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제로 김재환 대표님께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재이입니다.
제가 최근에 뉴스를 보다가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차기작으로 웹툰 <무당>을 드라마화한다는 기사를 읽게 됐습니다(이미 기사는 예전에 났던데 한참 뒤에 보게 된 것이지요...). 어라? 무당은 카카오벤처스 패밀리인 EVR스튜디오에서 콘솔, PC 게임으로 만들고 있는 그것?! 그래서 안부도 여쭐 겸 EVR스튜디오 김재환 대표님을 찾아 뵈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뛰어난 기술경력을 가지신 분들이 주축이 된 회사인데,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을 것 같아서 인터뷰로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EVR STUDIO 검색해보시면, 정말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임, VR, 메타버스 등의 키워드와 관련해 가장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회사와 관련된 질문 외에 여러가지 질문을 드렸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특히 메타버스 시장에 대해 답해주신 마지막 부분이 정말 기억에 남았어요. 끝까지 읽어봐 주세요�� 인터뷰는 아래 Q&A 참고.
Q. EVR스튜디오는 어떤 회사인가요?
네, 반갑습니다. EVR STUDIO는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 디지털 휴먼, 실감형 콘텐츠 등의 다양한 실시간(real-time)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2016년 알토스벤처스와 카카오벤처스 투자를 시작으로 올해 5월 1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2017년에는 글로벌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서 선정한 ‘지금 모두가 주목해야 할 아시아의 스타트업’으로 소개된 적이 있고요. 주력 상품으로는 현재 ‘무당’이라는 웹툰IP를 극사실적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메타버스 플랫폼 ‘프로젝트 V’ 및 실감형 콘텐츠 개발, 그리고 디지털 휴먼 제작과 관련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감형 콘텐츠 관련해서는 올해 7월에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열린 ‘Korea, Cubically Imagined’ 행사에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 ‘기생충’의 VR 아트 필름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어요.
Q. 기생충 저도 정말 기억에 남는 영화인데요. 기생충 VR 아트 필름은 어떤 것인지, 또 현지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A. 영화 ‘기생충’의 공간들과 숨겨져 있는 은유를 가상현실에서 풀어낸 작품이에요. VR 기기를 착용해야 하는 버전 외에 별다른 기기가 필요 없는 미디어월(media wall) 버전도 마련했어요. 연출을 맡은 구범석 이사는 헐리우드 CG/VFX 1세대 전문가예요.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황금 나침반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참여하신 분이죠.
반응은 아주 좋았어요. 파리에 계신 세계 각국의 대사들께서도 관람한 후 극찬을 하셨어요. 유네스코 본사 창립 이래 70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관람을 허용한 첫 전시 사례라서 더욱 의미가 있었어요. 유네스코본사에서의 일정이 끝나고 이어서 파리 한국 문화원에서도 전시를 했는데 입소문이 나서 전시를 보러 오신 분들이 건물 밖에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줄을 섰다는 이야기와 사진을 전달 받았어요.
Q. 게임 업계의 쟁쟁하신 분들이 모여 만든 게 EVR STUDIO잖아요. 그래서 어떤 게임이 공개될지 정말 궁금한데요. 게임 배경으로 ‘무당’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A.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민동준 PD가 영화 드라마 웹툰 등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보다가 선택한 것이 ‘무당’입니다. 저도 보니까 무당 설정이 게임화하기에 좋은 소재들이 많더라고요. 가까운 미래의 통일된 한국이 배경인 점이 특히 좋았어요. 게임을 통해서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요. 우리가 만든 게임을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이 서울을 뛰어다니는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면 즐겁잖아요. 웹툰 자체의 매력이 충분하지만 게임으로 제작되는 무당은 웹툰에서 느낄 수 없는 시각적, 청각적 경험으로 새로운 감동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임의 장르는 ‘액션 어드벤처’인데요. 웹툰을 보신 분들은 메인 캐릭터인 ‘지정태’가 되어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더 강한 연대감을 가지고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임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준비가 됐다고 판단될 때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Q. EVR 스튜디오에서 ‘디지털 휴먼’도 만들고 계시다고요?
