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쇼맨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실존 인물이며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한 '바넘(Phineas Taylor Barnum)'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 <위대한 쇼맨> 스틸컷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라는 서커스단을 만든 인물로 이 서커스단의 일원은 '프릭쇼'에 등장하는 서커스단원들처럼 일반인들과는 다른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구성됐다. 바넘의 서커스 역시 일종의 '프릭쇼'였다.

프릭쇼는 17세기 중반 잉글랜드에서 샴쌍둥이 형제였던 밥티스타 콜로레도 형제가 찰스 1세에게 전시된 것이 그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프릭쇼에 동원된 이들은 돈에 팔려와 착취를 당하며 구경거리로 살다가 필요 없어지면 내쳐지는 존재였다. 다만 이 영화에 등장하며 실존했던 인물이기도 한 바넘의 경우에는 이들을 착취하는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출연료를 지불했다.

가난한 양복장이(양복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의 아들이었던 바넘은 채러티를 좋아하게 된다. 가난한 남자였지만, 상류층에 속하는 여자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채러티 역시 그를 좋아해서 가난한 그와 결혼해 딸 두 명을 낳고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부잣집 여자를 데리고 와 천장에서 물이 뚝뚝 새는 집에서 살게 하는 게 마음 아팠던 바넘. 그는 그녀를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데, 그건 바로 박물관이었다. 하지만 박물관은 그다지 손님이 들지 않고 박물관을 열기 위해 은행에 대출을 받았던 바넘은 좌절하다가 "살아있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딸들의 말을 듣게 된다. 그 말을 듣고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던 때 만났던 키 작은 남자를 떠올린다. 그는 20대의 남성이었지만 왜소증을 앓고 있어 키가 작았다.

 그는 남과 다른 외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모집 공고를 내게 되고 그렇게 해서 서커스단을 구성한다. 서커스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화제를 모으고, 성공한다.

성공을 쫓아가던 바넘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바넘의 서커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존재했고 그들 중 한 사람이 그의 서커스 극장에 불을 지른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잃을 뻔했으나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서커스단 단원)로 인해 다시 재기하게 되고 재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동업자인 칼라일에게 극장을 넘겨주고 은퇴해 가족에게 돌아간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허황된 욕망(모두에게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인정 받고 대단한 사람으로 인정 받고 싶다는 인정 욕구가 강했던 사람이었다)에 휘둘려 살던 바넘은 서커스 극장에 불이 난 직후 자신이 가진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을 위한 행복은 바로 옆에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실존 인물은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이용해 돈을 번 인물로 그렇게 좋은 인간은 아니었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는 그려지지 않는다. 실존 인물을 미화했다는 것 때문에 평론가들에게는 혹평을 받기도 했던 영화이다.  그러나 은퇴 후 정치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바넘은 '노예 해방 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인물로 그렇게 나쁜 인물은 아니었다.

영화 자체는 내가 지금껏 봐온 뮤지컬 영화 가운데에서는 가장 재미있었고 볼거리도 풍부했다. 물론 음악도 좋았고. 휴 잭맨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 속해 있는 바넘의 모습보다는 그의 사랑에 집중한다. 그 결과 바넘은 실제의 모습보다는 조금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포장된 거 같고 그것이 평론가들에게는 혹평을 받는 결과를 불러온 것 같지만 관객은 만족시켜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됐든 타인에 대한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실존 인물인 바넘을 미화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영화 자체로만 보면 잘 만든 뮤지컬 영화인 것 같다.