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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May 10. 2017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현실 연애의 민낯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으며 격하게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현실 연애의 민낯을 낱낱이 까발린 소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팔로우 해두었던 출판사 SNS에서 봤거나, 온라인 서점 SNS에서 처음 봤던 것 같다. 솔직히 책 디자인이 예뻐서 조금 끌렸던 것도 있지만 알랭 드 보통의 신작이라고 해서 눈길이 갔다. "다음에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했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썼고 나는 그의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다소 철학적이기도 하지만 남녀 관계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듯한 작품이 많아서 그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읽어내려가곤 했었다.



이 책은 한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그 이후의 일상들을 가감없이 다룬다. 사랑은 이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리라는 착각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착각. 그러다 '이 사람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도 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를 깨달아가면서  그 차이들을 어떤 부분에서는 견디면서 또 극복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결혼 생활'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하겠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이라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될 테니까.

결혼은 낭만적인 연애의 연장선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다지 그렇지는 못할 때가 있는 법이다. 결혼은 다른 성장환경에서 자라온 남녀가 함께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소한 취향의 차이들로 부딪히고 사소한 생각의 차이로 싸움을 하면서 합의점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런 시도들의 연속이 결혼 생활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완벽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다시 나아가는 것. 그것이 낭만적 연애를 지속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라는 보통 나름의 연애관이 녹아 들어 있는 리얼한 러브 스토리였다.


그들은 여기까지 온 것,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광기를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노력하고
그때마다 새로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결혼 생활을 지켜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여기까지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많기도 많았을 텐데,
이별이 자연스럽고 거의 불가피한
일이었을텐데 말이다.
결혼 생활에 머무른 것은
기이하고도 신기한 업적이며
두 사람은 그들만의 전투로
단련된 상흔 입은 사랑에
충성심을 느낀다.
(290쪽,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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