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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Dec 06. 2021

근손실을 예방하고 막을 수 있다? 엑소시스템즈 이야기!

안녕하세요.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헬스케어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가 하면 관련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헬스케어 안에서도 세분화된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이번에는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근골격계 질환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움직이는 동안 팔과 다리 등 신체 모든 곳에서 근력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니까요.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감소하고, 이는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카카오벤처스의 패밀리가 있다고 하니 아니 반가울 수가 있나요?! 이 회사의 제품은 2020년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바로 ‘엑소시스템즈(EXOSYSTEMS)’라는 곳인데요. 이후만 대표님을 판교 사옥에서 만났습니다. 





Q. 엑소시스템즈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엑소시스템즈는 로봇공학과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입니다. 엑소시스템즈의 디지털 케어 솔루션은 뇌신경계 재활 및 근골격계 질환자가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사용자 앱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근골격계의 질환에 관련된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운동처방 등 행동중재가 적용된 디지털 치료 소프트웨어도 함께 제공하는 겁니다. 


분당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국내 유수의 의료기관과 임상 연구를 해오며 기술 및 제품의 유효성을 검증합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품목허가는 물론 유럽 의료기기 품목 허가 CE-MDD(Medical Devices Directive)도 획득했습니다. 최근 범부처의료기기 사업단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약60억 원 규모의 대형 국책 연구개발(R&D) 사업의 주관사업자로도 선정되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Q. 어쩌다가 이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원래는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연구했어요.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일을 했죠. SCI 논문도 쓰고 열심히 재밌게 일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내가 연구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창업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2011년 ETRI에서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수술을 하고 3개월 정도 휠체어를 탔어요. 다리가 펴지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더라고요. 그 때 재활병원을 다녀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휠체어를 타고 매번 재활병원을 가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 때 재활을 충분히 못 해서 나중에 추가로 목발신세를 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몇 년 뒤 할머니께서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을 때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약 5년 정도 요양병원에 계셨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팔다리가 얇아지고 결국 굽은 채로 굳어버리더라고요. 이게 정말 마음이 아팠고, 제가 경험했던 재활 과정과 겹치면서 ‘근육’이라고 하는 조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치 않게 한 창업가가 IR 피칭을 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어요. 와, 정말 멋있더라고요. 그 분이 마치 스티브잡스처럼 느껴졌어요. 그 때 ‘내가 이렇게 논문을 쓰는데 그치지 말고 현실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해야겠다!’ 결심이 서더라고요. 그 날은 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번뇌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결국 그 날 창업에 대한 결심을 하고 자료를 좀 더 조사해보니 다양한 창업경진대회도 있고 창업지원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한층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카카오벤처스를 만나게 되었고, 엑소시스템즈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Q. 이 분야를 사업화시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A. 맞아요. 사실 로봇공학을 공부한 영향으로 처음에는 ‘최첨단 로봇’을 만드는 느낌으로 제품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창업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이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으로 우리 외골격 로봇 기술에 대한 자료를 들고 찾아갔어요. 미국 병원에 가서 로비에 있는 환자들에게 무작정 우리 제품을 보여주고 소개했죠. “이런 게 있으면 어떨 것 같나요?”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어설픈 영어로 막 물어보고 그랬어요. 의사와 병원 가드 에게 쫓겨나기도 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일들도 있었는데 그 땐 열정이 충만했던 것 같아요. 



Q. 환자분들이 어떤 피드백을 주셨나요?


A. 영상과 이미지 등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더니 환자분들이 대충 이해를 하시더라고요. 좋을 것 같단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이거 어떻게 쓰는 거야?” “너무 크지 않아?” 라는 식의 질문이 많았어요. 재활취지도 좋고 효과도 있다면 다 좋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공감은 많이 받지 못했어요. 그렇게 피드백도 받고 의사와 전문가 등의 조언을 받았는데 대체로 ‘사용하기 불편할 것 같다, 너무 비쌀 것 같다’라는 대답이 많았어요. 그 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원으로서 첨단기술을 보여주고 만드는 것에만 치중했던 게 아닌가. 내 연구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실제 시장에서는 쓰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을 절감했어요. 논문을 쓰고 특허를 내는 것 말고 진짜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걸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Q.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A. 똑같은 걸 다시 했죠. 대신 더 작고 가볍게. 컴퓨터의 발전을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역사를 갖고있는데, 처음의 컴퓨터는 애니악처럼 굉장히 크고 사용이 어려운 기계였지요. 그런데 오늘 날 우리는 작은 컴퓨터를 손에도 들고 다닐 수가 있게 되었어요. 이런 발전 과정을 벤치마크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퍼스널 로봇기술을 만들어가고자 했습니다. 하드웨어의 크기를 대폭 줄이고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했어요. 어떤 기능들이 있냐면요. 웨어러블 로봇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생체신호의 측정인데요. 전체적인 시스템을 잘 제어하려면 신호를 잘 측정해서 착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거죠. 생체신호 안에는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이 담겨 있는데, 근골격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요. 이것을 잘 활용하면 현재 상태를 분석하고 나아가 훈련을 통해 근골격계 개선까지 할 수 있게 됩니다. 




