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재이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분야 중 한 곳이 바로 여행관광업이 아닐까 합니다. 1년 사이 규모에 상관없이 세계 많은 여행관광 업체가 도산 혹은 파산을 맞았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의 습격에 제대로 된 대처도 못하고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next 코로나]를 준비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해외 현지 액티비티 여행사를 위한 상품관리와 예약관리를 도와주는 AX입니다. 캄캄한 터널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플랫폼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면서 열심히 자신만의 길을 닦고 뚜벅뚜벅 터널 끝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요.
오연주 AX 대표님(31)과 오숙영 AX 팀장님(28)과 만난 이야기 풀어보겠습니다. AX 창업 이야기부터 좌충우돌하며 사업을 해 온 과정까지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뿜하셔서 인터뷰하는 내내 오히려 제가 많은 힘을 받았습니다. 저의 두서없는 질문에도 너무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부터는 Q&A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Q. AX 소개해주세요.
대표 : 아주 단순화해서 말하면 소비자와 여행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액티비티 상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 수 상품이 주먹구구식이거나 입소문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좋은 액티비티가 많아요. 유통 판매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이걸 관리하는 능력이 없는 여행사도 많고요. AX는 ‘이런 산업을 좀 더 개선시켜보자!’라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여행사들은 AX에만 정보를 제공하면 여러 온라인 판매채널을 관리하고 주시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AX가 액티비티 상품을 여러 플랫폼에 효과적으로 정리해 판매하고 각기 다른 채널에서 들어온 고객 구매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여행사에 전달합니다. AX를 이용하면 기존의 행정과 모니터링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줄이고 실시간 고객 구매 정보 확인 및 정산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
대표 :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어요. 새로운 곳에 갔을 때의 생경함과 낯섦, 그리고 묘한 흥분이 언제나 저를 들뜨게 만들었거든요. 근데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현지인들과 만나서 교류하는 게 아주 즐겁더라고요. 그들이 저를 먹여주고 재워 주기도 했거든요. 제가 궁금해서 “왜 나한테 이렇게 해주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한 외국인 친구가 “너도 내가 한국에 가면 그렇게 해줄 거 아니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레 저도 같은 방법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베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봉사단체를 만들어서 가이드를 했죠. 그 때만 해도 여행 스타트업 창업은 생각하지도 않았죠. 근데 어쩌다 알게 된 여행업계 스타트업 대표님께서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여행상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때 여행업 관련해서 공부를 해보니까 한국에 여행상품이 굉장히 제한적이더라고요. 그 때 마침 정부지원사업에 선정이 됐고 그 자금으로 출장을 갔어요.
팀장 : 온라인에서 일단 재미있을 것 같은 상품을 찾은 다음 무작정 프랑스 현지 여행사를 방문했어요. 프랑스가 가장 인기 많은 여행지이고 상품의 종류도 그나마 많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들이댔습니다. “이 상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 계약해 줄 수 있나요?” 이런 식으로 맨 땅에 헤딩을 한 거죠. 처음에는 주로 외국에 계신 한국인 사장님들을 만났어요. 당연히 차일 줄 알았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응해주셨어요. 그 때 2주 동안 프랑스 파리, 아비뇽, 니스 등을 다니면서 60개의 상품을 가져왔어요. 그 때 여행상품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대표님을 다시 만나서 계약한 상품을 소개했죠. 그랬더니 “정말로 해왔냐”고 하시면서 놀라더라고요. 그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티몬 쿠팡 등 여러 플랫폼에 제가 갖고 온 상품이 올라가니까 신기하고 즐겁더라고요.
Q.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일이 창업으로까지 연결된 것 같은데요.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지 궁금해요.
대표 : 일단 한국에 있는 여행상품이 대체로 정형화되거나 획일화된 거 많아서 좀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 철학은 “새로운 경험이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입니다. 저희 상품을 이용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서 삶이 좀 더 풍성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여행상품을 가져올 때도 현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지를 많이 봐요. 단순 쿠킹클래스가 아니라 현지인과 직접 동네시장에서 장을 봐서 같이 재료를 고르고 요리하는 프로그램, 배를 타고 같이 물고기를 잡고 회를 떠서 먹는 것 등이요. 다양한 여행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싶어요.
Q. 코로나19 때문에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어때요?
팀장 : 아쉬운 점이 많죠. 모두가 그렇듯이 코로나19를 예측하지 못했으니까 저희가 개발해오던 상품이 다 중단됐거든요. 일본에서 되게 유명한 요리사와 스시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합리적인 가격에서 맛있는 스시를 만들고 즐길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하고 계약까지 다 했는데 결국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Q. 상품개발은 다 직접 발로 뛰면서 하는 건가요?