A. 맞습니다. 저희가 게임 회사인데 갑자기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게 아니고요. 회사 설립부터 “사람과 AI 캐릭터 간에 감성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자”라는 목표를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게임 속 캐릭터로 디지털 휴먼이 필요했고 관련 기술을 구축하게 됐습니다. 제가 ‘실시간(real-time)’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요. 쉽게 설명 드리자면 영상이나 영화, 광고처럼 사용자에게 일방향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다르게 사용자의 입력에 의해 돌아오는 결과 값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휴먼 제작 기술은 무당 게임 개발에도 사용하고 있고, 그 외에도 여러 회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Q. 개인적인 궁금증인데요. 메타버스가 요즘 핫하잖아요. EVR STUDIO가 디지털 휴먼도 만들 수 있고 하니 연결 지어 질문 드립니다. 메타버스가 흥미롭지만 당장 시장이 만들어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메타버스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나요?
A.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모습이 현실을 가상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보면, 재이님 말씀이 맞습니다. 다만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관점이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관점으로 볼 수는 없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분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미 몇몇 회사들과 제품들이 메타버스 선두 회사로 불리우고 있죠.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와 같은 경우는 이미 상업적으로 엄청나게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다만, 대중적으로 메타버스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기 전부터 사실 이러한 제품들은 ‘게임’으로 출발했고 여기에 게임 외의 현실에서 가능한 공연이라던가 사람들끼리 영상으로 관람하거나, 졸업식을 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제공하는 식으로 게임에서 확장을 한 경우죠. 그래서 아직은 이들의 현재 모습을 “로블록스, 포트나이트가 메타버스야!”라고 정의하기 보다는 ‘메타버스 선두 회사’라는 관점으로 바라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포트나이트를 만든 “‘에픽게임즈’는 게임 회사인데 메타버스 선두에 있는 이유가 뭘까요?” 생각해봤는데 몇 가지로 축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은 제품 측면인데요. 올해 에픽게임즈가 만든 게임 안에서 미국 힙합가수 트레비스 스캇의 콘서트를 했잖아요. 9분 짜리 공연을 나흘 동안 진행했는데 여기서 발생한 매출이 2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공연 관람은 무료로 할 수 있게 해줬고, 게임에서 아이템을 사듯이 트레비스 스캇 관련 이모티콘, 액세서리, 스킨(외형) 등의 아이템을 판매했는데 그 매출이 200억 원 정도가 나온 거예요.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귀로 듣는 그런 콘서트가 아닌 거죠. 엔터테인먼트 요소는 공연 뿐만 아니라 실제 유저들의 행동에 대한 자유도를 높여준 것 인데, 원래 게임에서 현실적인 점프가 가능했다면 해당 공연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높게 이동하거나 평소 게임에서는 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효과부터 자유도를 줬어요. 비현실적으로 거대한 트래비스 스캇을 눈 앞에서 영접하면서 다른 사용자들과 공연을 함께 즐기는 뭐 이런 것들 것 할 수 있게 해준 거예요. 콘서트를 가상 세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거죠. 서바이벌 게임이 아니라 다 같이 공연을 즐기는 형태의 콘텐츠였던 거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에픽게임즈는 ‘언리얼엔진’이라는 3D 렌더링 엔진을 만든 회사이자나요. 메타버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가상의 공간이 존재해야 하고, 사용자를 표현해 줄 수 있는 아바타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제작하는 기술들을 범용적인 툴로 제공해주고 있는 점 등 전반적인 에픽게임즈의 행보를 봤을 때 메타버스 선두 기업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지속 가능한 가상세계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그런 형태라는 생각입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모습과 비교하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앞으로 계속 다양한 콘텐츠들이 나온다면 기존에 없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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