Q. 오! 굉장히 좋게 들립니다. 의학적으로도 신뢰할 수 있나요?


A.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검증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과는 설립 초기부터 연구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고 그 외에 부산대병원과 경희의료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IST) 등 여러 기관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일단 병원, 복지관, 요양시설, 요양복지시설 등 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에 진출해서 기술과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B2C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Roche)와 함께 진행한 PoC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얻어서 최근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Q. 물건을 사용하는 쪽에서 반응은 어떤가요?


A. 회사 기사 등을 보고 의외로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개인 분들이 제품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오기도 해요. 그런 분들에게 제품을 보내드리면 꽤 열성적으로 피드백도 많이 주세요. 이런 게 좋고, 이런 부분이 좀 개선됐으면 하는 식으로요. 그래서 저희가 초반에 만든 제품이 B2C와 B2B를 통해 모두 다 팔렸습니다. 개인이 사기에는 비싼 가격인데도 실제로 사서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주셨어요. 일단 판매한 제품을 고객들이 쓰면 저희한테 데이터가 들어오는데요. 거의 매일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회사의 제품에 이런 반응이 있는 것을 보면, 해결책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다시 한 번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죠. 그 동안 복지관이나 대학병원 등에 연구용으로 납품이 되기도 했는데, 최근에 건강보험 급여인정을 받게 되면서 병원에 납품되는 수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으로 보험수가를 인정받는 게 쉽지 않은데, 기술 개발에 앞서 산업분야를 최대한 이해하고 준비한 부분이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해요. 



Q. 경쟁사 같은 게 있나요?


A. 경쟁사라기보다 제가 최근 가장 인상깊게 보고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미국의 ‘힌지헬스’라는 곳인데요. 최근 밸류가 7조 원이 넘었다고 해요. 힌지헬스가 근골격계 질환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곳인데요. 비즈니스 설계가 좋았던 것 같아요. 미국은 진료비가 비싸잖아요. 아프면 비용이 엄청 많이 드는 구조죠. 보통은 기업들이 직원의 보험을 책임지다 보니까 직원이 아프면 기업이 손해예요. 그래서 기업들이 직원들이 아프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죠. 운동할 기회도 주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등등. 그 중의 하나가 힌지헬스의 서비스로 들어간 거예요. 밴드형태의 모션센서를 몸에 감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운동동작을 따라하는 건데요. 휴대폰 카메라 등을 사용하는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가 많이 나왔는데, 기술의 차별화를 명확하게 하고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모습에 반했습니다. 유사한 서비스들 중에서 하드웨어 센서를 잘 활용해서 기술의 차별화가 가능했던 사례인데, 그래서 어마어마한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이죠. 근골격계 분야 기업 중 톱이라고 할 수 있죠. 가까운 미래에 미국 시장에서 힌지헬스와 한 번 경쟁해보고 싶습니다. 



Q. 제가 잘 모르지만 엑소시스템즈 기술이 더 근본적인 장점이 있을 것 같아요. 단순히 운동을 따라하는 것을 넘어서 생체신호를 분석하는 거잖아요?


A. 칭찬 감사해요. 네, 엑소시스템즈는 생체신호를 분석하니까 고객에게 데이터를 전달해 줄 수 있어요. 어떤 근육에 얼만큼 내가 힘을 쓰고 있는지, 근육의 피로도가 어느 정도인지, 근육의 상태가 적정한지, 좌우 균형이 무너졌는지 등이요.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시장전략에 대처해야겠다는 고민도 많이 해요. 이 기술은 글로벌 침투가 가능하니까 일단 미국 쪽으로 진출할 계획은 갖고 있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국 시장에서 기술적 차별성으로 힌지헬스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MEDICA에도 다녀왔어요. 의료기기는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MEDICA에는 지속적으로 참가할 계획인데, 단독 부스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으니 기본적인 신뢰가 점점 생겨나고 있다고 믿어요. 올해에는 코로나 이후 첫 오프라인 전시로 참관객이 많이 줄어들긴 했는데, 우리를 3년 째 지켜보고 있는 CIS 지역의 빅 바이어가 올 해에도 또 부스를 찾아왔어요. 이제는 인증을 마쳤으니 본격적으로 계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Q. 개인적으로 신선하고 되게 좋은 제품 같아요.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이 있나요?


A. 큰 꿈은 있어요. 나중에 ‘노후의 건강’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가 ‘엑소시스템즈’였으면 좋겠어요. 애플처럼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아니라 노트북, 이어폰, TV 등 애플의 많은 제품에 애정을 갖고 구매하잖아요. 아직 저희가 근골격계 제품 관련 위주로 만들고 있지만 나중에는 헬스케어 관련 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누구나 중장년 층에 접어들면 엑소시스템즈의 제품이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Q. 그런데 왜 사명이 엑소시스템즈에요?


A. 외골격(exoskeleton)의 ‘exo’에서 따왔어요. 엑소스켈레톤 로봇기술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라인업을 만들어가려고 해서 지은 사명입니다. 엑소리햅(exoRehab)은 웨어러블 헬스케어 솔루션이고, 근감소증으로 약화된 관절 주위 근육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입니다. 이용자가 엑소리햅의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근육을 회복하는 거예요. ExoRehab을 필두로 앞으로 exoFit, exoForce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나올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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