대표 : 네. 대체로 그래요. 근데 해외 현지 여행사를 방문해보면 실제로 프로그램의 10%도 한국에서 상품으로 소개되지 않고 있어요. 완전 노다지에요. 처음에는 ‘왜 아무도 이걸 발굴 안 하지?’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ㅎㅎㅎ). 안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으로 행해지던 것들을 온라인화하는 건데 이게 기본적인 것 같지만 온라인에 대한 개념이 없는 파트너를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 가는 게 정말 쉽지 않았어요.
팀장 : 일단 언어를 못하는데 태국어 베트남어 같은 언어들도 배우고 막 그랬죠. 정말 부딪히면서 배웠어요. 상품을 보내달라고 하니까 소규모 현지 여행사는 전혀 개념이 없잖아요. 그래서 휴지나 종이를 아무렇게나 찢어서 거기에다가 계약 내용을 적기도 했고요. 갑자기 전화를 해서 프로그램을 읊기도 해요. 프랑스 파리 상품인데 ‘코스는 이렇게 하겠다’ 하면서 즉흥적으로 막 얘기를 하는거요. 그럼 그 때 머뭇거리면 안 돼요. 바로 이어폰을 꽂고 “이렇게 하면 되냐, 그럼 포함사항과 불포함사항은 뭐냐” 막 이런 거를 챙기면서 바로 계약서를 적고 했습니다. 오프라인을 디지털화한다는 게 굉장히 간단한 개념 같지만 실제로는 정말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어요.
Q. 공동 창업자인 팀장님 얘기도 해주세요.
팀장 : 사실은 저희가 자매입니다(!!). 고려대 화학공학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원래 박사학위까지 따려고 했는데 언니처럼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재미있고 가치 있어 보이더라고요. 당시 커다란 하드웨어가 있는 연구실에서 일을 하는데 노트북 하나 들고 열심히 하는 언니가 되게 멋있어 보였어요. 마침 사람도 부족하다고 해서 바로 함께 한다고 했죠. 지금도 아쉬움 없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Q. 자매가 같이 일을 한다는 건 어떤가요?
대표 : 정말 즐겁고 재미있어요. 함께 해서 좋은 쪽으로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해요. 함께 하는 것도 좋고 그냥 우리가 하는 일이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출장을 가서 생고생 해가면서 가져온 상품이 진짜로 잘 팔리면 막 박수 치고 그래요. 저희가 발굴한 신생 여행사에서 이후 매출이 6배 이상 뛰고 그런 사례가 생기고 좋은 리뷰가 달리면 엄청 힘을 받아요. 혼자서 한 달에 400만 원 겨우 벌던 대표님이 저희와 계약하고 6000만 원까지 매출이 뛰었다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곳도 있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도 너무 감사하고 보람을 느껴요.
Q.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다 보면 또 힘들지는 않나요?
대표 : 힘들어요. 세계 곳곳의 대표님들과 일을 하다 보니까 스마트폰을 머리에 올리고 자요. 힘든데 여행사 대표님들이 “우리 편에서 생각해주는 플랫폼이 없는데 AX가 있어서 참 좋아” 이렇게 얘기해주면 또 바로 힘든 게 사라져요. 여행사 대표님들과 저희는 굉장히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서로 의지하면서 여행관광 생태계를 발전시키자고 얘기하죠. 코로나19 터지고 나서 매출이 0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파트너들에게 연락을 드린 것이었어요. 어려움 속에서 계속 하실 건지 말 건지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어려운 점에 대해서 같이 토로하고 언제든 자주 연락하자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죠.
Q. 현재 가장 고민하는 건 뭐에요?
대표 : 지금은 나중에 코로나19가 끝났을 때 저희가 그 때 기회를 못 잡을까봐 두려워요. 우리는 코로나19가 극복되고 다시 여행이 활발해지는 시기가 꼭 올 거라고 믿어요. 그 때 꼭 AX가 1위를 하고 싶어요. 우리가 ‘매출로 1위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진짜 AX가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그 때까지 잘 버텨서 AX만의 독특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많이 소개할 거예요. 지금도 계속 현지 여행사 대표님들과 얘기하는데 이 와중에 러시아 대표님이 하루에 6개씩 저희 플랫폼에 상품을 올려요. 감사하고 꼭 우리가 이 시기를 잘 버텨서 여행사 대표님과 여행자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업이 될 겁니다.
