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 자리에 그대로
변함없이 그대로
조용히 달려와 발을 간지럽히다가
뒷걸음질 쳐 사라지는
바다는, 내가 달려가기도 전에
달려와 나를 안아주곤 했다.
어떻게 너는 그렇게 한결 같을 수 있냐고
몇 번이나 물어봐도
바다는 그때마다
조용한 속삭임만을
내게 들려줄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 바다처럼 조용히
두 팔을 벌리고 서서
바다 냄새를 맡고 있으면
나도 바다가 될 것만 같았다.
나도 바다를 안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2004년 9월 28일, 노트에서.
바다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