series A 라운드에서는 누가 투자하나요?
“주로 VC들이 많이 투자하는 것 같아요. AC나 엔젤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드문 편입니다.”
스타트업에게 Series A를 받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경쟁자들과 더 크게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첫 총알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으로 남은 수많은 라운드들을 고려한다면 ‘이제 하나 통과했다’, ‘한숨 돌렸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Seed에서의 자금은 주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데 쓰입니다. 공격적인 유저 확장이나 인재 영입, 큰 단위의 실험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요. 몇 번의 실수가 반복되면, 런웨이가 없어지니 과감한 선택을 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하지만, Series A부터는 좀 더 큰 금액이 모이기 때문에, 팀의 인재 밀도를 강화하거나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 필요했던 인력을 모시는 등 성장을 위해 더욱 과감한 실험들을 해볼 수 있게 됩니다. 결국 투자금을 잘 쓴다는 전제 하에, Series A를 받은 스타트업은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게 되지요.”
Series A를 넘은 스타트업,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Series A를 성공적으로 마친 스타트업은 이제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는데요.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확장’과 ‘성장’이 목표가 됩니다. 바로 여기서 Series B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요.”
“Series B 라운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약 50억~200억 정도의 자금이 유치되며, 자금은 점유율 확대나 next momentum 확보를 위해 필요한 인재 영입, 마케팅/영업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국내에서 충분히 자리를 다졌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에도 투자금을 활용하기도 하고요.“
Series B 투자를 받았다는 건 스타트업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Series B 투자를 받았다는 건 스타트업이 외부 평가자들에게 ‘확장 가능성이 높고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예요. 즉, 어느 정도의 규모와 안정성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되기 시작하는 거죠. Series B를 통과한 스타트업은 흔히 ‘성장 궤도에 오른 기업’으로 불리며, 이후 더 큰 시장을 목표로 도약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Series C부터는 스타트업의 몸집이 제법 커진 상태일 것 같은데요. Series C 단계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맞습니다. Series C에 이르면 스타트업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성장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Series C 라운드는 스타트업이 한층 더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대규모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입니다. 보통 수백억 원대의 투자가 이루어지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거나 신규 시장에 진출하는 등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실행하죠. 주요 투자자로는 대형 VC, PE(사모펀드), 그리고 경우에 따라 전략적 파트너 기업 등이 참여하기도 합니다.”
Series C 이후의 후속 라운드도 있나요?
“Series C 이후에는 Series D와 E와 같은 후속 투자 라운드가 있습니다. 이 단계는 간단히 말해 스타트업이 IPO(상장)이나 M&A(인수합병)와 같은 성공적인 Exit에 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시기예요. 자금 활용 또한 글로벌 확장, 신제품 출시 등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행보에 맞춰집니다.”
자, 저희는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동안 어떤 라운드를 밟아가며 투자를 유치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투자자와 창업가가 가장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목표는 무엇일까요?
바로 Exit(투자 회수), 즉 성공적인 사업 종료를 통해 투자 수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의 자금을 바탕으로 무럭무럭 자란 스타트업은 Exit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회수시켜 주게 되지요.
Exit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IPO(상장)과 M&A(인수 합병)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두 가지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IPO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 공개’로,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 시장에서 주식을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전까지는 소수의 개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로부터만 자금을 받았다면, 이제부터는 일반 대중에게도 주식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하지만, IPO는 기업에 많은 책임과 의무를 부여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고, 정보 공개의 의무를 다해야 하죠. 예를 들어, Series A 투자를 받을 때 VC에게 제시한 성과 지표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정확한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외부에 공개하는 식입니다.”
“투자자들이 IPO를 통해 Exit 하는 방법은 간단한데요. 스타트업의 가치를 공개 주식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으므로, 원하는 만큼의 주식을 판매하기만 하면 됩니다. 소량의 주식을 한 주씩 판매하기 번거롭다면, 블록딜이라는 장외거래 방법을 통해 한꺼번에 매도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Exit의 다른 방법인 M&A는 무엇인가요?
“M&A는 ‘Merger and Acquisition’의 줄임말로, 다른 기업에 인수 또는 합병되는 것을 말합니다. IPO가 대중에게 기업 가치를 알리는 방법이라면, M&A는 다른 회사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IPO와 같이 반드시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줄 필요는 없고, 단지 한 기업이 인수하고 싶어 할 만큼의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된답니다.”
“주로 대기업이 전략적인 이유로 필요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이 투자 당시의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매각되면서 성공적으로 Exit 하게 됩니다.”
IPO와 M&A 외에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IPO나 M&A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VC가 결성한 펀드에는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기한인 ‘만기’가 정해져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VC는 ‘구주 매각’이라는 방법으로 Exit을 하기도 합니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아직 상장하지 않았더라도, 그동안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기업 가치가 올랐다면 그 지분을 비상장 시장에서 다른 투자자에게 파는 거예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2023년 한국 스타트업 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3년 스타트업 Exit은 IPO 9건, M&A 53건을 기록했습니다.
카카오벤처스는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 중에서도 Seed부터 Series A 단계에 집중하는 투자사입니다. 카카오벤처스가 특별히 초기 라운드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초기 투자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기 때문이지요. 초기 라운드에는 성장의 초입에서 함께 뛰며 느끼는 희로애락 같은 게 있거든요. 대표님과 직접 머리를 맞대며 문제를 고민하기도 하고, 함께 성장하는 실감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Late Stage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 라운드는 스타트업이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함께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매력이에요. 법인 설립은 어떻게 하는지, 주주총회는 어떻게 여는지, 기초부터 알려드려야 할 때도 많아요. 과정 하나하나를 도울 수 있어 보람 있고 뿌듯합니다. 심지어 가끔은 관리팀에 전화해서 이런저런 속내를 털어놓는 대표님도 계시다니까요?”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아 긴~ 글이 되어 버렸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Seed부터 Exit까지,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를 완벽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제 각 라운드가 조금 더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으신가요?
스타트업 (예비) 창업가분들이 투자 라운드의 흐름을 이해하고, 다음 여정에서 더 나은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안내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VC와 친해지기> 4화는 딜 소싱부터 투자 계약까지, VC의 투자 유치 프로세스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2주 후에 돌아올 테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려요!
✓ 독자에게 전하는 앤과 로즈의 한 마디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라고 생각해요. 투자 라운드의 개념을 이해하는 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도전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는 여러분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뉴스 기사를 보면 성공적인 투자 유치 사례는 많이 보이지만, 실패에 대한 이야기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데요. 투자 유치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각 라운드에 맞는 마인드셋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Anne)
투자를 받기로 결심했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가끔 투자 유치 후에 소통이 부족해지거나 자료 공유가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성장 과정과 성과를 진심으로 공유하면서, ‘우리는 계속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면 좋겠어요.
나아가, 기존 투자자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후속 투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투자자와의 관계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R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