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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May 22. 2021

군대로의 귀환?!

IT기업에서 하루하루 어휴 - 5편

어느덧 입사한 지 1달이 되었다.

이제 다음 주 화요일이 되면 기다리던 첫 월급날이 된다.

며칠 전부터 계속 월급날이 언제 오나 애타게 기다려서인지

그동안 브런치에 남긴 글을 보니 월급 이야기가 좀 있었던 것 같다 ^^

어찌 되었든 월급 받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으니까

정확히 말하면 일을 한 대가를 받는 거니까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리려고 한다.




오늘 글의 제목은 


군대로의 귀환?!


여기서 제목의 포인트는 "?!"이다.

단순히 물음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느낌표가 뒤에 있다는 점이다.

왜 내가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기업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물론, 한 달만에 이 회사 전체의 조직문화를 파악하는 게 가능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은 내가 있는 사무실 또는 부서가 아니어도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등 회사의 이야기를 뒤에서 몰래몰래 할 수 있는 곳이 워낙 많다 보니

여기서 회사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번에 말했던 것처럼 면접을 가거나 입사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여기를 꼭 보는 이유가

바로 이런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먼저 하고픈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상명하복


어느 조직을 가든지 이것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특히 내가 오랜 시간 몸을 다녔던 군의 경우에는 더더욱 이것이 심하였지만,

내가 전역을 할 때에는 선진병영이란 이름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졌다는 점.

그래서 아무리 나보다 계급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어도

그 사람을 인간적으로 대우를 해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매우 크게 느꼈다.


그런데 요즘은 이게 사회적인 트렌드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존 조직에 있던 직급을 없애고 모두가 평등한 조직을 자꾸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직급 대신에 매니저라는 직급을 통일을 시키고

그 이상의 사람들만 팀장, 임원, 대표 순으로 해서 기존보다 직급의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나갔다.

또한 이름 대신에 아예 영어 이름을 쓰라고 하는 회사가 있는 등

점점 서로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문화를 바꾸어가고 있다.


내가 다니는 기업도 기존 직급을 대신해서 매니저라는 직급을 이용해서 나름 평등하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가고 있다.

그래서 좀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 치고는 나름 변화에 앞장선다는 느낌이 

겉으로 보기에는 느꼈다.


하지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건 보기 나름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매니저라는 직급으로 통일을 시키면서 

입사를 할 때부터 모두가 평등한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한다는 느낌은 매우 강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항상 그 위에 있는 분들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팀장급 이상의 분들은 대표나 임원분들이 말씀하신 것을 어떻게든 시행을 하려고 한다.

시행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게 팀원들의 각 상황에서 얼마만큼 큰 고통을 주는지

적어도 현재 팀원들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고

거기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다시 들어올 일이 어떠한 영향을 줄지

이 부분을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 의문일 때가 많다.

그래서 무조건 "예"라고 업무를 받아오는게 맞을지 의문이다.


또한 전체 총괄을 해야 하는 대표나 임원들의 경우에는

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정작 회사에서는 그게 없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그러다 보니 한정된 인력 자원에서 이것저것 다해야 하다 보니

사람들이 자꾸 지치고 힘들어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출근을 해서 각종 회의를 들어갈 때마다 느끼는 점 하나.

여기도 군대인가?



두 번째는 상명하복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화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필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나보다 높은 사람이 말하는 것을 나의 노트에 또는 PC에 잘 적어두는 것이다.

그래서 회의를 하게 되면 누군가는 반드시 회의록을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또다시 업무가 생성이 된다.

이런 것은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것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기에 이것이 붙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무"


과연 필기를 하는 행위 자체가 의무일까라는 점이다.

내가 기억을 못하거나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기에

당연히 적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적는 사람들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어떤 사람은 굳이 적지 않아도 머릿속에 다 기억을 할 수 있어서

본인이 회의록을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적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적는다는 것,

다시 말해 기록을 한다는 것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남아있으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기는 이것이 필수이다.

아니 안 적으면 오히려 위의 사람들에게 한 소리를 듣게 되고

너는 왜 그러냐 식의 비아냥을 들을 수 있는 회사이다.


여기가 북한이냐..

김정은이 말하는 거 옆에서 꼼꼼하게 적는 간부들도 아닌데

왜 이런 것을 강요하는 그저 의문스럽다.



그래서 나는 또 한 번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 생각이 다시 든다.

여기도 군대인가?



세 번째는 바로 대화를 하는 방법이다.

정확히 말하면 "압존법"이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것.

쉽게 말하면 이등병이 병장과 이야기할 때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이등병 : "00 병장님! 00 상병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병장 : "00 상병님????"




여기서 병장이 기분이 좋았으면 "00 상병"이라고 말해야지 할 건데

기분이 안 좋으면 "???"가 아니라 "!!!"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적어도 이 회사에서는 이런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회사에서도 이런 것을 느낀 적이 없었고

여기는 거기보다 더 큰 곳이니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역시 하지만 이었다.

여전히 일부 임원이나 팀장들의 경우에는 이 부분을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한 회의 때에는 한 매니저가 말실수를 하자

그거 가지고 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아직도 이럴 수가 있다니..


적어도 내가 나오기 전에는 군에서 다나까도 없어진다는 공문을 본 적이 있었는데

어휴.. 기업에서 이런 게 있다니 그저 놀라웠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또 한 번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 생각이 다시 든다.

여기도 군대인가?



마지막은 관심 직원에 대한 관리이다.


군에 있을 때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사람에 대한 관리이고

그중에서도 으뜸은 관심 병사였을 것이다.



병사들이야 본인이 오고 싶어서 오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와야 하니

더욱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러다 보니 복무 부적응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건 내가 오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운동도 하는 등

준비를 해서 오는 장교나 부사관도 마찬가지였다.


사회에서 직장을 다니면 적어도 이런 일은 적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

왜냐하면 군처럼 무조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좀 그러면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먼저 회사의 입장에 문제가 되는 직원이 있다고 해도

그 직원이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본인 스스로 범죄에 연루되지 않는 한 자르는 것은

현재 노동법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는 계속 지켜보고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럼 회사를 계속 다니는 그 직원은 왜 다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간단한 것 같다.

대충 어느 정도 일을 해도 월급은 계속 나오고

1년이 지나면 퇴직금도 나오고

좀 더 지나면 연봉도 오르기 때문에 있는 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스스로가 문제 있는 직원이 되어버리면 누군가가

태클을 거는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직원에 대한 관리라고 생각한다.

군에 있을 때에는 이런 사람이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지원을 해주었다.

물론 여기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어찌나 챙겨준다는 점, 동시에 욕도 한다.


그래서 나는 또 한 번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 생각이 다시 든다.

여기도 군대인가?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군대로의 귀환?!


이 내용에서 "?"는 설명이 끝났다.

그럼 "!"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느낌표는 간단하다.

군대의 문화와 분위기가 남아있는 곳이기는 하나, 여전히 여기는 사회라는 점이다.


서로 같은 옷을 입고 다니지도 않고

같은 식판에 밥을 먹지도 않는 등

군대와 비교했을 때 완전히 겉모습만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브런치의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런 말을 꼭 적고 싶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조직문화는 군대문화와 비슷하다는 점이 많다는 것,

하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려는 HR조직이 없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웠다.

동시에 그런 조직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한 이 이야기도 하고 싶다.

군대의 조직문화가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약 70년 동안 만들어진 문화는 우리나라에 있는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서 

문화도 바꾸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무조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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