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의자 VS 실제 의자
시각적으로 우리는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저의 대답은 당연히 YES!! 인데요.
한국의 한 스타트업이 CES 2022에서 이 실험을 해봤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50대 50. 대략 절반 정도로 답이 나뉘었다고 합니다. 응답자의 절반이 실제 의자가 아닌 AR 이미지를 실제 의자라고 생각한 겁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이 기술을 통해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리콘랩스의 반성훈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보다 AR 기술이 생생해서 신기했고, AR 기술이 만들어갈 미래가 기대됐습니다. 리콘랩스에 대한 내용을 넘어 AR 시장 전반적인 내용까지 마구마구 질문 드렸는데요, 역시나 전문가답게 굉장히 답변을 잘해주셔서 많이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글로 정리해 봤습니다.
아래 Q&A.
Q. 리콘랩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우리의 슬로건은 ‘WE make AR accessible’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AR 기술을 활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저기에서 AR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어떻게 어디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선뜻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럴 때 리콘랩스를 떠올리시면 됩니다(웃음). 리콘랩스는 한 마디로 말해서 [AR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 자체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플리카’인데요. 특별한 장치나 기기가 없이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촬영해서 리콘랩스 플랫폼에 올려주면 그걸 기반으로 3D 모델을 만들어줍니다.
Q. 현재 고객들은 누구인가요?
A.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LX하우시스, 현대백화점, 삼익가구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저희의 고객사입니다.
Q. AR기술을 사용하면 무엇이 좋은가요?
A. 기업들이 AR기술을 활용해서 제품 판매를 했을 경우 구매전환율이 많게는 3-4배까지 높게 나온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실제 저희 고객사 가운데 한 곳에서 AR 전용 코너를 만들었는데 비AR 코너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높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플리카를 활용하면 기존에 며칠씩 소요되던 3D 모델링 시간을 2시간 안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일일이 손을 봐야했던 기존 방식이라면 한 달에 3D용 신제품이 20개 올라온다고 해봐요. 그런데 플리카를 쓰면 이보다 몇 배나 많은 제품을 더 짧은 시간 안에 3D 모델링 할 수 있는 셈입니다. 3D 모델링 수준이 기존보다 좋은 것은 물론이고 비용 또한 크게 줄일 수 있어요. 별도 장비나 코딩이 필요가 없고, 웹에서도 이 기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따로 앱을 깔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기능만 있으면 누구나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와 엄청나네요! 어떻게 이렇게 생생한 3D 모델링을 해낼 수 있는거죠?
A. 리콘랩스는 3D 자동화에 대한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딥러닝 방식을 통해 계속 학습을 유도합니다. 딥러닝을 통해 3D 모델을 만드는 방식은 현재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은데요. Neural rendering(뉴럴 랜더링)이라는 개념 자체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최근 몇 년 전이고요. 리콘랩스는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진들이 대거 창업멤버로 합류하면서 이런 기술을 빠르게 높은 수준으로 상용화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적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고품질 서비스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창업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2019년 11월 회사를 설립했고, 지난해 여름 기술검증(POC)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실제 판매 사이트에 저희 서비스를 넣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2200개 이상의 모델을 판매했습니다. 가구, 패션, 완구, 식품 기업 등이 주요 고객사입니다. 1월에는 현대백화점 설날 선물식품 모델링 작업도 했는데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먹음직스러운 한우세트를 한 눈에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어요. 리콘랩스 AR 기술을 이용하면 실제 크기와 실감나는 색상과 주변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등을 알 수 있어요.
Q. AR 기술에 대한 시장에 관심은 어떤가요?
A. 이미 AR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에서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AR의 효용성을 이미 알고 있는 곳이죠. AR이 좋은 건 알겠는데 [제품이 새로 나올 때마다 3D 모델링을 해야 하고, 그 때마다 추가비용이 많다] 이런 경우 리콘랩스 플리카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해외 기업의 마케팅 분야에서 AR을 많이 활용하다 보니까 그런 기업에서 문의가 많아요. 예를 들면 마트 QR을 찍으면 AR 이미지로 상품 소개가 튀어나오는 식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거죠. 이미 AR을 쓰는 기업에서는 3D 모델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는 게 이슈인데, 저희 제품이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Q. AR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지금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AR 기술을 누릴 수 있죠. 주목받는 메타버스도 결국 3D 모델링이 필요한 거니까 앞으로 이 시장은 커질 거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3D 형식으로 콘텐츠를 보고 소비하고 공유하는 것이 더 일반화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미디어나 주요 콘텐츠가 2D 기반이나 동영상인데 앞으로는 3D로 가겠죠. 오늘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것을 넘어 AR 기술을 통해 먹은 음식 그대로를 3D로 재현되는 식으로요. 앞으로 3D 콘텐츠가 늘어나고 더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리콘랩스는 그런 콘텐츠들이 공유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기를 바라요. 실제로 지금 게임회사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과도 활발하게 협업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효용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3D로 물건을 보지 않고 2D 이미지 만으로 어떤 것을 사는 게 불안해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Q.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예요. 콘텐츠 이야기가 나왔는데 대표님은 원래 미디어 아티스트였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
A. 원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VR(가상현실)/AR 콘텐츠 제작 관련 강의를 3년 정도 했어요. 여러 VR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보니 매 프로젝트마다 3D 모델을 만드는 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우리가 어떤 VR 콘텐츠를 100개 만든다고 하면 여러 사람이 각각 다른 스타일로 하니까 이걸 하나의 콘셉트로 다시 조정하는 것도 시간이 많이 들었어요. 그때 [아,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콘텐츠 솔루션이 나와야 VR/AR 생태계가 크고 더 좋은 콘텐츠도 많이 나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콘텐츠 제작기술에 무게를 두고 생각하다가 자연스레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AR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세계 AR 커머스 시장 자체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5조 원 정도입니다. 매년 두 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견인하는 것이 AR 기기의 보급률 증가입니다. 스마트폰, AR 글래스 같은 것도 AR 기기죠. 최근 온라인 판매자 숫자도 크게 늘고 있어요. 2018년과 비교해 3.5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의가 이를 더욱 가속화시켰죠. 원래부터 온라인이 강한 분야가 있었다면 이제는 점차 많은 것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대거 편입되고 있어요. 눈으로 직접 봐야만 안심이 되던 상품군들도 있는데 이제 이런 상품에도 AR 기술이 더해지면 더더욱 많은 제품들이 온라인으로 들어오게 될 겁니다.
Q. 앞으로 리콘랩스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현재는 B2B로 영업을 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인 사업자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복잡하지 않은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3D 콘텐츠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저희의 비전입니다. 이 비전을 함께 할 능력 있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 들어오시면 리콘랩스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습니다. 많이들 와주세요(웃음).
https://www.notion.so/reconlabs/8168d96f7f3a408b803948d5cb9c3f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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