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왕 김단테 인터뷰(상편)
투자왕 김단테 인터뷰(하편) 후속에서 투자전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1편에서는 주로 김단테님 스토리와 금융 전반적인 공부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여쭈어보았습니다.
SKIN IN THE GAME
말하는 사람은 행동하고 행동하는 사람만이 말한다
나심 탈레브가 자신의 저서 ‘스킨 인 더 게임’에서 말했던 위 이 문장이 이번 인터뷰의 핵심입니다. 이루다투자일임의 대표인 김단테님은 자신의 회사 이루다투자일임이 설계한 상품에 투자하고 자산을 운용합니다. 매달 유튜브를 통해서 자신의 계좌를 인증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죠. 김단테님은 이루다일임투자의 대표이면서 VIP 고객이기도 합니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투자하는지 들어보았습니다.
Q. 김단테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본명은 김동주. 이루자투자일임 대표이자 2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5월 24일 기준)입니다. KAIST에서 전산학 학사와 석사를 따고 티맥스소프트, LG전자에서 개발자로 일했고요. 2011년 친구들과 함께 쿠팡, 티몬 등 모바일에서 소셜커머스를 구현하는 스타트업 ‘로티플’을 창업해서 그 해에 카카오에 매각한 적 있습니다.
Q. 개발자로 활동하다가 투자자로 변신한 계기가 있나요?
A. 2011년 로티플을 카카오에 매각하면서 대금을 카카오 주식으로 받았습니다. 이 결정으로 인생이 엄청나게 바뀌었어요. 이후 카카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주식 가치가 엄청나게 커졌어요. 나중에 계좌 잔고를 확인해보니 엄청난 금액이 찍혀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이 돈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게 됐어요.
사람이 인생이 재미가 있으려면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돈과 상관없이. 진짜 내가 풀고 싶은 문제가 있거나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이 있거나. 저는 개발하는 일을 정말 좋아했어요. 대학교 때는 국가대표로 프로그래밍 세계대회(ACM-ICPC)에도 나가기도 하고요. 재미가 있어서 열심히 했거든요. 그런데 카카오가 나중에 성장하면서 통장에 돈이 들어오고, 굳이 개발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게 되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마침 카카오에서 하던 어려운 개발 문제들도 다 해결하고 나니까 뭘 해야할지 잘 판단이 안 서더라고요. 그 땐 ‘개발도 안 하고 일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는데 뭐 할 거냐’라고 누가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그게 힘들었어요. 한 5년쯤 일하고 돈이 생기고 개발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던 즈음 점심을 먹으러 나오는데 날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 때 갑자기 회사를 관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돌아가서 5년 근무한 뒤 나오는 3개월 근속휴가를 썼어요. 휴가가 끝나고 카카오로 돌아가지 않았죠.
그리고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돈도 생겼으니까 금융기관 등 투자전문가들에게 돈을 맡겼어요. 이자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엉망이었어요. 금융전문가들이 추천한 수십 개의 금융상품에 가입했는데 4년 동안 누적수익률이 0%였어요. 화가 나더라고요. P2P 투자했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화장품 주식에 투자했다 사드(THAAD) 때문에 주가가 반토막 나기도 하고.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 돈을 날리기도 했죠. 이렇게 돈을 잃어 보니까 “이렇게 금융이 어려운 거야? 내가 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어떻게 보면 그 때 '금융'이 저한테 시비를 걸어 온 거죠. 그래서 금융을 하게 됐어요.
Q. 어릴 때부터 금융에 대해 잘 알았나요?
A. 아니요.
Q. 그럼 처음에 어떻게 공부했어요?
A. 그냥 닥치는 대로 했어요. 기본적으로 서점에 가서 경제경영 분야 책을 사서 읽고요.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도 글도 많이 봤어요. 직장인 재테크나 경제 교육 프로그램도 엄청 많이 듣고요. 또 경제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하려고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어요. 여기저기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애매했던 것들, 명확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그냥 적기 시작한 거죠. 누가 보라고 쓴 것도 아니고 뭐 대단하게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적어나간 거예요.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점차 생각이 정리되더라고요.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다 제 생각을 적어 나가면서 공부가 많이 됐어요.
Q. 초반에 어떤 글을 썼는지 기억 나요?
A. 첫 글은 'ETF를 통한 투자전략'이 주제였어요. 그리고 좀 글을 써오다가 2018년 9월 추석 즈음 너무 심심한 거에요. 그 때 마침 투자 전문가 레이 달리오(Ray Dalio)라는 분이 쓴 ‘금융 위기 템플릿’이라는 책이 나름 유명했거든요. 당시 투자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많이 났어요. 근데 현지에서 책이 출판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한국 번역본이 없을 때였죠. 그래서 재미 삼아 혼자 한 60페이지 정도까지 제가 번역을 해서 블로그에 올렸거든요. 그랬더니 이전까지 파리만 날리던 블로그에 사람들이 유입되기 시작했어요. 그 동안 약간 의욕도 없고 목표가 사라졌다고 느꼈는데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하고 또 금융에 대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즐겁더라고요. 그러면서 뭔가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거다'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Q. 투자왕 김단테님의 현재까지 투자 수익률은 얼마나 되나요?
