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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Dec 27. 2016

만추

단풍은 아름답지만 가을은 너무 짧다

감독 김태용

출연 탕웨이, 현빈


"좋은 시절은 빨리 지나가요"
영화 만추

애나는 우발적으로 남편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간 여자다. 7년을 수감되어 있다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가석방되어 3일간 자유의 시간을 얻는다. 하지만 애나가 7년이란 시간을 감옥에서 보낼 동안 세상은 너무나 많이 변했고, 애나는 자유보다는 너무 많이 변해버린 도시의 풍경과 모습 속에서 낯설음을 느낀다.


영화 만추

 
그런 애나에게 다가온 남자, 훈. 훈은 버스비를 애나에게 빌리고 애나에게 자신의 시계를 담보로 준다.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시간'이다. 두 사람의 시간은 어딘가에서 멈춰져 있고 3일이라는 시간 동안 애나와 훈은 짧지만 깊은 사랑을 나눈다. 어쩌면 짧기에 더욱 아쉽고, 그만큼 간절할 수도 있는 사랑이지만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을 슬프게 그리지 않는다.


영화 만추


그저 덤덤하게 만나고 헤어진다. 하지만 그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애나는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용기'와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영화 속에서 애나는 잘 웃지 않는다.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훈과 달리 애나는 무표정하게 훈을 만나고 대하지만, 훈과 함께 길 위를 걷고 대화를 나누면서 과거 사랑으로 받았던 상처를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해나간다.


영화 만추

훈이 애나에게 선물해준 시간은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훈을 만나기 전의 애나의 마음은 황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저 삶을 이어갈 뿐이었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도, 용기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었던 애나의 마음은 훈을 만나 차츰 회복되고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도 열린다.
 
결말이 좀 싱겁고 쓸쓸하기까지 했지만, 그런 대로 좋은 결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 건조하게 그려진 것이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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