Q. 비슷한 질문이긴 한데 요즘은 그럼 어떤 일을 하시나요?
대표 : 우리의 핵심가치가 무엇인가. 뭐 이런 본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요. 회사의 존재이유와 방향성에 대해서 매일 이야기해요. 그리고 서비스 업데이트! 건강하게 잘 달리기 위해서 현재 꾸준히 근육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1년 동안 서비스 개발을 완전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마음으로 코드 첫 줄부터 다시 다 살펴봤어요. 지금은 우리 고객사만 AX 플랫폼을 쓸 수 있는데 지금은 ‘이것을 어떻게 여행관광업 전체가 쉽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AX를 쓰면 소규모 여행사들이 별도로 자사 홈페이지를 생성 관리하는 비용이 많이 줄어들기도 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니까요. 지금 다양한 방면에서 개발작업에 엄청 몰두하고 있어요. 약간 “공부해서 남주자” 이런 마인드입니다.
팀장 : 소비자들을 위해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여전히 온라인 미팅도 많이 해요. 개썰매나 낙타를 타보는 프로그램이나 남미투어 같은 것들이요. 혼자서는 쉽게 가기 힘들잖아요. 그런 여행들을 떠올릴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여행사가 AX였으면 좋겠어요. 파트너 분들에게도 그렇고 소비자 분들에게도 그렇고요. 코로나19가 끝나면 자연에서 널찍하게 공간을 두고 요가를 하는 식으로 자연친화적이고 소규모로 진행되는 상품을 많이 내놓을 계획입니다.
Q. 코로나19가 끝나면 여행업에 변화가 있을까요?
대표 : 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내가 즐길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될 것 같아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데이터가 완전히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때가 되면 우리 AX가 올린 상품만큼은 소비자들이 믿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났을 때 소비자들에게 책임 지고 제공하는 상품을 1만 개 이상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지금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여행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대표 : 사람마다 정의가 다 다를 것 같아요. 저는 제 존재 이유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봐요. 물론 나중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저는 누군가가 행복할 때 그 행복감을 더 크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어려움이나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고,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고 뭐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여행을 통한 행복감을 드리는,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어느새 저의 삶이 되어버렸어요. 또 저를 행복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자연이거든요.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자연을 지키거나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Q. 여행을 엄청 많이 다니셨을 것 같아요. 대표님이 뽑은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대표 : 오스트리아요. 사실 이전에는 그 나라가 별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영업하려고 가서 현지인과 워킹투어를 했거든요. 거리를 걸으면서 이 식당은 언제 지어졌고, 이 건물은 누가 지었고, 이 공간은 어떤 의미가 있고 뭐 그런 이야기를 쭉 들었어요. 처음에는 ‘아, 너무 지겨울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잠깐 했는데 집중해서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거예요. 현지인의 관점에서 느끼는 생각과 역사적인 관점을 굉장히 재미있게 말해주더라고요. “사실 이 터는 우리에게 굉장히 마음이 아픈 곳이고, 이 식당은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야” 이런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었던 기억이 나요. 사실 아무리 우리가 오스트리아 역사를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나고 자란 현지인만큼 공감할 수는 없잖아요. 너무 좋았어요.
팀장 : 저는 일본에서 다도 체험을 한 적이 있어요. 집안에서 3대째 이어져 다도를 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별 생각 없이 신청한 프로그램이었는데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온화해지더라고요. 저만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유럽, 중국, 홍콩에서 온 관광객이었는데 정말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즐겼어요.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대표 : 여행업계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것 중 하나가 ‘니치상품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생각해요. 어느 여행 플랫폼에나 볼 수 있는 흔하고 뻔한 상품 말고 AX에만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많이 발굴해서 소개하고 싶어요. 그래서 “아 역시 AX에 가면 즐거운 것들이 많아!”라고 하실 수 있게요. 시간이 흐르면서 꾸준히 저희 상품을 더 많이 알아주실 거라 믿습니다. 정말 저희가 직접 발굴한 프로그램이 정말 너무 좋거든요. 그래서 저희 부모님과 친구를 비롯해 지인들에게 엄청 추천해요. 지금 당장은 여행을 못 가지만 나중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그 때 더 많은 분들이 AX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어주신 오연주 대표님과 오숙영 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두 분 모두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주셔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서 물러나고 다시 예전처럼 모두가 즐겁게 여행을 다니고 경험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대표님과 팀장님 말씀대로 우리 모두 'AX'에서 그 때 어떤 즐거운 상품을 많이 내놓을지 기대해 보아요!
다들 건강 챙기시구요.
다음에 다른 패밀리 이야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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