A. 2015년 카카오 퇴사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2배 이상, 아직 3배가 좀 안 돼요.
Q.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현금성 자산은 이루다투자일임에 많이 투자하고 있어요. 제가 1위 VIP 고객입니다. 비유동성 자산은 부동산 혹은 엔젤투자 등으로 하고 있어요. 국내 상장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비율은 아주 적어요. 직접적으로 국내외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무형자산, 즉 이루다투자일임을 키우는 데 더 집중하고 있어요. 이게 저에게는 더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돼요. 투자왕 김단테 유튜브도 열심히 하고요.
Q. 본인의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이유는?
A. 제가 그래도 금융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거잖아요. 고객들에게는 좋은 상품이라고 얘기하면서 그 좋은 상품을 제가 이용하지 않는 건 모순이라고 생각해요. 나심 탈레브의 ‘스킨 인 더 게임’에 나오는 것처럼 제가 직접 하는 게 중요하죠. 고객이 돈을 잃으면 저도 잃는 거죠. 고객이 돈을 벌면 저도 벌고요. 그렇게 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해요.
Q. 전업투자자이자 금융회사 대표인 김단테님의 하루가 궁금해요.
A.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써요. 그러면서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건 유튜브로 제작하고요. 오늘(5월 20일) 기준으로 어제는 비트코인이 고점 대비 44%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게 주요 이슈였죠.
Q.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가 여기저기 널려 있지만 의미 있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글을 쓰는 게 도움이 돼요.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자신의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서 하는 거요. 저도 그랬거든요. 쓰다 보니까 제가 틀리면 누가 지적해주고. 그런 걸로도 많이 배워요. 지금도 유튜브를 제작하면서 엄청 많이 배우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호기심을 갖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에 대한 열정이라는 게 출발점은 결국 호기심이거든요. 내가 알고 싶어 해야 해요. 저도 암호화폐에 대해서 공부할 때 잘 아는 사람을 찾아내서 막 물어봐요. 직접 알지 못하는 학교 후배에게 “미안한데 이것 좀 물어볼게”하고 장문의 글을 보내서 설명해 달라고 하는 거죠. 호기심이 생기면 이런 것도 하게 돼요.
Q. 저는 돈을 벌고 싶지만 막상 경제에 대해 호기심이 막 생기지는 않아요.
A. 호기심을 가져야 합니다. 누구나 다 좋아하는 분야가 있잖아요. BTS를 좋아한다고 하면 거기서부터 파고 들어가는 거죠. 그러면서 빅히트, 하이브 주식에 대해서 알아가는 거죠. 관심을 갖고, 좋아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가져야 해요. 무조건 돈을 벌고 싶다는 것 말고요. 주린이에게도 호기심은 필수입니다.
Q. 경제나 금융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음, 쉬운 방법으로 접근하는 거죠. 예를 들면 금융이나 경제와 관련한 영화를 보는 것도 추천해요. 연출가와 작가들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것들. 언제나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배경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있죠. 저는 제가 유튜브를 만들 때도 매회가 하나의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제 유튜브에서는 일론 머스크나 제롬 파월 같은 사람이 주인공이 되죠. 그리고 사람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에요. 일론 머스크를 예로 들면 예전에 마리화나를 피기도 했고 페이팔이라는 회사를 만들기도 한 사람이죠. 테슬라, 스페이스X를 통해서 세계적인 거물이 됐고요.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도 어떻게 세계 최고 부자가 됐는지 궁금하잖아요. 그렇게 간단한 스토리들부터 파악해 가는 거죠.
처음부터 바로 금융과 연결이 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세계적으로 성공한 흥미로운 인물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마존과 테슬라의 실적이 궁금해져요. 주식회사인데 실적이 괜찮은가? 사업보고서나 재무제표를 찾아보게 되는 거죠. 수익률에만 집착하다 보면 투자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나 역사에 대한 내용을 무시하게 돼요. 이런 게 좀 아쉬운 것 같아요. 호기심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되는, 또 그래야만 하는 여러가지 것들을 놓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오히려 결과가 안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드라마를 보듯 전체적인 배경과 그 주인공에 대한 서사를 잘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주인공이 왜 저렇게 생각했을까? 이럴 때는 어떻게 판단할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되고 나름의 생각을 갖게 되는 거죠. 또 이런 것들이 재미가 있기도 하고요.
Q. 오늘날 금융이라는 것에 대해 무노동 혹은 투기라는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A. 금융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무노동은 아닙니다. 자금을 효율적으로 흐르게 만드는 게 금융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고민이죠. 돈이 가야 하는 곳에 돈이 흐르게 하는 거죠. 투기 같은 부작용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세상에 부작용이 하나도 없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이 있었기 때문에 혁신이 가속화되었다고 생각해요. VC가 대표적인 경우이죠. 누군가가 좋은 창업가를 알아보고 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서 긍정적인 사회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는 것인데 금융이 없다면 아마 훨씬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겁니다. 손실을 볼 위험을 안고도 혁신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게 금융의 큰 역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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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다투자 : www.iruda.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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